[Review] 마거리트 히긴스, "전쟁의 목격자" [도서]

글 입력 2019.10.08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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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여성들에게 사회는 정말 인색하다. 좀처럼 실력 있는 여성을 실력 있는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누구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손쉽게 평가절하되는 일, 실력 자체보다 외모, 가정환경, 결혼 후 그가 꾸린 가정, 남편, 자녀들이 더 주목받는 일들은 너무나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들을 설명할 때에는 예술가, 과학자, 작가, 철학자와 같은 말 대신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어머니라는 이름이 더 많이 사용된다. ‘미모의 여기자’ 등과 같은 표현은 마치 칭찬처럼 이용되어 왔으며, 그가 당했던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트라우마 등이 그를 설명하기 위한 도구처럼 활용되기도 한다.


참 형편없는 세상이다. 지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끝없는 도전의지를 스스로 꺾어 버리는 것은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이런 사회의 민낯을 볼 때마다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세상 속에서, <전쟁의 목격자>는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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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목격자>의 주인공 마거리트 히긴스는 미국의 언론인이자 종군기자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콩고내전과 베트남전쟁 등 극단으로 치닫는 폭력의 현장 속에서 다양한 기사로 전쟁의 고통을 알렸다.

 

몇 분, 몇 시간 안에 수십, 수백 명의 사람이 죽어 나가는 전쟁 속에서 마거리트 히긴스는 끊임없이 기사를 작성했으며, 그의 기사는 매번 표지를 장식했다. 결국 그는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 국제 보도 부문에서 수상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당연히 남성이 하는 일이라 여겨졌던 분야에서 빛나는 업적을 이루고, 누구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뛰어난 감각과 실력을 가지고 있으나, 마거리트 히긴스는 번번히 배제되거나 평가절하된다. 그의 이야기는 루머와 가십, 때로는 저급한 유머로 소비되기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총알이 날아다니는 또다른 전쟁의 한가운데 있었지만, 그는 포기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몸을 사리지 않는 취재와 기사 작성으로 실력이 있음을 증명해낸다. 여성이기 때문에 겪었던 모든 일들에 그저 실력과 능력으로 차분히 대응한다. 그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결국 그 분야의 최고가 되어 버린다.


마거리트 히긴스가 전쟁을 기사에 담아내던 그 시절은 ‘야심이라는 단어는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시기’였으며, 가정에 헌신하는 것이 여성의 역할이자 위치라고 보았던 시절이었다. 그는 과감하게, 마땅히 여성에게 기대되는 것들을 뒤집어 엎어 버린다. '미모의 여기자'가 아닌, '종군기자 마거리트 히긴스'로서 그의 모든 것을 제멋대로 재단하고 품평하는 사람들과 사회를 끝끝내 발 밑에 둔다.


*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유구한 여혐의 역사 속에서 과감하고 능력 있게 목소리를 내며, 쟁취하고, 결국 그 분야의 최고가 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나와 다른 여성들로 하여금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며, 지쳐 있을 누군가를 일으킬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한다.


보이지 않는 총알이 오가는 바로 그 전쟁 속에서 지쳐 웅크리고 있는 이에게, 마거리트 히긴스의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책 소개>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북한 공산군이 기습적으로 남한을 침략했다. 그로부터 이틀 후, 미군의 한국전쟁 참전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았을 때 마거리트 히긴스Marguerite Higgins, 1920-1966는 전쟁 지역 중심부로 들어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마거리트 히긴스는 미국의 언론인이자 종군기자로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인물이다. 그녀는 제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콩고내전, 베트남전쟁을 몸으로 뛰면서 긴박한 현장을 직접 취재했고, 수많은 특종과 현장감 넘치는 기사를 통해 전쟁의 고통과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특히 한국전쟁을 취재할 때는 전쟁 발발 이틀 만에 한국에 들어와 약 6개월 동안 한반도 전역을 종횡무진하며 전황을 보도했다. 대한민국 해병대를 상징하는 '귀신 잡는 해병대'라는 말도 히긴스가 한국 해병대 1개 중대가 북한군 대대병력을 궤멸시킨 통영상륙작전을 보도하면서 남긴 "그들은 귀신도 잡을 수 있겠다They might capture even the devil"라고 쓴 기사에서 유래했다. 1951년에는 한국전쟁을 취재하고 쓴 <자유를 위한 희생War in Korea>으로 퓰리처상 국제 보도 부문에서 여성 최초로 수상을 했다.

<전쟁의 목격자Witness to war>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앙투아네트 메이Antoinette May가 마거리트의 주변 인물들을 조사하고,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마거리트 히긴스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다. 저자는 히긴스를 직접적으로 알고 있거나 깊은 인연이 있는 사람들-친구, 동문, 직장 동료, 가족-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증언을 통해 그녀의 삶을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보여 주고자 했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는 마거리트 히긴스에 대한 가장 진솔하고 생생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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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목격자
- 한국전쟁 종군기자 마거리트 히긴스 전기 -


지은이 : 앙투아네트 메이

옮긴이 : 손희경

출판사 : 생각의힘

분야
역사/문화

규격
145*225mm

쪽 수 : 436쪽

발행일
2019년 09월 25일

정가 : 16,000원

ISBN
979-11-85585-75-8 (03900)
 
 


[김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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