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콘텐츠 범람의 시대 [문화 전반]

글 입력 2019.04.12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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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1인 미디어 전성시대다. 기존의 텔레비전, 라디오를 비롯한 전통적인 미디어들이 주도권을 행사하던 시기는 가고,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 시대가 열렸다. 최근 몇 년간 유튜브, 아프리카 TV를 필두로 ‘조직’이 아닌 ‘개인’이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해 선보이는 ‘1인 미디어’가 급증하고 있다. 최소한 시작 단계에서 이들은 기업에 비해서 보다 수익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개성이 담긴 콘텐츠를 그야말로 자유롭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콘텐츠 제작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쉽게 유튜브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자신의 영상을 선보일 수 있다.

1인 미디어는 내용 규제를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솔직한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만들어지는 기존의 방송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내가 하고 싶은 주제’로 1인 방송을 진행하거나 영상 콘텐츠를 만들면 되기 때문에 더 신선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도 훨씬 높다. 다시 말하면 콘텐츠가 받는 제약이 거의 없다 보니, 먹방, 브이로그, 쿡방 등등 정말 많은 종류의 영상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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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MBC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1인 미디어를 통해 출연자들이 생방송을 진행하고, 생방송 중 달린 댓글들을 재구성해 방영하는 프로그램이다. JTBC의 <랜선 라이프>는 1인 크리에이터들의 삶을 보여 주는 프로그램으로, 조금 결이 다르지만 역시 1인 미디어를 중심 주제로 한다. 이러한 현상은 오랜 시간 동안 콘텐츠와 미디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던 방송국이 1인 미디어를 이용한 콘텐츠를 이용하는, 어쩌면 역설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방송국에서 1인 미디어 플랫폼 자체를 프로그램의 소재로 설정하는 사례와 조금 다르게, 연예인들이 직접 유튜브 채널을 열어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배우 신세경, 가수 강민경 등 많은 연예인들이 공적으로는 비춰지지 않는 자신의 일상이나 직업적인 노력 과정을 담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텔레비전이나 영화관 뿐만 아니라 개인방송 영역으로까지 활동 무대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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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신세경 유튜브 영상


이렇게 전통적 미디어와는 다른 관점의, 신선한 콘텐츠 그리고 시공간의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 특성으로 1인 미디어는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특정 장르의 콘텐츠들은 다른 크리에이터로부터 만들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유사한 형식과 컨셉을 가진다.

가장 대표적인 유형은 브이로그(Vlog)이다. Vlog는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로,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형태의 콘텐츠를 말한다. 브이로그는 플랫폼 ‘이용자’에게 초점을 두는 다른 콘텐츠들과는 조금 다르게,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그 지향성이 제작자 그 자신까지 포함한다는 특성을 가진다. 특별히 자극적이거나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브이로그는 일상이 가진 평범함과 잔잔함이 만들어내는 중독성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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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브이로그는 서로 다른 개인들의 일상을 주제로 하는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각 콘텐츠를 관통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집에서의 일상은 베이지와 화이트를 중심으로 하는 깔끔한 킨포크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그 배경으로 한다. 이들의 일상은 주로 장을 봐 와서 요리를 해 예쁜 접시에 요리를 담아 먹거나 소위 ‘힙’하고 ‘인스타 감성’에 부합하는 카페에 가서 힐링을 하고, 감각적인 소품숍에 들리는 모습으로 이루어진다.

잘 갖춰지고, 정갈한 이들의 일상이 좋다 혹은 나쁘다는 가치판단이 아니다. 단적인 예시로 ‘브이로그’ 라는 장르를 꼽았지만, 1인 미디어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각 크리에이터들의 개성이 반영된 콘텐츠의 다양성이 퇴색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1인 미디어에서 콘텐츠를 선보이는 생산자들이 급속도로 많아지고, 방송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1인 미디어 플랫폼에도 큰 흐름과 유행이 존재하다 보니 각자 자신의 길을 갈 것이라고 예상되었던 콘텐츠들이 하나의 길을 가고 있다.

“콘텐츠들은 누구에게서 시작되어서 어느 길로 가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이다.
 

[김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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