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세상을 바라보는 눈 : 디자인 매거진 CA #244

글 입력 2019.06.06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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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는 우리에게 읽을 이유를 만들어주곤 한다. 차분하고 단순한 무드를 띄고 있거나 키치한 이미지와 색상들로 가득 차 있기도 한 표지들은 그 책이 어떤 방향을 추구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다가오게끔 한다.


CA 이번 호를 선택한 이유도 눈에 번뜩 띄었던, 레트로함이 가득 묻어난 표지였다. 사용된 색상이라고는 흰색, 검정색, 회색 무채색일 뿐이었지만 픽셀로 처리된 아이콘들과 어느 옛날 게임기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폰트는 이번 호를 빛나게 해주는데 큰 기여를 했다.


*


CA를 접한 것은 두 번째였다. 황금 돼지가 표지에 크게 자리잡고 있었던 연초 호수가 CA를접한 첫 번째 기회였는데, 이 매거진은 삶의 방식에 있어서 꽤나 영향을 준다. 비록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를 능숙하게 다루는 학생은 아니지만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자신의 일을 대하는 태도 등을 공유함으로써 생각의 전환을 일으켜주거나 영감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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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의 메인 테마인 ‘판을 바꾸는 그래픽 디자이너 15’에 담겨진 내용은 더욱 그러하다. 판을 바꾼다는 수식어가 쉽게 붙을 수 없음에도 선정된 15팀은 분명 디자인 업계에서 만만치 않은 주목을 받고 있다. CA는 그들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탄생시킨 결과물들, 그리고 어떠한 생각으로부터 어떤 방식을 통해 작업을하는지 상세하게 소개해주었다.


분명 그들이 전 세계의 디자인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공통적이겠지만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는 느낌을 받았다. 디자인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명확히 구축하고 천재성을 먼저 띄는 사람이 있는 반면 실생활에서 발견한 무언가를 가지고 디벨롭하여 발전한 사람들 또한 존재한다.


디자이너들로부터 왠지 모를 거리감을 느끼고는 했는데 후자의 경우에서는 괜한 인간성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물론 전자나 후자나 실력적으로 우위를 따질 목적은 없다.


특히 감자 전분으로 일회용 식기류 용품을 만들어낸 디자이너 폰투스 퇴른크비스트는 실수로부터 감자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실수로 흘린 전분과 물의 혼합물이 플라스틱과 같은 모양을 띄게 된 것이었다.



현대의 일회용 제품들은

목적에 비해 품질이 너무 좋아요”


- 폰투스 퇴른크비스트



‘일회용’이라는 이름에 맞게 일회성에 목적을 둔 제품을 탄생시킨 것은 일상에서 발견한 발상의 전환이었다. 수많은 플라스틱, 일회용품들이 우리 주변에 위치하고 있지만 당연해진 그들의 품질에 대해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사소한 것에서부터 떠오른 아이디어는 거대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지도 모르는 결과물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이다.


이처럼 디자이너들의 조언들은 삶을 바라보는 데에 있어서 신중하고 새로운 방법들을 제시해준다. 당연함을 낯설게 생각하게끔 하거나 계속해서 경계를 분명하게 볼 수 있게끔 도와주는 안내자가 되어 주기도 한다. 이러한 시각은 분명 디자인에서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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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방법을 탐구해야 합니다.

당신이 찾은 것이 좋은 답임을

알 수 있도록 말이에요”



자신을 하나의 영역에 가두지 않는 것도 디자이너로서 성장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머물러있는 현재는 어느 영역 하나 빼놓으면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서로 얽혀 있다. 스튜디오 덤바는 이런 융합의 흐름을 무섭게도 잘 읽어내고 이해한 집단이다.


덤바 내에는 데이터 전문가부터 마케팅, 전문가, 플랫폼 설계자까지 모두 함께 일할 수 있어 관점을 더욱 풍성하고 넓게 가질 수 있도록 만든다. 수많은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활동들이 수평적인 공간 내에서 한 번에 이루어진다는 것은 매우 현대적인 방안임에 분명하다.


또한, 그들은 완전히 역할을 분담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로를 믿으며, 서로의 의견을 끊임없이 구하고 사고방식을 공유한다. 이해의 태도가 기반에 있지 않았더라면 가능하지도 않았을 혁신적이고 열린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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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스토리를 담고 있다. 동시에 탄생하기도 하고 스토리의 짜임으로 모습을 보인 디자인 또한 있다. 디자인이 다양한 만큼 그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많은데, CA는 그들의 소식통이 되어 준다. ‘슈퍼 말차’라는 브랜드와 컨셉이 어떻게 탄생하였는지와 같은 트렌디한 디자인 활동들이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다. 덕분에 디자인이라는 영역뿐만 아니라 마케팅, 브랜딩, 광고에서의 흐름을 파악할 수있기도 하다.


디자인을 한없이 멀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CA도 마찬가지이다. 디자인을 공부하지 않더라도 현재 살아가는 시대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매거진이 된다. 다양한 생각을 하고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길 때까지 CA는 꾸준히 내 옆구리에 함께 있지 않을까 싶다.

 


[맹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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