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축적된 지식으로 미래를 바라보다 – ‘독서경영 8호’ [문학]

글 입력 2018.02.1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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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에 익숙하지 않은 나지만, 새해가 되면 ‘그래도 하나쯤 세워볼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식을 얻는 경로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 성장을 위해 독서 목표를 세우곤 한다. ‘내 인생을 경영하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라이프 매거진’ 독서 경영 8호는 새해독서를 위한 새해독서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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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현재
 
통계적으로 우리 나라의 성인들은 일년에 한 두 권 정도 밖에 책을 읽지 않는다. 단순하게 양으로만 따진 독서량의 시사점에는 한계 역시 존재하지만,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도서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명맥을 이으려면 책을 좋아하는 이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독서경영’이 소개하는 노력의 사례들 중 제주시의 독서문화 정책과 일본 돗토리현의 지역출판 독서문화가 주목할 만하다. 제주시는 작년 11월 제주독서문화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돗토리현은 제주도 보다 적은 인구가 거주하지만 ‘북인돗토리’라는 일본 최초의 지역 도서전을 30년 동안 개최해왔다. 흥미로운 것은 두 성공 사례의 중심에 도서관과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개인주의를 가장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이 도서관이라고 봅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책이고요. 책을 읽다 보면 소통이 되고, 소통이 되면 행복해지지 않겠습니까. (중략) 사서들 뿐만 아니라 전문가와 시민이 같이 만들어가는 독서축제였기 때문에 성공할 수밖에 없었어요. 저는 탐라 도서관을 개관할 때부터 1개 도서관만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그래서 우당도서관이 중심이지만 실무추진단은 탐라도서관에서도 함께 했어요.’ (p. 21 일부)

‘도서관 설치율 100%, 출판교육을 위한 <책의 학교> 설립, 매년 출판업계 현안을 다룬 심포지엄, 돗토리현립도서관의 현민을 위한 활동, 그리고 지역도서전 등이 일본에서 가장 작은 현인 돗토리현에서 진행하고 있다. (중략) 이러한 활동이 돗토리현립도서관이 두 번이나 도서관상을 수상하게 했고, 북인돗토리를 30년 동안 지속가능하게 했으며, 일본에서 ‘지역출판’을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돗토리현’을 떠올리게 했다. 북인돗토리가 지금은 비록 향후를 염려하고 있지만 지역출판과 지역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p. 32 일부)

 
다양한 매체들 사이에서 책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책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아직은 손가락으로 화면을 넘기기보다 책장이 넘어가는 느낌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가운 노력들이 계속될 수 있길 소망한다.


 
독서의 미래
 
실체도 정의도 잘 모르지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어느새 친숙해졌다. 그것이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혁명과 어떤 점이 비슷하면서도 다른지는 모른다. 다만 ‘혁명’이 몰고 오는 효과가 ‘변화’이고 4차 산업혁명 역시 그럴 것이라면 ‘누구’에 의한 ‘무엇’의 변화인지가 중요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독서혁명이다’라는 글에서는 이렇게 얘기한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혁신적인 기술이 주도하는 혁명이지만 그런 기술을 만든 주체는 사람이다. 사람의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기술혁명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사람혁명은 다시 사고의 혁명이고, 사고의 혁명은 독서혁명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p. 70 일부)

 
필자는 인간의 질문하는 능력,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 세상을 변화시키는 창의력은 기계가 대신하지 못할 능력이라고 이야기한다. 기술을 이용할 인간이 기술의 편리에 젖어 지식을 쉽게 얻는 것을 경계하면서 책과 사색을 통해 깨우칠 수 있는 체험적 지식을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축적의 시간’, ‘축적의 길’, ‘다시, 연습이다’라는 책 세 권을 추천한다. 독서를 통한 사고의 혁명, 사람 혁명의 논리에는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다만 이 글을 독서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 독서를 설득할 수 있는 글로 활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4차 산업혁명은 독서혁명이다’가 사회 전체의 독서에 대한 글이었다면 ‘나’의 독서에 대한 글로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은 ‘목표를 둔 책 읽기 어떻게 해야 할까?’였다. 필자는 일정 기간 동안 일정 독서량에 대한 목표를 ‘양적목표’, 특정 분야의 독서를 통해 일정 수준을 달성하는 것을 ‘질적목표’로 구분한다. 그리고 독서가 갖는 가치의 중요한 부분을 언급한다.
 

‘엄밀히 말해 우리가 목표로 하는 독서는 많은 독서를 하는 게 아니라 독서 목적의 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가진 지식수준을 높이고 독서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결과를 얻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중략) 독서의 질은 자신이 알고자 하는 분야의 지식수준, 독서를 통해서 얻는 긍정적 효과, 본래 세운 목표의 달성 등 순전히 주관적 관점에서 얻는 이득이다. (중략) 그런데 지식의 깊이를 누가 판단한다는 것인가? 소설이든 에세이든, 아니면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서의 웹 소설이든 읽어서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여기서 삶의 위안을 얻는다면 책을 읽는 의미는 충분하다’ (p. 67 일부)

 
내가 가장 경계하는 독서는 ‘그저’ 남들이 읽었기 때문에 하는 독서다. 아직 독서 취향이 생기지 않은 상황에서 참고할 목적으로 읽거나 남들이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유를 알고 싶어 하는 독서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남들이 읽었기 때문에 책을 펼치고, 그 모습을 통해 ‘나도 책을 읽어’라는 인상을 풍기고자 하는 독서는 과연 그 삶에 어떤 도움이 될 지 의문이다. 물론 안 읽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독서는 결국 ‘나’의 행위다. 어떤 작품을 대하든 사람마다 얻는 메시지가 다르고, 그것은 다른 표현 방식이더라도 마찬가지다. ‘나’를 위한 독서를 하려면 올 해에는 어떤 독서가 필요할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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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끝자락에 접어드는 지금, 새해목표에 대해 생각한다는 게 멋쩍기도 하다. 계획을 세우고 달성하는 것에 게으른 탓도 있다. 다만 독서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잡지를 읽으며 나는 나의 독서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내 성장을 위해 적합한 도서를 찾고, 책의 첫 장을 그 날 넘기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김마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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