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디지털 미니멀리즘 실천하기 [문화 전반]

글 입력 2019.09.2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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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을 때 핸드폰 사용 금지'는 나만의 철칙이었다. 이제는 지킬 수 없는 일이 된 지 오래다. 집에서조차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식사하기 때문이다. 알콜 중독자가 끊임없이 술을 마시듯 무의식적으로 SNS를 확인하고 인터넷을 한다. 침대에서도 핸드폰을 놓지 않아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이러다간 자제력을 완전히 상실할 거라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저자 칼 뉴포트는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이렇게 정의한다. 소수의 최적화된 활동에 집중하는 기술 활용 철학. 신기술을 신중하게 활용하여 사소한 편리함보다 커다란 혜택을 누리는 일에 초점을 맞춘다. 즉 절제와 효율성이 핵심인 미니멀리즘을 디지털 환경에도 적용하자는 개념이다. 이를 실천하는 방법을 몇 가지 나누어본다.



1. 소셜 미디어 앱 제한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소셜 미디어는 트위터다. 트위터는 그 어떤 SNS보다 중독성이 강하다. 멈추지 않는 타임라인에 빠져 새로 고침을 계속 누르다 보면 2~3시간이 훌쩍 지난다. 잠시만 훑어보겠다는 다짐이 늘 실패로 끝나는 이유다. 칼 뉴포트는 우리가 소셜 미디어에 빠지는 원인으로 간헐적 정적 강화사회적 인정 욕구를 꼽는다.

간헐적 정적 강화는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제공되는 보상이 일정한 규칙에 의해 얻는 보상보다 유혹적이라는 뜻이다. 팔로워가 올린 게시물 알림이나 손쉽게 다음 포스트로 이동하는 기능이 이러한 반응을 끌어낸다. 동시에 소셜 미디어는 타인에게 승인받고 싶은 욕구, 관계를 형성하려는 욕망을 자극한다. 예를 들면 '좋아요' 숫자, 조회 수, 리트윗이 많이 된 글에서 심리적 만족감을 채울 수 있다. 높은 팔로잉 숫자도 인정 욕구를 충족시킨다. 이렇듯 SNS는 과잉 몰입 상태에 이르기 쉬운 매체다. 타인이 보이는 관심을 즉시 알 수 있도록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통제력을 되찾기 위해 나는 스마트폰에서 트위터를 삭제했다. 대신 PC로 접속하는 방법을 강구했다. 컴퓨터로 접속하는 건 클릭만으로 가능한 스마트폰보다 불편하다. 따라서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횟수가 훨씬 줄어든다.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외 모든 앱의 알림도 껐다. 이는 세세한 알림에 이끌려 수십 번씩 스마트폰에 눈길 주는 행동을 방지해준다.



2. 이메일 정리

회원가입 시 무심코 마케팅 수신에 동의할 때가 많았다. 그 덕에 메일함은 각종 이벤트, 광고 알림으로 포화 상태였다. 할인 정보, 신제품 홍보, 불법 스팸 메일까지. 이런 메일이 몇천 개가 쌓이면 주기적으로 삭제하기 바빴다. 구독 중인 뉴스레터들도 함께 처리됐다. 잡다한 광고 메일 사이에서 수동으로 골라내기 귀찮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일환으로 불필요한 메일을 모두 수신거부 설정했다. 깨끗이 정리하자 하루에 받는 메일의 양이 비약적으로 감소했다. 그러다 보니 남은 메일을 더 주의 깊이 읽게 된다. 현재는 해외 매체의 뉴스레터, 국내의 주요 기사를 요약한 일간 뉴스레터, 문화예술단체의 웹진과 소식지가 대부분이다. 뉴스레터는 짧은 시간 내에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다. 최신 이슈를 파악하는 일도 무리 없다. 이렇듯 이메일을 가치 있게 활용하고 싶다면 먼저 메일함을 비워보자.



3. 앱 삭제

스마트폰을 쓸수록 늘어나는 앱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거나 3개월 이상 이용하지 않은 앱은 과감히 제거하자. 용량만 차지한다. 있으면 편리하지만, 없어도 괜찮은 어플 역시 삭제하는 게 좋다.

나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기본 어플 대부분을 제거했다. 택배 조회, 영화 예매처럼 대체할 수 있는 앱도 지웠다. 배송 현황이 궁금할 땐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로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이북, 커뮤니티, 며칠 공부하다 폴더에 쑤셔 넣은 영어 앱도 없앴다.

이만하면 자질구레한 어플을 꽤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많다. 음악, 넷플릭스, 스마트뱅킹 등은 포기할 수 없다 보니. 물론 바탕화면은 한눈에 봐도 전보다 깔끔해졌다. 그간 어떤 도구를 골라야 최상일까 고민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더 이상 지저분하고 꽉 찬 스마트폰을 참을 수 없다면 필요한 기능을 가려보자. 그리고 지금 바로 안 쓰는 어플을 처리해보자.

*

다시 칼 뉴포트의 말을 빌린다. 그는 시간이 지닌 가치를 우리가 중시하는 일에 투자하라고 말한다. 한번 점검해보는 건 어떨까. 오늘 하루 스마트폰에 소비한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그만큼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진 않았는지 말이다. 만약 그렇다면 당신도 디지털 미니멀리즘에 도전해볼 때다.


[장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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