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먼카인드 6호 [도서]

여성의 언어로 세상을 말하다.
글 입력 2019.03.0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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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대중화되었다. 남자고 여자고, 그런 성별을 막론하고 차별 없는 세상. 이게 바로 건강한 페미니스트들의 지향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두'라는 개념에 자연을 포함시켜 본 적이 있던가? 차별의 대상으로 환경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냐는 말이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은 곧 사람을, 동물을, 식물을, 나아가 이 모두를 아우르는 자연 환경을 위한 페미니즘이 되어야 한다. 우먼카인드 6호는 이러한 '에코 페미니즘'에 대한 목소리로 가득하다.


우리가 곳곳에서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을 말하는 이유는 누구나 차별과 배제 없이 자기 삶의 지향과 목적대로 살고, 이를 서로 지지해야 하며, 그럴 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모두'는 어디까지 포함할 수 있을까? 연령, 인종, 성적 지향, 지역, 종교, 장애 여부 등등이 떠오른다. 여기에 비인간-생명을 추가해본다.





강인한 여성이 환경을 지키는 방법


기후변화로 인해 이상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역을 모험하고, 남학생들로 가득찬 학교에서 천체물리학을 공부하고, 환경 운동가가 되어 실천을 향한 목소리를 높이고, 화성을 탐사하기 위한 연구를 거듭하는 여성들. 우먼카인드 속 여성들은 '환경'이라는 공통된 주제 아래 자신만의 방법으로 오늘도 분주한 움직임을 행한다.

그 중에서도 화성에 관한 파트를 읽고 있던 무렵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과포자'였던 내게 천체학이란, 지구 밖 행성이란 그저 신기한 대상일 뿐이었다. 오늘도 그저 화성을 연구하고 탐사하는 것에 대해서 신기해 하며 잡지를 읽고 있는데, 내가 그간 놓쳐 온 사실이 있었다.


사람들은 화성을 지구처럼 만들자고 말하죠. 그렇다면 지구를 바꾸면 되지 않을까요? 이 땅에 있는 것들을 그만 망가뜨리면 되지 않나요? 화성을 바꾸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보다 그 편이 훨씬 쉬울 텐데요.



앞서 말했듯 과학은 1도 모르는 나도, 화성이 지구와 환경이 그나마 비슷해서, 많은 과학자들이 화성을 지구의 대안으로, 새로운 주거 공간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수많은 뉴스를 통해 접해왔다. 하지만 듣고 보니 그렇지 아니한가? 당장에 겪어 본 적 없는 화성을 연구하고, 탐사하는 비용보다도 지구를 덜 망가뜨리기 위해 연구하고 움직이는 게 훨씬 수월한 방법일텐데 말이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목소리, 에코 페미니즘



편리함을 불편해하는 마음이 시작이다.

바다거북이 코에 박힌 일회용 빨대를 빼지 못해 피를 흘리며 괴로워하는 장면이 생생하다. 그 어떤 새보다 더 높고 멀리 나는 새 알바트로스가 새끼에게 플라스틱을 먹이로 주거나 배가 플라스틱으로 가득 찬 채 죽은 모습이 발견되어 마음이 아프다. 한 시간이나 숨을 참으며 바닷속을 멋지게 잠수한다는 향유고래의 몸에서는 병뚜껑, 페트병, 포장재 등 각종 플라스틱이 5킬로그램이나 나왔다.


우먼카인드는 또 한 번 나의 뼈를 때렸다. 우리가 먹고, 입고, 화장하고, 운동하는 모든 것들은 다른 생명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켜 준 것이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일회용품들이 환경을 더럽히고 있다는 사실은 그다지 신기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빨대 하나를, 비닐 봉지 하나를 사용하면서도 '나의 이 행동이 또 다른 동물들을 괴롭게 하겠구나.'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이런 지각이 중요한 것이다.

최근 빨대로 가득 쌓인 섬과 빨대가 코에 박혀서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거북이의 사진을 봐 버렸다. 여지껏 '이러이러하다더라.'하는 전설로만 받아들였지, 영화 속 잔인한 장면 하나에도 밤잠을 설치는 나는 차마 내 눈으로 확인해 볼 용기를 내지 못 하고 있었다. 하지만 딱 한 번, 그냥 실눈으로, 대충 한 번 보자 라는 마음으로 검색창을 열었다. 결과는, 뭐 말할 것도 없이 끔찍했다. 그래, '끔찍'이란 말이 가장 정확했다. 이건 필시 알아야 할 진실이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확인이 가져다주는 임팩트는 실로 엄청났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독자들의 실천


면 생리대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휴지 대신 손수건을 휴대하기 시작한다. 장바구니를 사용해 물건을 차곡차곡 담고, 구멍이 좁은 텀블러를 들고 다님으로써 빨대의 필요성을 차단시켜버린다. 우먼카인드 5호 독자들이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실천하고 있는 것들을 옮겨 둔 페이지다. 나 또한 실리콘 빨대를 주문했다. 그간 집에서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다회용 빨대를 사용했는데, 딱딱해서 빨대를 물 때의 사용감이 영 별로일 뿐만 아니라 휴대하기도 불편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어쨌든 플라스틱이기에, 좀 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빨대를 찾고 싶었다. 실리콘 빨대는 말랑말랑하기 때문에 사용감도 좋고, 끓는 물에 삶아도 안전하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더불어 쉽게 구부러지기 때문에 사용하던 텀블러에 그대로 접어서 휴대할 수도 있다. 다소 귀찮더라도, 매일 실리콘 빨대를 챙겨서 외출하는 습관을 들여봐야겠다. 우먼카인드 속 한 독자의 말처럼, 나 한 사람의 시작이 모두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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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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