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킨포크 테이블, 쉽고 따뜻하고 간편하고 그리고 특별한

글 입력 2018.01.1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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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름에서 느림으로
홀로에서 함께로
복잡함에서 단순함으로

<킨포크 테이블>
#Review


책입체_킨포크테이블 띠지.jpg
 
킨포크 테이블이 도착했다. 그러나 도착한 상태로 이틀간 건들지도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건들지 못했다. 이래저래 할 일이 많았고 바빴다. 택배 상자가 뜯기지도 않은 채 집안 한 구석에서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침대에 누우며, 아, 지금 1분만 투자하면 책을 만나볼 수 있을텐데. 혼자 중얼거렸다. 그치만 어쩔 수 없었다. 택배를 뜯으면 잠이 와르르 무너질 것만 같아서 그렇게 이틀을 내비두었다.

외출을 마치고 돌아와서 옷조차 갈아입지 않은 채 택배를 마주했다. 한 끼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날이었다. 배가 고팠지만 배가 고픈 것보다 책을 먼저 보고 싶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아마- 그 책이 고단한 하루 끝에 위로가 되어줄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노란 줄을 끊어내자 커다란 책 한 권이 짜잔 하고 튀어나왔다. 정갈하고 깔끔한 책이었다. 두껍고 무겁지만 결코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든든한 느낌이었다. 첫 장부터 피지 않고 무턱대고 아무 페이지나 펼쳤다. 소담스러운 식탁 한 상이 날 반겼다. 페이지를 넘기니 간단한 레시피들과 앙증맞은 사진들이 줄지어져 있었다. 그렇게 한동안 아무 페이지나 넘기며 책을 들여다보았다. 옷 갈아입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바쁘지만, 그 순간만큼은 빠름이 아닌 느림으로 가고 싶었기 때문에. 카페에 갈 생각으로 책을 들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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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리뷰를 써내진 못했지만, 무슨 말을 적어야할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도 단어들이 튀어 올라왔다. 반질반질 좋은 촉감의 종이를 어서 자랑하고 싶었다. 날 치유해줄 좋은 사진과 좋은 글, 좋은 레시피들이 생겼다고 적고 싶었다. 그 땐 뭐가 그리 참아야할 것이 많았는지. 지금은 그 생생한 어휘들을 잃어버렸지만, 여전히 킨포크 테이블은 내게 참 좋은 손님이다.


그들의 부엌과 손님 초대의 이야기,
사소한 식탁 이야기, 일상, 사진,
사랑스러운 웃음과 자연스러운 눈길.

아주 간단해보이지만
보기만해도 배불러지는 음식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집과 부엌들 사진을 볼 때면 끝도 없이 부러워지지만, 이 것은 어떤 열등감이 아닌 하나의 이상향이 된다. 바쁘든, 바쁘지 않든, 그들만의 삶을 슬로우하게 보낼 수 있는 어떤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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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
(‘몽로’ 요리사, 푸드 칼럼니스트)

: 음식 접시가 저마다 표정을 갖는 순간이 있다. 어떤 접시는 사람들의 목을 조르고, 다른 접시는 따뜻한 위로가 된다. 킨포크의 요리들이 내게 말을 건다. 나도 요리와 잘 지내고 싶다. 겁도 주지 않고 나쁜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맛있게 먹어줄 것이다. 손을 내밀면 잡아다오. 요리는 따뜻하지만 레시피는 칼 같다. 그게 내가 살고 싶은 방식이다.

송은지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 누구나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좋은 것이 있게 마련이다. 김치볶음밥을 정말 맛있게 만드는 법, 숨겨진 동네 여행 코스, 할머니가 알려준 양말 개는 법, 양념장 비율이나 재미있는 농담 같은 것들. 삶을 나만의 것으로 가꾸는 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한 끼 식사를 어떻게 하는가’ 같은 단순한 질문에서 삶의 특별함이 나온다. 각자의 삶에 깃들어 있는 가장 좋은 비밀들을 기꺼이 나누려고 하는 책이 있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가 있을까.

차유진
(푸드 칼럼니스트)

: 음식을 만들고 누군가를 초대해 함께 먹는 것은 단순히 식사 초대가 아닌 인생으로의 초대다. 10년 넘게 요리하는 나를 지탱하는 힘도 거기서 온다. <킨포크 테이블>에는 삶을 특별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준 자신만의 요리를 많은 이들과 기꺼이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의 따뜻하고 멋스러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 책의 레시피들은 두말할 필요 없이 정확하고 쉽고 맛있으며 개성이 넘친다. 읽는 것만으로 그들의 따뜻한 테이블에 직접 초대받은 기분이다.

하시시 박
(포토그래퍼)

: 요리는 사진과 닮았다. 사진을 보면 찍은 이의 시선을 맛볼 수 있듯 어떤 음식을 함께 나누면 그 요리를 만든 사람의 품성을 느낄 수 있다. 멋질 정도로 단순하고 느린 레시피를 공유했던 이 시간은 타인의 접시뿐 아니라 그들의 삶을 엿본 순간이었다.

하이디 스완슨
([Super Natural Every Day] 저자)

: 심플하고 영감을 주는 레시피들……. 네이선과 킨포크 팀은 잘 알고 있다. 식탁에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눌 때 우리 안에 가장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가장 쉽게, 가장 따뜻하게, 그리고 가장 간편하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이 담겨있는 책이었다. 이 것은 가장 쉽고, 따뜻하고, 간편하면서도 각자에게 있어 가장 특별했다. 아주 잠깐, 책을 덮고 내가 온전히 행복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생각해본다. 파스타에는 꼭 버섯을 넣는다던지, 배부를 때면 옆 학교까지 산책을 다녀온다거나, 오렌지 주스는 어느 음식에도 어울린다던지.. 그리곤, 오늘 저녁은 어떤 음식을 먹고, 또 내일은 누구와 어떤 식사를 할지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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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nfolk Table
킨포크 테이블 양장 합본

원제 : The Kinfolk Table
지은이 : 네이선 윌리엄스
옮긴이 : 박상미
분야 : 가정·생활>음식 / 취미·실용>요리
에세이>요리 에세이/여행 에세이
면수 : 368쪽
정가 : 24,800원 
발행일 : 2017년 11월 30일
ISBN : 979-11-5581-135-1 (13590)
판형 : 280*203 양장
펴낸 곳 : 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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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리뷰는 아트인사이트 문화 초대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이주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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