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득 떠오른 선물의 의미 [기타]

괜스레 웃음 짓게 되는 마법
글 입력 2019.06.12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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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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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전날 트리에 양말을 걸어놓곤 했다. 자는 동안 굴뚝으로 들어와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고 간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사실 그 이야기를 백 퍼센트 믿은 건 아니었다. 그 당시 우리 집은 굴뚝이 없는 아파트였지만 선물은 항상 놓여져 있었으니까.

누군가 이 세상에 태어난 날을 우리는 생일이라고 부른다. 생일은 크리스마스와 함께 선물,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날이다. 주위의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으며, 나를 위한 크고 작은 선물들을 받고, 파티를 열기도 한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생일은 즐거운 날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연인이나 부부라면 만난 날짜를 계산해 며칠이나 1년 주기로 기념일을 챙기며 서로 선물을 주고받기도 한다. 어쩌면 가장 많은 선물이 오가는 관계일지도 모르겠다. 나만 해도 끊임없이 애인에게 선물을 주었다. 사랑하니까 이것저것 자꾸 더 많이 챙겨주고 싶어서 준 것이긴 하지만.



받다(g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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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선물은 받는 의미가 더 강하다. 선물을 준 사람은 선물이 오로지 기억에 남아있지만, 선물을 받은 사람은 실제 물건이 곁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물은 내가 직접 돈을 주고 샀을 때보다 더 의미 있기 마련이다. 선물을 받는 순간, 그 물건은 한 사람이 아닌, 두 사람의 추억이 동시에 들어간 물건이 된다.

나는 집에 ‘추억 상자’가 있다. 말 그대로 내가 추억하고 싶은 물건들을 넣어 두는 상자다. 어린 시절 내가 썼던 일기장같이 내 개인적인 물건들도 들어있지만, 가장 많은 것은 이제껏 받아왔던 편지다. 편지 또한 그 사람이 나를 위해 들였을 정성이 보여서 너무 좋아하는 선물이다.

예상치 못하게 받은 선물이거나 내가 정말 원하던 물건을 선물로 받았을 때는 유독 더 기쁘다. 사실 선물은 ‘선물’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렌다. 선물을 받는 건 온전히 나를 위한, 특별한 내가 된 기분을 만들어주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니까.



주다(g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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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이 아무리 받는 의미가 더 강하다고 해도 주는 사람이 있기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 선물을 주는 사람의 의도는 다양하다. 어떤 일을 축하해주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어떠한 반응이나 대가를 바라서이기도 하고, 그냥 주고 싶어서 줄 수도 있다. 선물을 줄 때 뭔가를 바라고 주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깔려있긴 하다. 그래서 속 시원히 말하지 못한 채 선물을 주기도 한다.

선물을 주는 사람은 선물을 받는 사람이 뭐가 필요할지, 뭘 받으면 기뻐할지 고민한다. 고민 끝에 물건을 골라 사면, 주기 전까지 선물을 받고 기뻐할 상대방의 얼굴을 상상한다. 그렇게 여러 번 상황과 표정을 바꿔가며 상상해왔는데, 막상 상대방이 내 예상보다 싱거운 반응을 보이면 속상해하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 기뻐하는 것이 예의라는 걸 알기에, 마음에 들지 않아도 좋아하는 척을 해준다.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상대가 나를 위해 썼을 시간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는 방식인 것이다.

어디선가 본 말인데, 공감되는 글이 하나 있었다. ‘여자들이 꽃 선물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쓴 글이었다. 연인 사이에서 여자가 남자의 꽃 선물을 좋아하는 건 단순히 꽃을 좋아해서가 아니라고 했다. 남자가 꽃집에 가서 어색하게 꽃을 고르고, 연인을 만나기 전까지 꽃다발을 들고 다니면서 주위의 시선을 느끼고, 수줍게 꽃을 내미는 순간까지 전부 포함된 선물이 꽃 선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단순히 그 물건이 좋아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정성과 수고로움이 담겼기 때문에 그 선물이 훨씬 가치 있다는 내 의견과 많이 닮은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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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의 의미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갈 때나 미지의 세계를 설명할 때 긴장감, 두려움, 호기심, 설렘 등의 단어들을 사용한다. 긴장감과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호기심, 설렘 등의 긍정적인 감정이 섞여있다. 그러나 선물을 표현할 때는 긴장감이나 두려움은 없고, 주로 호기심이나 설렘같은 단어들로 표현한다.

똑같이 알 수 없는 것인데, 왜 그럴까? 기본적으로 이 사람이 나를 위해 가져왔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좋은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실망할 수는 있지만,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어선 안 될 걸 여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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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친구 중에 선물을 자주 해주는 친구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특별한 날에 선물을 주고받는데, 그 친구는 그냥 아무 날이 아닌 날에도 선물을 준다. 자기가 좋아하는 꽃집에서 노란 프리지아를 사다 준다거나, 서점에 들렀다가 내 생각을 하면서 골랐다며 책 선물을 해주기도 한다. 그렇게 지나가다, 또는 어느 공간에 들렀다가 내 생각이 났다며 종종 선물을 건넨다. 그래서 나는 아무 날도 아니었다가, 그 친구로 인해 그날이 특별한 날이 된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작고 사소한 거라도 선물하는 습관은 정말 멋진 것 같다. 금전적으로 많은 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예쁜 글귀나 노래 가사를 공유하는 것도 괜찮고, 노래나 책을 추천해주는 것도 일종의 선물이다. 다른 사람에게만 선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어느 날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거나,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면서 나에게 주는 선물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어쩌면 이 세상에 태어나 숨 쉬며 살아가고 있는 것만 해도 큰 선물이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 나 또한 누군가에게 선물일지도 모른다. 그럴 땐 어쩌면 삶 자체가 선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선물 속에서 선물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 지루했던 삶이 조금은 특별해지는 간단한 방법, 이제부터라도 실천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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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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