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그달라] 저지대
나는 아름다운 늪지대였다
글 입력 2019.04.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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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 by. Cho-헤르타 뮐러 - 저지대(Niederungen)
한낮이었고, 죽음은 찾아오지 않았다.내가 왜 갑자기 죽었는지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장면을 떠올려보았다.어머니는 나를 위해 눈물을 철철 흘릴 것이다.그리고 온 마을 사람들은 어머니가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하지만 여전히 죽음은 찾아오지 않았다.여름이 내게 무성한 풀밭의 진한 꽃향기 세계를 퍼부었다.야생 아르메리아가 살갗을 파고들었다.나는 강을 따라 걸으며 팔에 물을 끼얹었다.살갗에서 풀이 무성하게 자라났다.나는 아름다운 늪지대였다.작가노트
헤르타 뮐러의 '저지대'를 읽고 난 후 그린 그림입니다.바깥세상과 고립된 폐쇄적인 마을에 사는 소녀의 유년기를섬세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는데,마을과 가족을 떠나고 싶어 하지만 늪지대에 빠진 듯이쉽게 벗어날 수가 없는 소녀의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습니다.[김초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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