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집사 입장에서, 공감 가면서도 공감되지 않는 책 – 멍청한 인간들과 공존하는 몇 가지 방법

글 입력 2019.06.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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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8년 차 집사다.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선 자신을 ‘집사’라 칭한다. 그리고 고양이는 스스로 ‘그루밍’이란 것을 하기에 목욕을 강아지들처럼 자주 씻기지 않아도 냄새가 나지 않고 깨끗하다. 또한 가끔 ‘헤어볼’이란 것을 하는데, 이것은 그루밍하면서 먹은 자신의 털을 토해내는 행동이다.


그리고 강아지도 물론 털이 많이 빠지지만, 고양이는 더 빠진다. 그래서 고양이는 털이 빠진다기보다 ‘뿜는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많이 하는 오해인데, 고양이는 까칠하지 않다. 그렇다고 애교쟁이라는 뜻도 아니다. 고양이마다 다르다. 일명 냥바냥. ‘고양이 case by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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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을 초반엔 꽤 흥미로웠다. 특히 프롤로그의 내용이 너무 재밌었다. 컨셉을 잡고 쓴 글을 읽으니 나도 모르게 점점 진짜 고양이가 쓴 책을 읽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책을 읽을수록 고양이가 아니라 제삼자가 그냥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보고 쓴 ‘관찰 일기’ 같았다. 마치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은~’ 이런 식? 그리고 고양이가 아니라 오히려 사람이 ‘고양이가 혹시 이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 아닐까?’라고 추측해서 쓴 것 같았다. 고양이를 8년간 키운 집사로서, 비슷한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가령, 책상과 의자, 그리고 노트북이나 침대를 고양이가 점령했을 때 이 책의 필자와 같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어느새 내 집과 생활 패턴이 우리 집 고양이들에게 맞춰져 있을 때도 필자와 비슷하게 생각했다.

 

한마디로, 읽다 보니 고양이가 아니라 고양이를 키운 사람이 쓴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단 것이다. 고양이가 필자란 컨셉은 어느새 잊히고. 앗! 이것마저 똑똑한 고양이의 속임수일까?

 

그리고 책을 읽으며 느낀 건데, 인간들의 단점과 사람 사는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주면서도 고양이가 말하는 것처럼 써서 돌려서 비판하는 느낌이 들었다. 부부가 싸우는 모습, 아이가 있는 가정에선 절대 아이를 건드리면 안 된다는 점(아이가 집에서 왕이란 뜻), 동물을 유기하는 모습들 등등 꽤 곳곳에 나온다.

 

특히 고양이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집사)과의 유대감 형성에 관한 부분에 있어서는 고양이가 썼든, 인간이 썼든 슬픈 구간이었다. 너무도 현실이랑 잘 맞아떨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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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p.141~143 / 어린 고양이가 이 책을 쓴 고양이에게 묻는 부분이다.

 

“인간과 나누는 사랑이 도대체 어떤 것이죠? 뭔지 알아야 그게 찾아올 때 알아채고 즐길 수 있잖아요.”

 

글쎄, 나로서도 이것밖에는 할 말이 없다. 사랑은 인간이 품는 감정이다. 그런데 인간이 고양이를 팔에 안거나, 무릎에 앉히고 부드럽게 쓰다듬을 때, 그 감정이 고양이에게 자연스레 전해진다. 그러면 고양이도 사랑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사랑이 없으면 느낄 수 없다. 무슨 말인가 하면, 인간이 아무 생각 없이 고양이를 쓰다듬거나 토닥거린다면, 혹은 그저 고양이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장난친 것이라면, 고양이는 아무것도 못 느낀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이런 인간의 사랑이 막대로 맞는 것보다 더 아플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인간은 사랑하다가도 사랑을 버리고 떠날 때가 많다. 우리 고양이는 절대 그러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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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인간들과 공존하는
몇 가지 방법

- The Silent Miaow -

 


지은이 : 폴 갈리코

 

옮긴이 : 조동섭

 

출판사 : 윌북

 

분야

에세이

 

규격

150*190

 

쪽 수 : 184쪽

 

발행일

2019년 5월 10일

 

정가 : 13,800원

 

ISBN

979-11-5581-221-1 (03840)






[홍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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