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들은 왜 악마가 된걸까? '갈증'

글 입력 2018.12.2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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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가나코가 이쁘고, 영리했다는 부분이 강조하듯이 나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가나코가 만들어낸 일들은 영악하기도 했다. 당연히 가나코는 갑자기 이렇게 변해 버린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 후지시마는 그녀를 악마로 만든 사람이기도 했다.


갈증은 보수적인 일본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형사로 일하며 집안을 돌보지 못하고, 집안을 그저 자기 뜻대로 만들어가고 싶어 다소 폭력적인 모습이 서술되어 있기도 하다. 또한, 가나코에게 행한 끔찍한 일은 그녀를 악마로 만들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후지시마가 딸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이 그동안 가정과 가나코에게 했던 행동들, 가나코의 학교생활을 알아가는데, 사실 이 내용을 읽으며 너무나 화가 났다. 이 책이 미스터리스럽다라고 생각하기보다 마냥 실종된 딸을 찾는 화가 나는 범죄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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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코는 피해자이지만 피해자라고만 말하기엔 너무나 끔찍한 일들을 일삼은 가해자였다. 개인이 가진 갈증들을 타인을 이용하여 풀려 하고, 모든 것이 자신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갈증의 해소법은 독자들을 화나게 하기 충분한 것 같다.


가나코의 악마 같은 행동들은 후지시마가 죄책감을 느낄 틈을 주지 않는다. 매 순간 누군가를 통해 그녀의 본 모습을 찾을 때마다 후지시마는 오히려 범죄를 더 일으켜 사건을 만든다. 어쩌면 이러한 모습들이 딸을 잃은 아버지의 모습이면서도 그의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청소년 범죄, 학교폭력, 아동 성범죄는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가나코, 세오카, 후지시마 .... 등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이다. 갈증은 충격적이지만 사실적일 수도 있는 책이라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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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마음에 구멍을 갖고 풀어지지 않는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타인을 해하며 자신을 합리화하는 것은 아픈 사회의 이면이기도 하다. 얼마나 많은 가나코가 우리 주변에 있을까? 그들을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드는 책이다.




책 소개



일본 제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

고독과 증오에 휩싸여 질주하는 인간의 슬픔, 그 끝없는 갈증!


《갈증》은 인간에게 내재한 피폐한 어둠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그려 낸다. 우리가 외면한 세상 한편의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모두 주체할 수 없는 삶의 갈증을 느끼지만, 혼돈의 상태를 숨긴 채 살아가기도 하고 끝없는 증오로 분출하기도 한다. 저자는 소설의 원제처럼 ‘끝없는 갈증(果てしなき渇き)’에 빠져든 후지시마가 실종된 딸 가나코를 찾는 과정을 통해, 삶의 고독과 증오에 휩싸인 인간의 절망을 집요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나의 청춘은 어두웠다. 《갈증》은 그런 과거를 짜증스럽게 되뇌며 썼다. 이는 고독과 증오를 견디지 못하고 질주하는 인간들의 슬픔을 그린 작품이다. 우애와 화합을 버렸기 때문에 심한 거부감을 갖는 분도 있을 것이다. 동시에 이 소설의 세계에 공감할 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애 가득한 세상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찬란한 태양을 향해 침을 뱉고 싶은 사람이 나만은 아닐 거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후카마치 아키오


아내의 불륜 상대를 폭행하고 경찰을 퇴직한 후지시마 아키히로. 경비 회사에 근무하는 어느 날 헤어진 아내의 전화를 받는다. 딸 가나코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름한 얼굴, 가녀린 몸 그리고 색깔이 엷은 커다란 눈동자. 가나코의 방을 뒤지던 후지시마는 여고생 신분에 잠깐 즐기는 기분으로 소유할 양이 아닌 다량의 각성제를 찾아내는데……. 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가나코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저자 소개



후카마치 아키오(深町秋生, Fukamachi Akio)


1975년 야마가타현 출생. 센슈대학 경제학부 졸업.

2005년 《갈증》으로 데뷔, 제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하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히스테릭 서바이버》 《데드 크루징》 《잭나이프 걸》 《더블》 《아우토반 조직 범죄 대책과 야가미 에이코》 《아웃크래시 조직 범죄 대책과 야가미 에이코Ⅱ》 《아웃사이더 조직 범죄 대책과 야가미 에이코Ⅲ》 《다운 바이 로》 등을 발표했다.




역자 소개



양억관 번역가


《몽유병자들》 《낮의 목욕탕과 술》 《공부는 왜 하는가》 《9년 전의 기도》 《노르웨이의 숲》 《색채가 없는 다자키 츠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69》 《코인로커 베이비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용의자 X의 헌신》 《제로의 초점》 《메멘토 모리》 《패왕의 가문》 《열네 살》 《이중섭의 편지》 《중력 삐에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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