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존 레논, 그의 메시지가 남아있는 이유. 전시 <이매진 존 레논 展>

글 입력 2018.12.29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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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존 레논, 그의 메시지가 남아있는 이유
<이매진 존 레논 展>


그가 전하는 평등, 평화의 메시지

존 레논,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그의 예술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우리 주위에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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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레논의 이야기, 그를 이해하는 시간

앞선 프리뷰에서 밝혔던 것처럼, 개인적으로 존 레논이라는 인물, 그리고 비틀즈를 잘 모른다. 표면적으로 알고 있을 뿐, 깊이 그들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알아보려 한 적이 없다. 그런 내게 이번 전시를 도슨트 분과 함께 했던 것은 행운이었다. 대부분의 전시에서 도슨트 운영시간을 굳이 맞추지 않고 갔던 적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던 것도 있고, 속도가 너무 달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알고 보면 보인다라는 것을 강력하게 느꼈다.

기존 방문했던 전시는 예술가들의 예술 작품들이 주였다면(그를 통해 그 예술가의 삶을 담는 것이 당연하지만 예술작품들의 경우에는 그를 감상하는 감상자들에 의해 계속 새롭게 완성되는 것이라 믿는다.), 이번 전시는 한 사람의 일생을 전시했기 때문이다. 사진, 노래, 영상 등으로 한 사람의 삶을 선보일 때, 사전 지식이 있다면 훨씬 다른 울림으로 다가올 것일 테니 말이다. 운 좋게도 방문했던 시간이 딱 도슨트 시작 시간이었고, 처음부터 그의 삶을 한 시간 동안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한 시간을 다시 한 번 돌면서 울림을 느끼게 되었다. 그 시대의 비틀즈가, 존 레논이 어떠한 의미였는지, 공감했다. 그렇게 되니 그냥 듣던 그들의 노래, 그냥 봤던 그들의 웃음이 의미가 있어졌다.

그렇게 두 시간, '존 레논'이라는 인물이 내게도 의미 있는 존재가 되었다. 그는 완벽한 인물이라고 할 수 없다. 사실 우리 모두가 완벽한 인간이 아니다. 신이 아닌 이상, 어떠한 허물이나 잘못은 늘 곁에 있다. 그가 가진 윤리적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이면서, 그가 예술가로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존 레논이 스스로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람으로 변화해갔던 모습들은  말 그대로 '성장'을 보여준 것 같다. 반항아였던 어린 시절부터 바른 이미지이지만 자유를 외치는 가수로, 평화의 메시지는 전하는 사회운동가까지. 한 인물에 대한 평가는 대하는 사람들에 따라 모두 다른 것이 당연하나, 그가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에 대해서는 감탄했다.

'뉴욕의 평화가 총에 맞았다.'라는 섹션으로 시작하는 본 전시는 그의 죽음에서 그의 탄생, 그의 예술, 그의 메시지를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그가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며 전시를 보다 보면 그의 삶 속에서 그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어떻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옳다고 믿었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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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그것을 혐오하고 부정하지 말라

- 존 레논


비틀즈는 존 레논을 주축으로 몇 멤버들의 교체가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네 명의 청년들로 구성된 밴드가 되었다. 그런 그들을 모은 프로듀서는 젊고 자유분방했던 그들에게 몇 가지 요청사항을 걸었다. '머리는 단정하게 바가지 머리를 할 것, 카라 없는 정장을 입고 무대에 오를 것, 무대가 끝나면 90도로 인사를 할 것, 무대 위에서 햄버거를 먹지 말 것'.

비틀즈 이전의 팝은 강한 콕 록과 부드러운 티니 밥, 이렇게 두 장르로 나뉘었는데, 비틀즈는 그중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게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작곡 방식도 부르는 가수가 작곡을 해서 음악을 만든다는 점, 더불어 기존에 사용되던 코드가 아니라 패턴을 부순 코드를 사용했다는 점이 크게 달랐다. 영국에서 온 예의 바른 단정한 네 명의 청년들의 음악은 전혀 다르게 기존의 것들을 파괴했다. 단정한 바가지 머리, 무대가 끝나면 90도로 인사하던 그들의 음악은 또 다른 저항의 모습을 보여줬다. 실제로 그 당시 미국 청소년들의 범죄율이 0%였다고 한다. 그들의 사회적으로 미친 것은 단순히 음악이 아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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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비틀즈는 전 세계적 스타로 여러 곳으로 콘서트를 하러 다녔고, 그는 그들을 소진시키기도 했지만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 당시 미국엔 인종차별이 극심했다. 그래서 백인과 흑인이 같은 구역에 있을 수 없었고, 같은 돈을 내더라도 구역을 나눠 공연을 관람하게 했다. 그에 비틀즈는 분리된 관중 앞에서는 공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들의 의사에 그들의 공연을 포기할 수 없었던 주최 측이 그 구역의 바리케이드를 없애 백인, 흑인, 모든 사람들이 뒤섞여 그들의 무대를 맞이했다. 이러한 모습들은 '비틀즈'라는 그룹이 단순히 좋은 음악만으로 전 세계의 아이콘이 되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의 음악 속에 있는 '자유', 집단 창작을 통해 '자율과 연대', 그 당시 청년 문화의 새로운 장을 펼쳤다. 비틀즈는 7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은 시간을 끝으로 서로의 길로 향했다. 비틀즈는 위대하지만 각각 네 명이 비틀즈의 위대함을 뛰어넘는다는 말을 남기고 그룹은 해체했다. 서로의 관계가 심히 좋지 않았고, 대중에게서 소진당했던 것이 젊은 청년들에게 버거웠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그들을 해체하게 된 가장 큰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지목하는 존 레논의 두 번째 부인 '요코', 그러한 시선으로 안티가 많았던 그녀다. 그리고 그런 그녀와의 만남이 존 레논이 사회운동가로 나가게 된 계기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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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D IN', 'BAGISM', 'WAR IS OVER', 'YOU ARE HERE'과 같이 존 레논과 요코는 다수의 사람들을 포용하고, 받아들이겠다는 평화와 평등의 메시지를 담은 사회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쳤고, 실질적으로 '존 레논'이라는 그의 이름이 더 큰 영향력으로 다가왔다. WAR IS OVER의 경우,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해 존 레논은 그 금액보다 한 사람의 생명이 더 소중하다고 밝혔다. 그가 전쟁영화 <How I Won The War>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 영화는 전쟁의 참상을 그리고 있다. 그가 그 영화에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안경을 쓰고 등장하는데, 비틀즈 활동 당시 시력이 나빴음에도 안경을 쓰지 않던 그는 그 안경의 의미를 알고 계속해서 시작했다.

그 안경은 영국에서 저소득층들에게 지원되는 안경 디자인으로 구식과 촌스러움, 사회적 소수를 상징했다. 실제로 가정형편이 어렵게 자라왔던 존 레논은 그 안경을 스스로 썼다. 더불어 훈장까지 반납했고, 그가 전쟁, 다툼, 혐오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의 이러한 사회운동들은 모두 긍정적인 피드백만을 가져오지 않았고, 비난이 함께 했다. 그렇지만 그는 절대 그를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비난하지 않았다. 그는 중학생 제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우리 인간에는 예수와 히틀러가 공존한다고, 그 둘 중 누구를 등장시킬지 결정하는 것은 습관같이 정해져 있었야 한다고 말이다. 습관적인 폭력,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는 것을 그는 경계하고 있었고, 그것이 답이 아니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런 그의 태도, 신념은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메시지임에 분명하다.



음악과 함께하는 전시

음악가의 삶을 전시했기에 음악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구역이 바뀌고, 특정 공연 영상들을 앉아서 또는 서서 관람할 수 있었다. 존 레논에게 버려졌다고 생각했던 첫째 부인의 아들 줄리안 레논에게 보내는 폴 매카트니의 'Hey, Jude'는 폴 매카트니가 존 레논에게 보내는 충고와 줄리안에게 보내는 위로였다. 그런 그의 위로 가득한 가사가 지금 내게도 위로가 되니 놀랍다.


'주드야, 나쁘게만 생각하지 마. 슬픈 노래를 좋은 노래로 만들어 보자고. / 고통이 찾아들 때면 언제든 그만두면 돼 주드야. 이 세상의 모든 짐을 너 혼자 짊어지지 마.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건 얼마나 바보 같은지 너도 잘 알고 있겠지.'​


또한 마지막 섹션에서 존 레논의 삶을 통찰하듯 마주하고 나서 듣는 'Imagine'은 감동적이다. 한 명의 꿈이 모두의 꿈이 되면 현실이 된다고 믿었던, 그의 메시지는 이렇게 음악으로 길게 남아, 그의 음악을 듣는 모든 이에게 전달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산다고 상상해봐요. 날 몽상가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난 혼자가 아니에요. 당신도 언젠가 우리와 함께 하길 바라요.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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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서로의 온기로 모두의 밤이 따뜻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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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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