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피트니스, 지속 가능한 삶을 만드는 일 [사람]

글 입력 2019.09.16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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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준비하면서 내 미래의 모습을 그리게 되었다.

그간의 내 진로 고민은 막연하게 가능성을 열어두거나 성급하게 길을 결정하고 후회하는 두 가지 상황 중 하나에 놓여 있었다면 이제는 보다 현실감 있는 ‘진로’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광고쟁이의 삶은 나에게 만족과 고통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는 역동적인 길이다.
 
역동적이라 함은, 매일 매일이 마냥 안정적이거나 일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도 된다. 프로젝트의 일정에 따라 야근을 해야 할 일도 있을 것이며, 의외의 휴가가 들어오기도 하고, 외근을 나갈 일도 적지 않다. 나는 지루함을 태생적으로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 그 불편함을 알고서도 역동성을 선택할 수밖엔 없다. 적어도 한동안은 그런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이렇게 앞날이 어느 정도 정해지니 의외의 관심사가 생겼다. 그것은 바로 운동, 그 중에서도 흔히 ‘헬스’라고 불리는 피트니스에 마음이 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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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나의 운동의 역사를 가만 돌이켜본다. 7명이서 뛰면 7등을 하고, 30명이서 뛰면 30등을 한다는 전설의 달리기 꼴찌신화를 기록했던 내가 떠오른다.

운동회 때 필수코스였던 단거리 달리기를 누구보다 싫어했고, 역시나 맨 마지막으로 결승선에 도착해 서러움에 엉엉 울던 것도 기억난다. 피구든 배구든 몸을 쓰는 것이라면 질색했고, 체력테스트는 나에게는 죽음의 관문과도 같았다. 가장 싫어하는 과목 1위에 수학을 제치고 당당히 1등을 기록했던 그것은 바로 체육이었다.

그랬던 내가 운동과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한 시기 역시 좀 엉뚱하다. 모두가 공부에 전념하던 고3때 나는 혼자 방에서 홈체조 동작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음식을 팍팍 줄이면서 무려 10kg을 감량했고, 날씬한 몸으로 대학에 입학해서는 내내 ‘다이어트’라는 족쇄에 얽매여 지냈다. 과식을 하고 죄책감에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자 운동이 싫어졌다. 먹는 족족 살로 변하는 내 몸이 원망스러웠다.

‘운동=다이어트’라는 굳건한 공식을 깨기 시작한 건 조금 뒤였다. 밴드 공연을 보러 다니는 취미가 생기면서, 페스티벌에서 하루종일 뛰어놀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생 처음으로 살 뺄 걱정 없이 동네 뒷산을 매일 뛰어다녔다. 체력은 물론이고 살도 쭉 빠지니 일석이조였다.

하지만 그런 열정 또한 얼마 가지 못했고, 최근 몇 년간은 정말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냈다. 공부에 집중해야 해서, 그 다음으론 광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바쁜 것이 이유였다. 바쁘디 바쁜 삶이 이어지고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하자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일단 내 성격상 앞으로도 항상 무언가 일들을 벌려 놓을 게 분명한데 언제까지 내 몸을 그 다음으로 미룰 것인가? 나는 늘 바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더욱이 운동이 절실했다. ‘지속 가능한 바쁘다 바빠’를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고, 곧바로 헬스장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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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헬스장 출석 한달 째인 초보 운동쟁이다. 운동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에는 너무 짧은 경력이지만 그래도 지속할 것이라고 믿는다. 다른 목적 없이 순전히 나를 위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그럴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타인이 원하는 대로 고른 점심 메뉴, 월급을 받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일들, 기타 등등. 그 와중에 운동은 내가 나를 위해 투자하는 행위인 것이다. 그 점이 참 좋다.




[한민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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