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분장, 예술이 되다- <영화의 얼굴창조> 展 [전시]

글 입력 2019.01.24 21:52

'기술'이 아닌

'예술'의 시선으로 보는

영화 분장의 세계

영화를 볼 때 관객들의 시선을 첫 순간에서부터 끝날 때까지 사로잡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역시 배우의 ‘연기’이다. 극의 플롯과 더불어 배우의 연기력은 영화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심적인 요소이다. 한편, 이러한 중심적 요소들을 더욱 돋보이고 풍성하게 해주는 요소들이 바로 연출과 세트미술, 그래픽, 음악 등과 같은 것들이다.

이들은 비록 관객의 시야에서 잘 들어오지 않는 주변부에 위치해 있거나, 화면 밖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특히 현대 영화에 있어서는 더욱 더 그 영향력이 커지며 그 자체로 하나의 의미를 가진 ‘예술’의 영역에서 생각되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분장’이라는 요소는 어떤가? 생각해 보면, 배우들의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인 ‘분장’의 뒤에는 항상 ‘기술’이라는 단어가 붙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방송(음악, 예능 분야 등)의 영역에서 일컫는 분장과는 달리 영화의 영역에서 말하는 분장은 더욱 더 섬세하고, 함의하는 바가 큰 과정이다.

영화 분장은 단순하게 ‘미’를 위한 메이크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한 명의 캐릭터가 가지는 성격, 심리, 상황 등을 모두 담는 복합적인 과제를 배우의 얼굴 안에 성공적으로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분장의 영역은 대중들에게 여전히 생소함과 동시에 독자적인 의미로 인식되지 못했다. ‘분장 기술’이라는 단어가 말해주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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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최근 아라아트센터에서 관람이 시작된 조태희 분장감독의 <영화의 얼굴창조> 展은 더욱 뜻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실제로 영화의 분장을 소재로 한 것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인 전시이기에, 대중들에게는 영화 분장의 심층적이고 다채로운 세계에 대한 첫 안내서가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약 8년 여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선보여지는 전시라고 하니, 짜임 있는 전시 구성에 대해 기대해봐도 좋을 듯 하다.

한편 <영화의 얼굴창조> 展이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도슨트가 따로 준비되지 않으며, 조태희 감독이 가급적 전시 현장에서 상주하며 직접 도슨트를 맡아 자신의 작품에 대해 해설한다는 점에 있다. 영화 분장이 결국 ‘자신의 일’인 만큼,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 분장의 영역에 대해 보다 친숙하고 디테일한 설명을 해주고 싶었다는 조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는데, 직접 작가로부터 작품의 설명을 듣는 전시 관람 기회는 매우 흔치 않은 만큼 더욱 더 관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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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얼굴을 넘어서 또 하나의 극중 인물을 재가공시키는 흥미로운 영화의 요소, ‘영화 분장’. 영화 음악, 미술 등이 본래의 영역을 벗어나 고유의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추세인 것과 달리, 여전히 ‘기술’이라는 꼬리표를 지니며 대중으로부터 주목받지 못했던 영화 분장이 보여줄 ‘예술’이라는 새로운 관점의 가치는 과연 어떨까. 흔치 않은 전시인 만큼, 관람일이 벌써부터 매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