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oulful Jazzy Korean Music - 뮤르(Murr) 콘서트

글 입력 2019.05.06 22:23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포스터.jpg
 

재즈를 접목한 퓨전 국악 공연, 뮤르의 달달콘서트. 오랜만에 즐기는 콘서트라 한껏 들뜬 기분으로 공연장에 방문했고, 결과는 대 만족이었다.


사실 최근 음악이든 예술이든 영역을 아우르는 퓨전 형식이 많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국악과 재즈의 조합이란 꽤 흥미로웠지만 어떤 느낌일지 알 것 같았기에. 다만 공연이 시작되고 나서 생각보다 재즈풍 국악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폭넓다는 것에 놀라고 말았다.


콘서트장에서의 공식 공연이 처음이라는 설명에 비해, 뮤르를 이루는 세 명의 연주자 모두 압도적인 포스를 지녔던 점이 인상깊다. 보컬과 생황, 태평소를 맡은 허새롬님과 핸드팬, 카혼, 대북을 연주하는 송니은님, 그리고 대피리, 생황, 카혼을 담당하는 지혜리님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세 명의 여인은 음율의 긴장을 쥐었다 폈다 하는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특히 이번 공연을 통해 국악기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어 뜻깊었다. 일상 속의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가리봉블루스> <가리베가스> 등 이름부터 위트가 느껴지는 곡들은 국악기의 소리를 재즈풍의 멜로디와 결합해 들려주었는데, 기존에 알고 있던 대피리와 생황의 음색이 이렇게 다채롭게 변모하는지에 놀랄 뿐이었다.


마치 재즈 여가수가 소울을 담아 노래하는 듯한 강렬한 소리의 대피리, 생황의 멜로디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정도였다. 악기의 음율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마치 노랫말이 들려오는 듯 소울풀한 멜로디가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아울러 전통극에서만 주로 봐왔던 태평소는 단지 행진곡에서만 쓰인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고정관념도 순식간에 깨졌다. 재즈풍의 곡과 어우러지자 마치 성스러운 고딕 음악의 오르간 소리를, 때로는 강렬한 록 사운드를 들려주는 등 연주자의 의도에 따라 수없이 다양한 면모를 보여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보통 한 연주자가 한두개의 악기를 다루는 콘서트와 달리 각 멤버는 서너가지의 역할을 소화하며 극을 전혀 지루함 없이 이끈 점이 대단했다. 송니은님이 선보인 대북 독주 파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북의 울림만으로 진행되는데도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자아내며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 섬세한 템포 조절의 끝에 찾아온 엄청난 스피드의 터치. 아마 공연장에 앉아있던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터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감정을 부여잡고 숨죽이고 지켜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MuRR_03.jpg



무엇보다 뮤르 대장 허새롬님의 보컬이 곡의 이미지를 풍성하게 이어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파워풀한 모션으로 생황을 연주하던 모습뿐 아니라 메인 보컬로서 소울풀하고 풍부한 목소리 톤을 지녀 재즈 사운드을 너무도 잘 살렸다.


무대 뒤편에서 꽃을 들고 걸어오시며 관객들과 소통하던 <꽃타령>에서는 국악 스타일인듯 재즈 스타일인듯 복합적인 음악적 감성을 자아내고, 앵콜 곡으로는 <서울의 달> 리메이크 버전을 들려주셨는데 정말 원곡을 능가할 정도로 색다른 매력을 전했다. 특유의 깊이 있는 목소리가 더해지자 조금 더 농밀하고 짜릿한 감각이 가미돼 듣는 내내 녹음을 할 밖에 없었다.



KakaoTalk_20190506_010137717.jpg
 
KakaoTalk_20190506_010138279.jpg
 


공연이 끝나는 게 아쉬운 마음이 들 무렵 연주자님들이 설명해주셨다. 매달 신곡을 내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한달에 한 곡 다달달달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데에서 국악에 대한 열정과 리스너와의 활발한 소통의 노력이 느껴졌다. 너무도 좋은 노래를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뮤르의 소식은 앞으로 개설될 유튜브 채널에서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더 없이 기쁘다.


혹 아직 뮤르의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 한번쯤 꼭 들어보시기를. 물론 음원보다 실제 공연으로 듣는게 정말 백만배는 더 좋다. 음원은 본연의 멜로디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할 정도! :-)



[신은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