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난 디자이너는 아니다. 그렇지만 개인 브랜딩을 쌓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insight) 역시 많았다. 디자인이란 차별화를 통해 기업이나 제품의 브랜드를 세우는 과정에서 시각적인 임팩트를 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개인에게도 그대로 해당된다. 개인이 타인과 차별화를 두고 자신만의 정체성을 쌓고 알리기 위해서는 브랜딩의 관점에서 디자인적인 센스도 필요하다.
디자이너의 역할이란 시각으로 끌리는 로고나 디자인을 만드는 것 이전에 기업의 역할과 철학을 이해하고 그와 잘 맞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도 포함되어 있다. 즉 브랜딩 전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디자인 매거진 CA는 이 모든 과정을 담았다. 전문가들의 인터뷰, 그들이 진행한 성공적인 프로젝트, 최신 시각 디자인 트렌드 이미지, 디자인 철학, 프리랜서로의 노하우 등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고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이번 호의 주요 테마는 ‘판을 바꾸는 그래픽 디자이너 15’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주요 특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괜히 트렌드 인싸가 된 듯한 기분이다. 다양한 폰트 디자인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응용할 만한 내용이 많다.

틀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사업적인 성과도 낸 6명의 디자인 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틀에 박힌 디자인이라는 뻔한 디자인을 벗어나기 위한 노하우를 전수받은 느낌이다. 디자인 스튜디오 스테이트먼트의 아트 디렉터 라이언 니시모리는 규칙을 깨기 위해선 그전에 규칙의 원리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서열, 컬러, 기능, 이 모든 것들은 추정할 수 있고, 바뀔 수 있지만, 왜 그런지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규칙 하나를 깰 때는 다른 규칙은 좀 더 철저하게 지켜서 디자인에 균형을 잡는 것도 좋다고 덧붙인다. 예를 들어, 타이포그래피 규칙을 깨서 텍스트의 가독성이 좀 떨어지게 되면, 서열을 지켜 균형을 잡아 독자가 디자인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HP, 애플 같은 클라이언트와 작업하는 디자이너 앤 울쿠 역시 디자인 이론 규칙을 더 잘 알수록 그것들을 흥미롭고 유연하여 깰 수 있는 것에 동의한다. 울쿠는 디자인 규칙이 나쁘거나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규칙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깨는 일은 규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창의성을 좀 더 자유롭게 발휘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아주 훌륭한 구조와 형태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런 구조, 그리드, 기초를 더 확장시켜 약간 특이하게 조합하거나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을 만든다면, 이전과 전혀 다른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게 되는 거죠“
틀을 깨고 창의적인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서 우선 기존 디자인에 대해서 많이 알아둘 필요가 없다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왔다. 일단 아는 것이 많아야 새로운 시도도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디자인 매거진과 같은 책을 통해서 꾸준히 최신 디자인 경향과 디자인 규칙 등을 익혀나간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싶다.
이 밖에도 전시회나 소품, 책등도 추천해주었는데 시간이 될 때 리스트에 올려두고 직접 보려 한다.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최종 완성물이 나오기까지의 디자이너들의 수많은 고민과 노력을 새삼 느낀다. 한 권의 단행본으로는 힘들겠지만 꾸준히 읽다 보면 나의 디자인 감각이 조금은 향상되어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