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감정노동자의 고충을 마주하다,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 (~18/04/01)

글 입력 2018.03.1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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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콜센터 상담원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하루에도 수백번, 수만번씩 전화를 받는 감정노동자의 이야기이다. 뉴스에서도 익히 접해 온 소재이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언은 물론, 성희롱 발언을 일삼는 진상고객 때문에 상담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전에 고등학교 동창 친구가 졸업한 후,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던 적이 있었다.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다가 고객센터에서 근무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매일 폭언을 일삼는 이상한 고객들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본인이 잘못한 부분도 없는데 여러 고객에게 매일 훈계를 들어야 하는 입장이니, 오래할 수 있는 직업은 절대 아니라고 했다. 어떤 욕을 발설하길래 친구가 이 정도로 힘들어 하는 걸까하고 궁금해서 물어보니, 감히 입에 담기도 심한 욕설들을 전해 들었었다. 특히 성희롱 관련 언급에서는 되려 내가 욕이 나올 정도였다. 그때 당시 아직 20대 초반밖에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이었는데, 매일 폭언을 들으면서 죄송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친구가 너무 가여웠었다.

이처럼 결국은 내가 하는 그 욕이 내 가족에게 돌아갈 수도 있고, 내 친구에게 하는 것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단순히 얼굴이 안 보인다고 해서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간혹 통화량이 많아 전화가 되지 않을 때, 상품에 대한 불만이 있을 때, 상담원의 불성실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다고 성희롱 발언과 폭언을 하는 것은 정당방위가 되지 않는다.

당신은 어떤 고객에 속하는지, 또 상담원들의 고충이 어느 정도인지 이 연극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셨으면 좋겠다. 더불어 감정노동자 직업을 가진 분들에게 대하는 태도가 조금은 개선되기를 바라본다.



< 공연 개요 >


□ 공연명  :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

□ 공연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 공연기간 : 2018년 3월 20일(화) - 4월 1일(일)

□ 공연시간 : 100분

□ 공연시간 : 평일 8시 / 토 3시, 7시 / 일 3시 (월요일 공연없음)

□ 제작 : 전화벨일 울린다

□ 기획 : 두산아트센터, 전화벨이 울린다

□ 작 / 연출 : 이연주

□ 출연 : 이선주, 최지연, 박성연, 이지헤, 서미영, 우범진, 신사랑, 이세영

□ 스태프
- 무대 신승렬
- 조명 남경식
- 사운드/영상 목소
- 의상 김우성
- 분장 장경숙
- 그래픽 황가림
- 무대감독 박진아
사진·영상 박태준
- 조연출 류혜영
- 기획 조하나 윤영은

□ 가격 : 전석 30,000원 / 두산아트센터 회원 24,000원

□ 등급 : 중학생 이상 관람가 

□ 문의 : 컬처버스 070-8276-0917  

□ 예매

- 두산아트센터 02-708-5001

- 인터파크 1544-1555



시놉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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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개새끼…
아침부터 왜 소리 지르고 지랄이야…
아! mute를 안 눌렀다!”

콜센터 직원인 수진은 전화 상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악몽에 시달린다. 감정노동을 하는 그녀는 최근 들어 자주 감정 조절에 실패한다. 이에 대한 회사의 계속된 지적에 힘들어하던 수진은, 고시원 옆방에 사는 연극배우 민규에게 연기를 배운다. 민규와의 연기 수업을 통해 수진은 자신감을 찾고, 가면 쓰는 법에 익숙해져간다. 그런데 이때 회사에 뜻밖의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는데…….



작품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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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화기 너머, 감정노동자의 현실을 비추다
 
2016년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 NEWstage 선정작으로 공연되었던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 연극을 쓰고 연출한 이연주 연출은 현실을 살아내는 가운데 잊혀지는 자신에 대한 질문과 어떻게 살아가야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생존을 위해 살아가면서 그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계층, 계급, 관계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어쩌면 그 속에서 모두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눈을 감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문득 내 얼굴을 보았을 때 다른 얼굴의 ‘나’를 발견했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진실 앞에 눈은 애써 감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제 우리에게 눈을 감는 행위는 더 이상 애쓰는 행위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리고 실존의 문제 앞에서 얼굴이 달라지는 것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다. 우리는 살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너무 많은 일들을 목격하고도 지나치고 있다. 그럼에도 잠시나마 드는 순간의 고민이 우리를 다시 인간답게 만들어 준다.
     

○ 감정노동과 연기, 완전히 다른 듯한 두 가지 일의 교차점을 찾다
 
“매일 거울로 내 얼굴을 보면서도, 눈을 감고, 목소리만 남았어요. 누구 목소린지도 모르는 소리만.”

<전화벨이 울린다>는 콜센터의 감정노동자의 일상을 통해 현대의 생존과 실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지금의 현실 속에 생존만큼 아니, 생존을 넘어서는 문제가 있을까? 그럼에도 인간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에게 실존적 질문이 절실하다. 우리의 삶을 위해서도, 주변의 죽음을 위해서도. 극 중 배우의 연기수업을 통해 던져지는 오이디푸스의 질문은 지금의 현실에 접목시키기에 너무나 운명론적 질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실존적인 질문에 <전화벨이 울린다>는 실존적인 접근을 위해 다시금 원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오래된 질문이 답답한 현실을 버티게 하는 또 다른 출발일 수도 있다. 또한 섬세하게 쌓인 관계 속에서 현실의 날카로운 면을 포착해냄과 동시에 우리의 민낯을 마주한다.
 
2017년 초연 당시 받았던 호평에 힘입어, 이번에는 두산아트센터와 함께 이전보다 더욱 입체적이고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지난 공연에 출연했던 배우 신사랑, 이선주, 최지연, 서미영, 이지혜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고, 새롭게 박성연, 우범진, 이세영 배우가 합류하여 새롭게 콜센터 직원들의 삶을 보여 줄 예정이다.



2017 초연 당시 평론


“사려 깊게 관찰되고 연구된 리서치들이 작은 행동들로, 오브제로, 인물의 몸짓으로 ‘인용’되면서 이연주 연출의 연출이 ‘극 연극‘의 표현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해결해야할 희곡적인 혹은 연출적인 문제들이 있지만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덕목이 있는데, 예술가가 관찰자가 아니라 감정노동자들 내부로 들어가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이 그것이다.”
- 연출가 강량원
 
“작품이 선택한 감정노동자는 시의적이며 논쟁적 소재다.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으며, 감정을 거래하는 서비스업의 최우선이자 ‘대한민국 수많은 을들’의 대표주자로 많은 이야기꺼리를 갖고 있을 듯하다. (중략) 평범한 듯하면서도 연극적 윤기와 함께 흥미롭게 일상을 그리는 솜씨가 드러난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존재감도 인상적이었고, 앙상블도 뛰어나 보인다.
- 2017년 2월 한국연극지, 연극평론가 엄현희
 
“이연주 연출의 특징은 군더더기 없이 작품의 내용을 따라 깔끔하게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그에 어울리는 배우 앙상블을 구현하는 것으로,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무대를 둘러싼 콜센터의 여러 부스는 투명 막으로 처리되어 상담원들의 표정과 감정을 쉽게 노출시켰고, 무대 중앙의 수진의 고시원 옥상이나 콜센터 휴게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어 장면 변화를 매끄럽게 했다. 배우들은 실제로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들인 양 완성도 높은 앙상블을 만들어내어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 2017년 2월 월간객석, 연극평론가 배선애
 
“인권과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감정노동자의 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연극은 사안에 피상적으로 접근하거나 당위적 결론을 내리는 것으로 마무리하지 않기 위하여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 주인공 수진이 자신이 사는 고시원 옥상에서 무명의 연극배우 민규를 만나는 장치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분법적 가르기 같은 것으로 고용문제를 단순화시키지 않으려는 노력 등이 그렇다.”
- 연극평론가 이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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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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