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위화가 말하는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도서]

산문으로 만난 소설가 위화
글 입력 2019.10.0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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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 ***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띠지 표1.jpg

 

 

"나는 텍스트와 독서 행위를 각각 만만이라고 말하고 싶다. 둘이 의기투합하기 전까지 텍스트는 죽어 있고 독서는 공허하다. 텍스트의 만만이 독서의 만만을 찾고 독서의 만만 역시 텍스트의 만만을 찾아야만 두 마리 만만은 한 몸이 된 뒤 나란히 날개를 펼치며 날아오를 수 있다."


- 서문 '화성과 비익조' 중

 

 

서문에서 위화가 말하는 '만만'은 전설 속에 나오는 눈과 날개가 하나뿐인 새이다. 혼자서는 날 수없기에 다른 만만과 짝을 이룰 때 날아오를 수 있다. 위화는 책과 독서 행위를 만만에 비유하며 책이 독서 행위를 만났을 때 의미가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문을 읽은 후, 나는 과연 이 책 속에서 어떤 만만을 발견할 수 있을지 설레이며 다음 페이지를 넘겼던 것 같다.

 

도서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은 '가장 세계적인 중국 작가' 위화의 책과 음악 여정을 담은 산문집이다. 젊은 시절 그가 즐겨읽고 들었던 고전문학과 고전음악에 대한 위화의 단상들을 담은 21편의 글을 엮었다.

 

문학과 음악. 전혀 다를 것 같은 두 분야이지만 이 둘은 예상외로 많이 닮은 구석이 있었다. 위화의 말을 빌리자면 음악과 문학은 모두 '이야기'이다. 문학은 글자와 어휘로 이루어진 문장으로, 음악은 음표로 이루어진 선율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한다. 그래서일까, 위화는 고전음악과 작곡가들에 대한 조예도 무척 깊었다.


책의 초반 다섯편의 글은 위화가 좋아하는 고전문학 작품들과 작가들에 대한 글이다. 프란츠 카프카, 아이작 싱어, 루쉰, 윌리엄 포크너 뿐만 아니라 국내에는 번역되지 않은 작품들도 등장했다. 글들을 읽으면서 위화가 어느 작가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다양한 작가들에게 위화가 어떤 감정들을 느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위화의 책들을 좀 더 심도있게 이해하고 그와 공감하기 위해 책에서 다룬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위화는 여러 작가들을 그만의 비유나 정의로 한줄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윌리엄 포크너의 작품은 삶처럼 소박하다.(28p)",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무한한 부드러움의 상징이고 카프카는 극단적 날카로움의 상징이다.(40p)") 이런 부분에서 수많은 작품을 읽으며 쌓인 위화의 내공이 느껴지기도 했다.

 

후반부에 등장한 글과 한 편의 인터뷰는 고전음악을 다룬다. "음악은 단숨에 사랑의 힘으로 나를 잡아끌었다. 뜨거운 햇살과 차가운 달빛처럼, 혹은 폭풍우처럼 내 가슴으로 파고들었다.(234p)"와 같은 구절처럼 음악에 대한 위화의 깊은 감정이 느껴지는 글들이었다. 자신의 어릴적 작곡경험이나 고전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와 같이 음악에 대한 주관적 경험들을 다룬 글들로 시작해 음악과 문학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주제가 확장되는 글들도 있었다. 슈트라우스, 차이코프스키, 멘델스존과 같은 고전음악가들의 에피소드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작곡가와 청자가 아닌 같은 예술을 하는 소설가의 입장에서 음악가를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이 느껴지기도 했다.

 

21편의 글들은 그동안 소설가로만 알고 있었던 위화의 생각이나 태도를 깊이 알 수 있게 해준 글들이었다. 소설가가 쓴 소설이 아닌 그의 산문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직접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에세이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은 소설가 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깊은 조예와 삶에 대한 태도도 엿볼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책이었다.

 




<책 소개>


'가장 세계적인 중국 작가' 위화(余華). 그가 젊은 날 책과 음악 속으로 떠났던 다채한 여정을 담은 에세이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로 한국 독자를 만난다. 젊은 시절 책과 음악의 세계로 떠난 여정에서 즐겨 읽은 고전문학과 좋아한 고전음악에서 얻은 위화 문학의 자양분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여행기다.

1993년 <인생>, 1996년 <허삼관 매혈기>를 출간하고 명실상부 중국문학을 선두에서 이끄는 작가로 손꼽히던 30대에 쓴 글을 모은 만큼 생명과 열정의 냄새가 코 끝 가득 차오른다. 이 책은 1997년 위화의 장편소설 <인생>(당시 제목 '살아간다는 것')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허삼관 매혈기> <가랑비 속의 외침> <제7일> <형제>와 소설집 <내게는 이름이 없다> 등 위화의 소설을 꾸준히 출간해온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하는 산문집이다.

지금은 거장이 된 작가의 젊은 시절, 갓 벼려진 칼날 같은 통찰력을 시적인 문장에 담아냈다. 스스로 따스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이라 칭하는 글이니만큼, 위화를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안내서가 될 것이다.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 생生을 헐어 쓴 글의 힘 -


지은이 : 위화余華

옮긴이 : 문현선

출판사 : 푸른숲

분야
작가에세이 / 중국 문학

규격
137*194

쪽 수 : 404쪽

발행일
2019년 09월 02일

정가 : 16,800원

ISBN
979-11-5675-793-1 (03820)
    

 

[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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