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디션: 내 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뮤지컬]

글 입력 2017.10.01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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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웠다고, 말하면 오지랖인걸까. 8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 오디션 >에게 느낀 것은 반가움이었다. 세 번째 관람이다. 쫓기듯 흘러가던 10대에 2번의 관람, 그리고 이번에 세 번째 만남이었다. 그때 음악 숙제를 위해 처음 < 오디션 >을 찾았던 나와 지금의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번 관람은 과제도 시험도 아니지만, 순수하게 뮤지컬을 즐기고 싶은 마음 역시 두 번째 관람을 기다리며 흥분했던 열일곱 소년에게 밀리지 않을까.

그저 뮤지컬이었고, 배우들의 노래였고, 어른들의 이야기였다. 약 10년이 흘러 다시 만난 그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어른들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내 이야기, 친구들의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어른들의 멋진 이야기가 우리들의 슬픈 이야기로 다가왔을 때,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노래가 얼마나 슬픈 것이었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그들의 10주년이 납득되는 순간이다.

꿈을 좇는 청춘의 이야기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많은 이들이 자신의 꿈을 잊고, 안정을 지향하게 되는 것을 우리는 주변에서 자연스레 볼 수 있다. 무엇을 좋아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었는지를 잊어가며 주변의 물살에 몸을 싣고, 다수가 한 방향을 향해 달려간다. 2017년, 올해 지방공무원 7급 시험은 ‘130 대 1’이라는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안타깝고, 비난할 수 없는 일이다. 꿈 없고, 안정만 좇는 비겁한 선택이라며 그들을 비난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청년들에게 ‘안정’이란 가치는 이제 새로운 꿈이자 가치관이 되었다. 안정을 보장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청년들은 ‘안정’을 ‘꿈’의 위치에 두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찾은 < 오디션 >은 슬펐다. 꿈을 향해 달리는 밴드 ‘복스팝’의 열정과 용기가 부러워 몹시 슬펐다. 나는 어느새 겁쟁이가 되어 있었다. 대학에 입학하고, 군대를 지나며 흔히 말하는 ‘사회화’의 과정을 통해 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전혀 다른 저울을 갖게 됐다. 다수에 편승했다는 생각에 이상한 소속감마저 들었다. 꿈 없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 채 어학 점수와 스펙에 신경 쓰던 내게 < 오디션 >은 10년 전, 그때를 떠올리게 했다. 학교와 가정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방학숙제를 위해 뮤지컬을 찾았던 그때가 어쩌면 가장 ‘꿈’을 갖고 있던 때가 아닐까. ‘꿈’이 뭐냐는 질문을 누구도 하지 않고, 나도 묻지 않는다.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해준 < 오디션 >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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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뮤지컬 < 오디션 > 공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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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뮤지컬 < 오디션 > 공연 사진



상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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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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