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11명의 사람, 11명의 의자

<보이첵(woyzeck)>을 보기 전에
글 입력 2019.01.2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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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극찬한 피지컬 씨어터의 교과서 - 11개의 의자, 11명의 신체가 펼치는 움직임의 향연!". 독특한 캐치프라이즈와 포스터가 눈에 인상적으로 밟혔다. 이전에도 다양한 형태의 행위 예술을 언뜻언뜻 듣기는 했지만, 오직 의자와 사람의 신체만을 이용해 긴 러닝타임을 어떻게 소화하고, 줄거리를 표현할지가 궁금했다.

<보이첵(woyzeck)>은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이기도 했다. 어떠한 측면에서 보면, 기성 행위 예술에만 익숙한 나에게 공연 자체가 다가오는 느낌은 사뭇 달랐다. 재미가 있을지도, 아니면 나름의 의의가 있을지도 아무런 감이 잡히진 않았다. 다만, 새롭고 낯선 문화예술을 겪어보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컸다.



보이첵, 운명의 비극


보이첵은 독일 작가인 게오르그 뷔히너의 희곡 <보이첵>을 원작으로 한다. 희곡은 실제로 보이첵이라고 하는 남자의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전직 군인이면서 이발사인 그가 연인을 살해하고, 공개처형을 당하는 이야기를 전체 흐름으로 한다. 이때, 보이첵의 살해 동기로는 사회적 박탈감이 거론되며 소외감을 느낀 그가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데 시사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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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움직임연구소에서 주최한 <보이첵>은 희곡적인 요소가 추가로 들어간 듯 하다. 극에서 보이첵은 사랑하는 연인을 두고도 가난과 사회적 핍박으로 정신착란증세를 보이며 피폐해진다. 그러한 삶의 굴레에서 끝끝내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하자, 사랑하는 연인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희곡의 전반적인 줄거리이다.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재창조한 <보이첵>



이번 사다리움직임연구소가 주최하는 <보이첵>은 앞서 말했듯이, 표현 방식이 꽤 신선하다. 바로 11명의 배우와 11개의 의자로만 줄거리를 표현하고 소화해낸 것. 소품과 도구라고는 이것이 전부인 연극이 과연 어떠한 방식으로 연출될지는 상당히 기대되는 요소이다. 실제로 마임을 제외하고는 '피지컬 씨어터' 적인 예술이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언급된 적이 없던 만큼, <보이첵>이 보여줄 연극의 무대는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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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주최사인 사다리움직임연구소는 "새로운 연극 언어의 창조"라는 모토 아래 인간 신체를 예술로 표현하는 활동을 중심적으로 해왔다. <보이첵>은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대표작으로, 그간 사다리움직임연구소에서 노력한 활동들의 정수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보이첵>은 이전에 해외의 많은 곳에서도 성공적인 공연을 마치고, 여러 곳에서 수상을 한바 있는 만큼 이미 검증된 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체; 예술, 아름다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 표현 도구는 사람이라는 말을 얼핏 들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악기 중에서는 목소리가 으뜸이라는 이야기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신체로 표현한 연극은 어떨까. 의자를 제외하면 오직 신체만으로 진행되는 이번 연극에서 그 뜻깊은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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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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