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돈'과 '시간' 사이의 선택에 관한 고찰 [문화 전반]

글 입력 2019.10.01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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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으로서 일을 하고 돈을 번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내 시간을 파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간동안 필요한 것이 노동을 할 수 있는 나의 체력이든,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나의 지식이든, 그 모든 것을 버티어 낼 수 있는 정신력이든 간에, 본질적으로 나의 시간을 돈을 받고 누군가에게 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서빙을 하거나, 계산을 하는 등의 나의 노동력을 내어주는 일과 누군가를 가르치는, 즉 나의 지식을 내어주는 일을 둘 다 해보았다.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일은 과외이다. 여러 명의 고3 수험생들에게 수능 과목을 가르치는 일을 대학 입학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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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시간 사이의 선택에 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실 ‘청춘’에 관한 것이다. 나는 대학생으로서 학점도, 연애도, 동아리도, 모두 챙기며 과외까지, 즉 나의 주머니 사정까지 완벽하게 챙기려고 노력하는 동안 문득 ‘이게 청춘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 청춘이라고 하면, 한강에서 책을 읽다가 해 질 때쯤 노을을 보며 시 한편을 짓고, 학교가 끝나면 바로 맥주를 마시며 친구들과 정의에 대해 토론을 하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는 수능 사회탐구 인강을 들으며 유명 강사의 대학교 재학 시절 이야기, 서예회를 했는데 풀밭에서 붓글씨를 열심히 쓰다가 막걸리를 먹고 붓글씨 쓰던 종이를 덮고 잤다는 식의 대학생활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접하며 더욱 나에게 공고화되었다.


그러나 내가 새내기로 대학에 첫 발을 디딘 2018년은 그동안 내가 듣고 보아온 대학생활과는 사뭇 다름을 이야기하는 듯 했다. 첫 학기에 들어서자마자 소위 일컫는 대학 생활의 3 메달 ‘학연동’(학점, 연애, 동아리)를 챙기기 위해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만 했다.


그 기회비용 중 대표적인 것이 계절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청춘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여유로운 생활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대학 입학 후 지금까지의 휴대폰 속 월별 캘린더를 쭈욱 넘겨보면 아무 일정도 없이 집에 가는 날이 채 10일도 되지 않는 듯 하다. 그만큼 거의 대부분의 날을 ‘무언가’를 –아마도 생산적인 –일을 하며 보냈던 듯 하다.


특히 학생, 특히 고3 및 재수생에게 수능을 가르치는 일에 나름 적성과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에, 시급이 다른 알바의 4~5배는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부터 안 그래도 바쁜 일상에 시간을 포기해야 할 요소가 하나 늘어나게 되었다.


이렇게 학생으로서 벌 수 있는 돈으로는 꽤나 많은 돈을 벌며 여러 가지 것들을 안 놓치려고 숨가쁘게 살아오다보니, 문득 ‘내 인생에서 돈이라는 요소가 차지하는 중요성 및 비중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청춘이라는 허울 좋은 단어를 이러한 바쁨으로 완전히 내 인생에 녹여내지 못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러한 숨가쁜 삶이 대학생, 20대 뿐만 아니라 30,40대까지 내 인생을 지배하는 요소가 된다면? 그럼 원하는 바를 이룩하고 지금보다 돈을 훨씬 많이 번다고 해서 행복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이 글의 주제인 자신의 인생에서 ‘돈과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처럼 모든 것을 끌고 가겠다고 욕심을 부리는 시기는 인생에서 아마 지금이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사실은 지금도 모든 것을 생각한 것만큼 ‘완벽’하게 챙기고 있지는 못하다. 필연적인 결과였겠지만.)


그렇다면 미래에는 내가 스스로의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선택’을 하여 돈, 시간, 명예, 성취 등을 결정해야 할 날이 올 텐데, 그때 쯤이면 지금처럼 무턱대고 다 챙겨 가겠다고 욕심 부리는게 아니라 내 기준에 맞춰서 하나를 얻기 위해 다른 하나를 조금은 손해 볼 줄도 아는, 그런 성숙함을 얻었기를 바라며 이만 줄인다.



[황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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