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소모' 되어가고 있는 우리에 대해 - 프란츠 카프카 < 변신 >의 재해석

글 입력 2017.08.2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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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는 고독한 사람이었다. 프라하에서 태어나 독일어를 쓰는 유대인이라는 특수한 환경은 스스로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아웃사이더로 느끼게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필연적으로 고독하고, 어딘가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짧은 생이었다. 40세의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난 그는 생전 남긴 작품이 단편 몇 편에 불과했지만, 사후 그의 친구를 통해 미발표된 몇 편의 장편소설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폐결핵 진단을 받고, 요양원에 들어갈 때까지 보험회사 직원과 소설가로써의 두 역할을 해내는 삶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현대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칭송 받는 그는 < 변신 >, < 시골의사 > 등의 굵직한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그렇게 짧은 생을 마감했다.
 
2017년 어느새 제 4회를 맞은 신진 연출가들의 축제가 있다. 한국 연출가 협회의 검증을 통해 선정된 4편의 작품이 성동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성수아트홀과 소월아트홀에서 나누어 공연된다. 그 중 프란츠 카프카의 < 변신 >을 재해석한 연극 < 소모 >도 있다. 뜻 깊은 일이다. 카프카의 소설을 현대의 이야기로 재해석한 연출자의 시도 역시 의미 있고, 무엇보다 협회와 지자체가 신진 연출가들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뜻 깊은 행사이다. 성동문화재단 정원오 이사장의 말처럼 신진연출가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중극장에서의 연출 경험은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7팀의 자유참가작 공연이 로비와 야외 무대를 통해 펼쳐진다고 하니 여유가 되시는 분들은 뜻 깊은 행사에 함께하시길 권해본다.



작품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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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극 > 소모 


2015년 11월에 초연된 < 소모 >는 카프카 원작 '변신'을 기반으로 오늘날 우리 시대와 더욱 가깝게 소통할 수 있도록 각색하여 재창조한 작품이다. 작품 < 소모 >는 소모되어 가고 있는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재조명하여, '오늘날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 아닌 어쩌면 그저 기계처럼 소모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인간 자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물질 문명과 기계화 속에서 나 자신, 자아에 대한 의미를 찾는 것 조차 퇴색되어버린 시간, 인간 또한 기계와 다름없어지는 존재의 상실감을 소모는 이야기하고 있다. 카프카 원작, '변신'에서처럼 주인공은 왜,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해버리고 인간이 아닌 벌레로 전락해 버릴 수밖에 없는가?

 브레히트의 말대로 연극은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닌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라고 말한 것처럼 작품 < 소모 >는 답이 아니라 위의 질문을 관객에게 제기함으로써 작품이 진행되는 동안 끊임없이 관객과 이 문제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데 그 주안점이 있다.



작품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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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극 < 소모 >


최악의 청년 실업률, 그 속에 취업을 위해 평생을 쉬지 않고 달려온 아들 선호. 어느 날 아버지의 취업청탁으로 집에는 국회의원이 찾아오게 되고, 잠에서 깨어난 선호는 벌레로 변한 자신의 몸을 발견하게 된다. 가족들은 의사를 불러 치료를 해보지만 결국 실패하게 된다. 벌레가 되어버린 아들로 인해 가족 모두는 각각 다른 생각을 품기 시작하는데...



상세 정보


소모 예매페이지.jpg
 

[김우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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