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외면하고 싶은 나를 마주하다, 연극 < 맥베스 >

음악극으로 풀어낸 맥베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글 입력 2017.11.10 23:2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사회의 보편적인 도덕률을 의식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하려고 한다. 응당 그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차오르는 욕망과 욕구는 자제하고 바람직한 선택을 우선한다. 그러나 매 순간 성공적으로 이성이 지배하는 삶을 살았다면 인생에 드라마가 발생할 수 있었을까?


2017-11-03 17;05;48.jpg
 


받아들일 수도, 거부할 수도 없다


여기 세 마녀의 예언에 혹하여 왕을 시해하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 인물이 있다. 맥베스의 행동은 당시로써는 특히나 용서받지 못할 죄로 인식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그는 자신이 저지른 반역에 당당했을까? 그에게 그런 배짱은 없었다. 그는 과거 누구보다도 두려움에 떨며, 갈수록 심해지는 죄의식에 제대로 사고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 전쟁터에선 용맹하기 이를 데 없는 그가 자신의 욕망이 자초한 일을 솔직하게 쳐다볼 용기는 없다. 이에 그는 마녀의 예언이 모든 일을 시작한 원인이며 이는 곧 운명과도 같은 일이라고 믿어버린다. 또한, 욕심 많은 아내의 간언에 자신은 어쩔 수 없었다고 대변하는 등, 죄의식에 버티기 힘들어질 때마다 타인에게 책임을 돌리려고 한다. 그의 내적 갈등은 작품이 전개될수록 극에 치닫고, 끝까지 자신이 한 선택을 외면하는 그는 죽음 앞에서 고통이 아닌 해방의 이미지를 갖는다.


맥베스_컨셉사진 1.jpg
 


인간 보편의 감정을 맥베스의 고뇌로 풀다


< 맥베스-King’s Choice >는 이러한 맥베스의 내적 갈등에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춰 극을 전개한다. 관객은 그의 덩컨 왕 살해 이후 대관식 전까지의 과정 동안, 그의 처절한 몸부림과 괴로움을 전면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에게 이입되는 순간, 그대는 불편할 것이다. 그대 또한 그였던 적이 있었기에.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욕망을 억누르지 못하고 일을 저지르고 마는 것은 인간이 흔하게 겪는 일이다. 머리로는 안되는 것을 아는데, 가슴은 강렬하게 원하는 이 경험은 강한 공감의 열쇠이다. 분명 내가 원해서 선택한 것인데, 저질러놓고 보니 사회적 통념 혹은 예상되는 비난에 끝없이 눈치를 보며 죄책감을 느낀다. 내가 그렇게 ‘잘못된’ 사람인 것을 차마 인정할 수 없는 우리는 적당한 핑곗거리를 열심히 찾아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아리송한 마녀의 예언 앞에서 자신의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서 받아들이고 불리해 보이는 건 무시하려 하는 맥베스의 모습에서, 우리는 자신에게 유리한 대로만 생각하려는 인간의 습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의 고뇌를 함께한다. 그를 동정한다.


맥베스_컨셉사진 2.jpg



다채로운 음향이 낳은 입체감, 음악극 < 맥베스 >


창작집단 몬스터는 결성될 때부터 음악극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음악 및 음향 연구를 펼치는 단체이다. < 맥베스 >는 그런 그들의 창단 공연으로, 기존에 없던 색다른 음악적 접근법을 선보인다. 루프 스테이션과 피치 시프트를 이용해 입체감을 살리고, 현장에서 직접 녹음한 음원을 이용하는 등 남다른 생동감을 연출한다. 이 특별한 음향 장치는 무엇보다 맥베스의 내면 심리 흐름에 활용되며 극의 몰입을 극대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창의적인 음악 해석이 작품의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가 된다.





원작을 재구성해 맥베스라는 인물을 집중 조명하는 이번 작품, < 맥베스-King’s Choice >는 관객을 그의 내면 끝까지 데려갈 것이다. 불편한 진실은 피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대가 왜 진정 피할 수밖에 없는 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영원히 외면하고 모른 척할 수는 없다. 무대 위의 맥베스로부터 ‘나’를 봄과 동시에 이를 똑바로 마주할 용기를 내는 것, 그것이 필자가 이번 극에 바라는 점이다.



맥베스
- 상상이 생각을 지배한다 -

일자 : 2017.11.10(금) ~ 11.19(일)

시간
평일 8시
토 4시, 7시 / 일 4시
월 쉼

장소 : 나온씨어터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중고대학생, 25세 미만 청년 50% 할인

제작
창작집단 몬스터

기획
K아트플래닛

후원
서울특별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 90분

문의
창작집단 몬스터
02-742-7563



맥베스_웹배너_700px.jpg

 


해당 게시물은 아트인사이트(www.artinsight.co.kr)의 문화 초대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1.png



사진 및 자료 출처: 아트인사이트


[염승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