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4개의 공간 4개의 이야기, 연극 <THE HELMET> [공연예술]

연극 <더 헬멧>의 표현방식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글 입력 2019.02.14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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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연극 <THE HELM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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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더 헬멧>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작품이 가진 표현 방식의 독특함 때문이었다. 어쩌면 극의 내용보다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더 헬멧>의 이야기 전달 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더 헬멧>의 표현 방식,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공간 활용 방식은 매우 파괴적이다. 기존의 연극이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던 틀을 완전히 뒤흔든다는 점에서 말이다.


작품은 4개의 대본, 4개의 공간, 4개의 공연을 키워드로 한다. 먼저 공연을 보려는 사람은 <더헬멧_룸서울> 그리고 <더헬멧_룸 알레포> 중 한가지를 선택해야한다. 각각의 테마는 완전히 다른 내용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더헬멧_룸서울>의 경우에는 1987~1991년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서울을 배경으로, <더헬멧_룸 알레포>의 경우에는 내전이 한창인 2017년 시리아 북부 도시인 '알레포'를 배경으로 한다.


그리고 서울과 알레포, 둘 중 한가지를 선택했다면 각각의 공연을 빅룸, 스몰룸 둘 중 어느 곳에서 공연을 볼지 또 결정해야한다. 예매 과정부터 참 쉽지 않은 공연이다. 필자가 본 <더헬멧_룸 알레포_빅룸>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빅룸에서는 시리아 내전의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한 시민단체인 '화이트 헬멧'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독특한 점은 빅룸에서 공연을 보는 관객은 스몰룸에서 어떤 이야기가 진행되는지 알 수 없다. 스몰룸에서 공연을 보는 관객 물론 빅룸에서의 내용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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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룸과 스몰룸을 구분하는 벽)


빅룸과 스몰룸 사이가 위의 사진처럼 벽으로 막혀있기 때문이다. 물론 극 전체가 벽으로 막힌채 진행되진 않는다.


빅룸과 스몰룸을 가로지르는 벽은 공습으로 인해 건물이 붕괴되면서 만들어진 벽이다. 그렇기에 건물이 무너지기 전인 극의 초반과 극의 후반부는 빅룸과 스몰룸에 앉은 관객 모두 같은 내용을 보지만 극의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관객들은 어느 방에 앉았느냐에 따라 다른 내용을 보게된다. 한편의 글로 비유하자면 서론과 결론은 똑같은 내용을 보여주지만 가장 중요한 내용인 본론은 스몰룸과 빅룸 어느 곳에 앉았느냐에 따라 다른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다.


극의 앞부분과 뒷부분 그리고 시놉시스를 바탕으로 추측한다면 스몰룸에서는 붕괴된 건물에 갇힌 아이의 이야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더헬멧_룸 알레포> 는 빅룸에 있는 '화이트 헬멧'단원들이 결국 스몰룸에 있는 아이를 구해내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각각의 룸은 분리되어있지만 연결된 이야기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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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헬멧_ 룸 알레포_빅룸> 초연의 공연 사진)



하지만 그렇다고 두 방의 내용이 완벽히 유기적으로 연결된 채 진행되진 않는다. 각각의 방에있는 인물은 다른 방의 존재를 공연의 후반부까지 모른채 진행되기 때문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유기적이면서도 독립적이라는 점에서 한가지 방에서 공연을 보게되는 관객은 다른 방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보지 못하지만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을 느끼진 않는다. 하지만 일부장면이나 결말을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에서 똑같은 작품을 다시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의 진행방식은 복잡하고 생소하다. 하지만 연극 <더 헬멧>이 선택한 이러한 낯선 공간 구성은 무대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나타나며 이는 극에 새로운 즐거움을 부여한다. 방과 방사이는 벽 하나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빅룸에서 공연을 보는 관객은 실시간으로 소음처럼 스몰룸에서 나오는 소리를 계속 듣게된다. 물론 이런 소리가 어떤 사람에게는 거슬릴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 다소 산만하게 느껴지는 소리가 '내전중'이라는 긴박한 작품의 배경과 꽤 잘 맞는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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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더 헬멧>의 객석도)


또한 <더 헬멧>의 무대 사용 방식에 알맞은 객석 구성도 작품과 정말 잘 어울린다. 일반적인 공연의 객석인 맨 앞에 무대를 두고 뒤쪽으로 객석을 배치한 공연과 달리 <더 헬멧>의 객석은 위의 사진처럼 무대를 둘러싸고 있다. 따라서 객석에 앉은 관객은 객석에서 배우들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무대에서 배우와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이러한 객석의 구성은 관객들에게 엄청난 몰입감를 주게 된다. 이외에도 공습 사이렌과 함께 객석이 진동하는 효과와 같이 4DX 영화관에서 볼법한 다양한 장치를 통해 연극 <더 헬멧>이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 전쟁터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하기위해 무척 고심했음을 작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오늘 오피니언은 연극 <더 헬멧>의 연출적인 부분을 위주로 이야기 했지만 <더 헬멧>은 내용적으로도 완성도 있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더 헬멧>이 초연 당시 받은 호평들과 공연예술 창작 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것을 통해 이미 검증된 사실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 작품의 내용적인 부분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한 이유는 스몰룸에서 작품을 다시 봐야 <더 헬멧_룸 알레포>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작품의 내용적인 측면에 대한 생각은 스몰룸에서 공연을 보고 난 뒤 정리해보고자 한다.


4개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4가지 이야기, 연극 <더 헬멧>에 대한 공연 정보는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크기변환]더 헬멧 캐스팅.jpg



연극 <THE HELMET>


기간
2019.01.08 (화) ~ 2019.02.27 (수)
    

장소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시간

평일 오후 7시30분/ 오후 9시
토, 일 오후3시분/오후 5시/오후 7시30분
(월 공연없음)


공연 시간

70분(인터미션X)

    

연령

만 13세 이상


티켓

전석 30,000원



[오현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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