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알렉산더 지라드의 디자인과 열정에 감동했다. [전시]

글 입력 2018.01.1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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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공식 포스터.jpg
 

지난 6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알렉산더 지라드 - 디자이너의 세계展>을 다녀왔다. 알렉산더 지라드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디자이너다. 이번 전시는 알렉산더 지라드를 조명하는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각 챕터마다 작품과 함께 지라드의 생애와 업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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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드는 인테리어, 건축, 가구, 소품, 텍스타일 등 폭넓은 디자인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어떤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지라드를 천재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보고 나면 그가 단순히 천재여서가 아니라, ‘디자인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유연한 사고’, ‘여러 문화와 전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가졌기 때문에 분야를 가리지 않고 참신한 디자인을 창작할 수 있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지라드는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작고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심혈을 기울여 작업했다. 전시장에 진열된 작품들을 보면 그가 자신의 손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해낸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순수예술과 응용미술 사이에 분명한 선을 긋지 않았으며, 전통이나 역사의 급진적인 단절을 추구하지도 않았다. 화려하고 풍부한 색과 형태를 추구하면서도 언제나 구조와 순서를 통한 명료함을 선호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펑키하면서도 세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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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라드는 포크아트(민속예술품) 애호가였다. 포크아트 소품들은 지라드의 작품세계에 많은 영감을 줬다. 지라드의 할아버지는 그에게 17세기 이탈리아 성탄 화를 선물로 주곤 했다. 이후 자극받은 지라드는 16살 때부터 포크아트 소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전시의 4부인 ‘수집과 설치’ 구역에는 지라드가 수집한 포크아트 소품들이 전시돼있는데, 방대한 수에 입이 쩍 벌어진다. 그는 100여 곳 이상의 나라에서 10만 점 이상의 포크아트 소품을 모았다. 지라드는 포크아트 수집을 통해 여러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여기서 영감받은 이미지를 자신의 디자인 속에도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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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중간에 지라드가 디자인한 기모노나 동양적인 패턴, 드로잉이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그가 동양의 문화에도 관심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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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디자인은 브래니프 인터내셔널 항공사 디자인(1965)이었다. 이 항공사의 대표인 로렌스 하딩은 지라드에게 기업 디자인을 의뢰했고 지라드는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항공사 이미지를 창조해냈다. 그는 본 프로젝트를 위해 7개의 조화로운 색채조합을 만들었으며, 항공기 내부와 공항의 서비스 운송수단에 이 색채조합을 적용했다. 그리고 항공기는 물론 공항의 항공사 라운지, 서체와 로그, 인쇄물까지 다양하게 디자인했다. 원색을 사용해서 그런지 지라드가 창작해낸 항공사 디자인은 화려하고 펑키했으며, 한번 보면 잊히지 않을 만큼 강렬했다. 티켓 하나도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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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기에 그의 열정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은 존 디어 벽화(1964)다. 지라드는 농기계 제조회사인 존 디어사를 위해 1873년부터 1918년까지의 회사 연혁을 보여주는 콜라주 벽화를 디자인했다. 존 디어 벽화는 높이 2.4m에 길이가 49m나 달한다고 한다. 전시장에 벽화의 모습과 제작과정이 담긴 사진 그리고 지라드가 디자인한 벽화 도면이 있었는데, 사진만 봐도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는 그의 열정과 세심함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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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ra Design Museum


전시를 둘러보며 지라드의 환상적인 디자인에 감동했고 그의 작품세계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그의 감각적인 작품과 디자인을 대한 열정은 앞으로도 디자인 전공자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좋은 자극을 받고 싶다면 <알렉산더 지라드 - 디자이너의 세계展>에 와서 작품들을 천천히 톺아보길 바란다.





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展
- Alexander Girard, A Designer's Universe -


일자 : 2017.12.22(금) ~ 2018.03.04(일)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1/29, 2/26)
크리스마스, 설연휴 정상운영

시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입장마감: 오후 6시)

*
3월 : 오전 11시 - 오후 8시
(입장마감: 오후 7시)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티켓가격
성인 13,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8,000원

주최
컬쳐앤아이리더스
주한미국대사관

관람연령
전체관람가




문의
컬쳐앤아이리더스
02-6273-4242





[정바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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