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시간을 컷-아웃, 멈춰있지만 흐르는 알렉스 카츠의 공간으로

글 입력 2018.05.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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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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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뮤지엄에서 진행되고 있는 알렉스 카츠전에 다녀왔습니다. 전시회 감상을 한줄로 요약한다면, 당시 새로운 예술적 시도들이 각축을 벌이던 뉴욕에서 카츠는 다른 어떤 미술적 경향과 비교해도 독특하다고 할만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해낸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회는 그의 작품이 처음 어떻게 스케치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시작해서 이후에는 시리즈별로 나뉘어 전시되어 있었어요. 비교적 최근작들을 많이 만나 볼수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그가 추구해온 카츠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관람객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켜주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뇌리에 새겨지는 듯한 이미지들의 강렬함. 그안에서 느껴지는 움직임, 속도감, 리듬감. 평면적인 색면과 현실에 개입해 들어오는 공간감 등의 단어들로 표현될수 있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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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시리즈 "Laura"부터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카츠는 60년대부터 20여년간 안무가 폴 테일러와 함께 발레공연을 기획하며 무대디자인을 해왔다고 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무용수 로라의 신체를 아주 최소화된 간결한 선으로 빠르게 스케치 하고, 배경과 인물의 색을 대비시켜 평면적이면서도 흐르는듯한 시간성이 더해진 즐거움을 주는 이미지, 인물의 움직임을 회화적인 방식으로 독창적으로 포착해낸 카츠스타일을 분명히 하고 있었어요. 사진적 느낌에 더해 영화 혹은 더 나아가 뮤직비디오같은 느낌까지 주는 작품들이었어요.

 또 로라 시리즈의 전시장 한가운데 어떤 여인의 뒷모습으로 보이는 이미지가 놓여있었는데요, 카츠의 부인 로라의 뒷모습이라고 합니다. 특정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조각이라고 볼수 있겠지만, 사실은 금속판에 그려진 그림을 잘라낸 평면적 회화작품이에요. 이런 식으로 제작된 작품을 컷-아웃이라고 한다고 해요. 평면적회화가 평면에서 튀어나와 현실을 배경으로 하여 서있음으로, 마치 우리 관람객이 오히려 평면의 일부가 된것 같은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하는 장치였어요. 어쩌면 마치 요즘 많은 사람들이 사진속에서 평면으로 등장하는 것처럼. 그리고 어쩌면 도시의 삶이, 그리고 요즘 우리의 삶이 평면적인 느낌이 드는건 사진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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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카츠 작품의 컷-아웃 작품들은 회화가 회화를 떠나 일상의 공간, 일상의 영역까지 개입하는 지점을 시도한 부분 같아서 그가 굉장히 독특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 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코카콜라 걸이나, 캘빈클라인 등 브랜드 이미지를 주제로 제작된 작품들도 만날수 있었어요. 앞의 로라 시리즈에서도 사진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었는데, 이번 시리즈는 아예 광고 이미지가 작품의 중요한 모티브로 사용되었어요. 예술은 영원하다, 그리고 패션은 예술작품이 현재성을 획득하게 한다라는 카츠의 말이 전시장의 한 벽면에 적혀 있었던 것이 굉장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가 광고와 패션과 같은 상업사회에서 소비되는 이미지들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자신의 예술세계에 적용시키는지 볼수 있었어요.


Coca-Cola Girl 26_ 2018.JPG
 

 전시장 후반에는 작가가 풍경을 다룬 작품들을 만나볼수 있었는데요, 작가가 경험한 새벽의 숲을 굉장히 커다란 캔버스에 그린 작품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듯한 숲의 풍경속으로 관람객들이 방향감각을 망각한채 빠져들게 만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형태에서 오는 원근감들은 모두 삭제되어 어렴풋이 그것이 숲의 광경이라는 것을 가늠할수 있을 정도로만 남아 있었는데, 그래서 재미있는 체험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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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작가는 자신이 흥미를 가지는 것은 외형 그 자체이며 표면과 외면에 드러나는것 이외에 내면을 표현하는 초상화는 지양한다고 말함으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다, 그 이면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하나의 키워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메인주에서 따로 집을 장만하여 작품활동을 해왔다고 하는데, 개츠비처럼 큰집을 짓고 싶었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그가 멀고먼 녹색빛을 꿈꾸는 미국 작가라는 그의 정체성을 이루는 한 면모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전시장 마지막 섹션에서, 그의 부인 아다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려낸 여러 작품들도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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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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