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회사에서 삼 개월 간 촬영 팀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다. 성공한 기업인의 경영 철학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부산 출장을 떠났다. 우리가 찾은 기업인은 떠오르는 건설 회사의 CEO였다. 시 쓰는 CEO라는 별명에 걸맞게 한 시간 여의 인터뷰 내내 그는 시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았다. 건설에 대한 열정 못지않게 시와 책을 사랑한다던 그는 생활과 경영 전반의 기본을 독서로 가다듬고 있었다.

  독서가 경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알게 되었다. 경영은 다양성을 포용하고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휘하에 놓인 기십, 기백의 직원을 효과적으로 통솔하려면 지도자는 독단적이어서는 안 된다. 이해와 배려, 끊임없는 소통으로 형성된 견고한 관계망이 리더십의 역량이자 성공적인 경영의 표본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독서이다.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곧 한 사람의 마음을 정독하는 것. 책이 쌓일수록 더 많은 사람과 조우하는 것이고 그만큼의 다양성을 공부할 수 있다.

  『독서경영』은 독서의 힘을 일찌감치 깨닫고 실천하고 있는 여러 회사를 소개한다. 독서경영, 독서를 통한 경영으로 놀라울 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 그룹들이다. 네페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유수의 기업들이 독서를 권장하고, 매달 독서 토론을 진행하여 업무 성과에 반영하기도 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독서경영이 각 개인의 의식 수준의 발달이나 업무 능력 향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전체에도 작지 않은 성장을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멘토링 데이’라는 그들만의 독서 토론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캐럿글로벌社는 ‘책이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p.67)’고도 말한다. 이들에 의하면 성공적인 경영이란 곧 독서경영이라는 공식이 세워진다.

  대성산업가스社의 경우는 위 그룹들과 닮은 듯 특별하다. 김형태 사장은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이 되기까지 ‘독서’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고백한다. “책을 읽는다는 건 생각한다는 것이고 생각으로부터 깊은 생각이 나오게 되지요. 또한 의지가 나오고 열정이 나옵니다.(p.44)” 이 열정이 직장생활을 해나가는 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독서와 생각의 힘을 알았기에 김 사장은 전 직원에게 책을 읽힌다.

  그 과정이 대단하면서도 놀랍다. 각 개인은 한 달에 한 권, 일 년에 12권을 읽어야 할 의무가 있고 독서 토론을 거쳐 독후감을 작성해야 한다. 직원이 작성한 독후감은 김 사장이 수거하여 하나하나 꼼꼼히 읽고 교정을 보거나 피드백을 단다. 사장과 사원이 독서를 통해 소통하고 이어지는 것이다. 지속적이고 열정적인 관심으로 사내 독서동아리가 62개까지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국내 매출액만 5천억 원 대의 성장을 거둔 이유를 김형태 사장은 바로 이 독서의 힘이라고 손꼽는다.

  그럼 우리의 독서는 어떠해야 할까. 우리의 인생도 눈부신 성장을 거두기 위해 독서경영을 거칠 필요가 있다. 한양대 미래인문학교육센터 연구교수인 박수밀 작가의 칼럼 「일상의 독서 홍길주의 대인춘풍(待人春風)의 리더십」은 독서를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가 아니라고 말한다. 19세기 문장가 홍길주의 말을 빌려 ‘진정한 독서는 일상의 삶을 보고 듣고 배우는 것(p.30)’이라고 이야기한다.

  실천이 되고 삶에 적용이 되는 공부로서의 독서. 『독서경영』은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도록 시간을 확보하라(p.90)'고 우리를 다그치기도 하고 책을 읽지 않는 세태를 꼬집어 경각심을 주기도 한다. 우리는 이 잡지를 통해서 인생을 경영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결코 어려운 학문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몇 년 씩 책을 붙들고 연구해야 터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옆에 놓인 책을 한 권 드는 것,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 독서를 통한 경영, 그토록 쉽고 단단한 성장을 우리는 목도하고 실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