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術紀行] 2017 전시장으로의 미술기행: 9 월 – 1 0 월

글 입력 2017.09.07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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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전시장으로의 미술기행
9 월 – 1 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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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특별전: 균열>
2017.04.19 – 2018.04.29


 이번 전시는 잠정적으로 ‘균열’을 가능한 답의 하나로 제안하고자 한다. 잠시 미술에 대한 핑크빛 기대를 접어두고, 전시된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들이 우리에게 ‘균열’을 내기 위해 만들어졌고, 우리 역시 ‘균열’의 기대를 품고 미술관에 왔다고 가정해보자. 시선을 돌리면 풍경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자, 이제 실제 전시된 작품들 속에 숨은 균열을 찾아보자. 그 균열은 어떤 형태로 어떤 방향으로 나 있는가? 그리고 그 균열된 틈으로 바라본 세상은 여전히 같은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특별전: 균열>은 크게 ‘몸’과 ‘믿음’의 두 부분의 전시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몸’에는 구속, 변이, 상처 3가지의 키워드가, ‘믿음’에는 미인도, 풍경, 국가•사회•종교, 대중매체 4가지의 키워드가 들어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전은 언제나 나와 내가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갖고 있는데, 이번 전시 또한 우리가 살아온, 살아가는, 앞으로 살아갈 사회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왜 미술작품을 봐야해?”라는 물음을 갖고 있는 당신이 꼭 봐야할 전시이다.


경기 과천시 광명로 313 (막계동 산58-4 국립현대미술관)

휴관일: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의 평일이 휴관)
관람시간: 3월-10월 오전 10시-오후 6시 (토요일 오후 9시까지)
* 단,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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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아시아 디바: 진심을 그대에게>
2017.07.14 – 2017.10.09


 ≪아시아 디바: 진심을 그대에게≫는 이와 같은 미소간의 냉전이데올로기로 대변되는 정치적, 문화적 자장이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같은 후기식민 문화권역에 어떠한 방식으로 현지화 되었는지에 주목한다. 이 시기 한국이 ‘군사독재,’ ‘산업화,’ ‘대중문화’와 같은 다양한 표제어로 기억되는 격동의 시대였던 것처럼 식민의 경험을 공유하는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 역시 편차는 보이지만 유사한 역사적 궤도 위에 놓여있었다. 이러한 자장 속에서 이번 전시는 폭력과 억압에 의해 퇴폐문화로 낙인찍힌 하위문화와 가부장적 남성 군부문화 속에서 소외되었던 여성과 타자들의 목소리에 주목하며, 이를 김추자, 한대수 등으로 대표되는 60-70년대 한국의 대중문화 아이콘과 동남아시아의 대중문화의 프리즘을 통해 제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월남에서 돌아온 새까만 김상사 이제사 돌아왔네”라는 많이 들어본 듯한 친숙한 멜로디가 흐르며 화려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너무 화려해 눈을 어디에 둬야할지 난감하다. 여기저기에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영상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LP디자인이 벽면에 전시되어 있다. 나에게 이 전시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면 의자에 앉아 영상작품을 감상해보자. 또 희망찬 메시지를 담은 진한 글씨로 덮힌 신문지 앞으로 다가가 희미하게 쓰인 글자를 읽어보자. 그 목소리를 들었을 때, 이 전시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들었을 때 아마도 당신의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을 전시가 될지도 모른다.


서울 노원구 동일로 1238 (중계동 508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8시 / 주말•공휴일 오전10시-오후 7시
* 단,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0시-오후 10시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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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청각 <여덟 작업, 작가 소장>
2017.09.01 – 2017.09.30


 그렇다면 왜 이 전시는 2017년에 열리게 됐는가? 전시가 열린 공간과도 관련이 있을 테고, 무엇보다 여러 우연이 작용해서일 것이나, 이유를 시대와 연관 지어 생각하고 싶어진다. 뒤따르는 질문들에 대해 (다시, 또 다르게) 생각해볼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동시대 미술은 더 이상 호명할 수 없는 대상인가? 어쨌든 미술은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것은 어떤 형태로 삶을 지속하나? 지난 몇 년간, 당신이 본 작업을 엮어 전시를 만든다면 어떤 작업을 고르겠나? 골랐는가? 왜 골랐는가? 그 작업은 진부하지는 않은가? 고른 작업들은 서로 유사성을 띠는가? 그것은 무엇인가? 그 작업은 좋은 작업인가? 우리가 그것을 봐야 할 이유가 있는가?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길을 따라 쭉 올라간다. 한참을 올라가다 보이는 노란색 건물 (이름 ‘반한닥’) 사이로 꺾어 들어가면 건물로 가로막힌 골목이 나오는데 그 옆이 바로 ‘시청각’ 건물이다. 서촌에 놀러가는 겸 이 전시를 본다면 꼭 현금 5,000원을 챙겨가길 바란다. 전시의 도록을 판매하는데,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몰라 멍하니 서 있다가 이 도록을 펼치면 당신에게 여러 가지 행동을 하게 만드는 지시문들이 튀어나온다. 도록을 차근히 살피며 전시장을 둘러보면 작가가 왜 전시장에 ‘이런 짓’을 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57-6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인동 5-5)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시간: 오후 12시-오후 6시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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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마도 예술 공간 < Quizás, Quizás, Quizás >
2017.08.28 - 2017.09.24


 전시의 제목 < Quizás, Quizás, Quizás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는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 대상으로부터 명확한 대답을 듣지 못해 상심하는 가사를 담은 노래의 제목에서 차용한 것이다. 이처럼 본 전시는 무언가를 욕망하고 끊임없이 요구하지만 닿을 수 없는 개인의 공허한 정서를 바탕으로 구성된다. 전시를 관통하는 세 개의 키워드 ‘기억’, ‘밤’, ‘걸음’은 이우성의 작업적인 태도에 대한 암시이자, 그의 시선이 갖는 온도나 깊이, 대상으로부터 취하는 거리에 대한 은유이다.

 조화와 부조화, 친숙한 것과 낯선 것, 유사성과 차이, 중심과 주변, 타자와의 다름. 이는 작가 이우성의 작품 키워드이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달리 보면 그림을 보는 나 자신의 일상과 닮아있는 그림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전시장은 지상 2층과 지하 1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하 1층 공간이 어둡다고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히 내려가서 ‘아마도 예술 공간’만의 냄새를 맡고 오길 바란다. 이태원/한남동을 방문한다면 꼭 이곳을 들려보자.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683-31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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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트스페이스 풀 <조각모음: 정덕현 개인전>
2017.08.25 – 2017.09.24


 정덕현은 작가노트에서 “내가 선택한 사물들 혹은 나를 선택한 사물들은 나와 동료들의 초상이 되었고, 약자들이 되었으며, 사회의 시스템이 되었다”라고 말한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들이기에 섣불리 재단하지 않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온몸으로 천천히 반복해서 의심하고 탐구한다. 세 그릇의 밥공기와 공중에 걸린 무지갯빛 행성모형 장난감, 동성애자 군인A대위에게 유죄를 선고한 사건 때 그린 그림의 제목 ‹같이 먹자›(2017)라는 말이 어쩌면 작가가 가장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서울 종로구 세검정로9길 91-5 (서울 종로구 구기동 56-13)

휴관일: 매주 월요일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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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진화랑 <그림 없는 전시회>
2017.09.05 – 2017.09.14


 “시각장애인들이 보는 미술책을 처음 보았어요.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죠. 점자로 그림을 매우 상세하게 묘사해놓은 글을 읽으며 머릿속에 그림을 떠올려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 순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반대로, 시각장애인의 머릿속에 있는 삶의 모습을 굉장히 구체적인 글로 적어 놓는다면, 그 글을 읽는 일반인도 머릿속에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겠구나. 상상력을 이용해 그림이 없는 전시회를 열어보자는 기획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가보지 않았다. 2주도 되지 않는 짧은 전시기간이지만 그 기한 안에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알려주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다. 1부 ‘시각장애인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 2부 ‘세계의 촉각 명화’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전시장에는 그림이 없다. 오로지 글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머릿속을 공유할 수 있다. 2부 전시장에는 그동안 미술관의 선에 막혀 만지지 못했던 명화를 촉각으로 느낄 수 있다. 세상을 거꾸로 볼 수 있는 기획, 정말 매력적이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자로 25

휴관일: 매주 월요일 및 공휴일
관람시간: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 / 주말 오전10시-오후 5시
관람료: 무료




굵은 글씨는 전시서문/전시소개문을 옮긴 것입니다.
전문 필진_ 박이슬

보고, 듣고, 느끼다 : 美術紀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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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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