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당신의 작년은 어땠나요? [여행]

-2017년을 보내며
글 입력 2018.01.01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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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가 밝았다. 예전처럼 떨리는 마음으로 연예대상이나 가요대전을 보며 제야의 종을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1월1일 아침은 뭔가 울렁울렁하다. 늘 그랬듯이 올 한해는 보다 발전해있을 것만 같고 미뤘던 공부도, 늘 다짐만 했던 다이어트도 다 이룰 수 있을 것만 같다. 설레는 마음으로 2018년의 다이어리를 피면서, 괜시리 작년에 썼던 다이어리를 뒤적거려봤다. 2017년이 어느새 작년이 되어버린 그 첫날, 다이어리를 넘기면서 다시금 회상해보는 작년은 참 내게 있어서 의미가 큰 한 해였다.

나는 작년에 3학년 진학을 앞두고 휴학을 했었다.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취업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었다. 나는 대학에 입학하기 전부터 늘 세계여행이라는 로망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 로망을 위해 수능이 끝나자마자 과외를 시작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적금을 모아오던 나는 드디어 2017년 3월, 비행기에 올랐다. 프라하부터 시작해 미국과 캐나다를 거쳐 남아메리카의 칠레로 끝나는 약 4개월 가량의 내 여행은 정말 다사다난했다.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인종차별에 위협까지 당해서 눈물을 가까스로 참았던 기억도 있다. 특히 나는 체력이 참 약한 편이고 운동신경이 심각하게 뒤떨어져서 남들보다 두배 넘는 시간동안 산을 오르기도 하고, 가파른 내리막길에서 도움의 손길을 구하기 위해 땅바닥에 30분동안 앉아서 다른 여행자를 기다리기도 했다. 게다가 겁도 많아서 덩치 큰 외국인한테 말거는 것도 무서웠고 초반에는 바가지란 바가지는 다 씌어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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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바라보는 야경]


그런데 신기하게 힘든 일이 생겨서 포기하고 집에 가고싶을 때 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어린 나이에 장기여행을 다닌다고 기특하게 보는 언니들도 있었고, 과자를 나눠주신 아주머니들도, 길거리 공연을 하는 할아버지께 받은 엽서 선물까지, 다양한 연령, 인종의 사람들로부터 따뜻한 위안을 받고나면 힘든 것은 어느새 사라지고 다시 힘차게 여행길에 오를 수 있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다니다 보니 2시간을 못걷던 체력은 어느새 하루종일 걸을 수 있게 되었고 스페인어도 못하면서 남미에서는 흥정의 달인이 되어있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민했던 입맛은 온데간데 없이 뭐든 잘 먹기도 하고, 언제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면서 걱정과 근심이 가득했던 내가 '긍정마인드 막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 여행 전까지만 해도, 혼자 밥먹는 것을 싫어하고 남들 시선을 많이 의식하곤 했는데 여행을 다니면서 점점 혼자에 익숙해지고 그 편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단순히 '혼자 무언가를 할 수 있어졌다'라는 변화 보다는 하루하루 그 날 무엇을 할지, 어디서 잘지, 어디를 갈지 등 모든 것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로 인한 책임도 오롯이 혼자 감당하면서 좀 더 자신을 신뢰하고, 나를 알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것저것 실수가 많아서 몇십만원을 잃기도 하고, 후회가 많이 남기도 했다. 그러나 그랬기에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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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퀘벡의 거리]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후, 의욕에 가득차있던 여행 직후에 비해 지금 많이 풀어졌긴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7년은 새로운 것에 도전을 많이하고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내게 있어서 2017년은 단순히 '세계여행을 간 해' 보다는 그동안 내가 간절히 원했던 어떠한 버킷리스트를 하나 이룬 해이고 시야를 넓힐 수 있었던 한 해였다. 2018년이 반가우면서도 아쉬운 것은 아마 아직까지 내겐 2017년의 그 설렘과 행복이 다 가라앉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나를 비롯해 주변의 사람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작년이 좋은 의미로 남아있기를, 앞으로 시작될 2018년에도 행복만 가득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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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소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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