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든 예술은 타임머신이라는 말,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 를 읽고.
글 입력 2017.08.2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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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의 '모든 예술은 타임머신이다'라는 글귀가 이 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준다고 생각했다. 총 11명의 예술가들 중 그들이 태어난 출생지와 활동지를 중심으로 작가는 여행을 다녀온듯한 느낌의 작문을 선택함으로 인해 그 시대 작가들과 대화를 하는 듯한 시도의 연출, 혹은 작가들의 삶으로 들어가 인터뷰를 하는 것과 같은 연출 등 다양한 문체로 예술가들의 삶과 그들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잘 알고 있고, 몇 번쯤 책을 읽어봤던 작가라 할지라도, 작가가 프라하의 게토(유대인 빈민지역)에서 태어났으며 모스크바에 머물렀고, 파리의 플뢰리스 27번가에서 당대 유명 예술가들과 왕성하게 활동했다는 사실에 집중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프라하에 가본 적이 있거나 그의 생가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거나 혹은 그의 기념품샵을 가본적이 있다거나 하는, 내 삶과 직접 맞닿아 있는 경험을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작가들을 작품을 만들어낸 사람을 이상ㅡ그 이하로도 생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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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oltan_, 출처 Unsplash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런 도시들의 이름과 도로, 지역과 구역의 명칭에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프롤로그에서 제시했던 타임머신이라는 단어에 집중했기 때문이었다. 타임머신이라는 연출을 시도하겠다고 작정을 한 심산으로 쓴 프롤로그인 만큼 이왕이면 나도 적극적으로 작가를 따라 예술가들의 삶, 그리고 도시를 구석구석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처음으로 들었다.

단연컨대 예술을 공부하고 알고 싶은 마음은 예술가(사람)에게로 향하고, 예술가들에게 집중하게 되면 어느샌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배경 혹은 그들과 관계맺었던 다른 사람에게 집중하게 된다. 그 가운데는 도시를 공부하게 되기도 하고 혹은 전혀 새로운 분야로의 호기심으로 변하기도 하고, 때로는 음식, 때로는 자동차, 때로는 건축 등 무궁무진하게 변모하는 학문을 경험하게 된다.

덧붙이는 생각이지만, 예술사와 미학ㅡ예술전반의 학문을 공부하다보면 세상에 중요치 않은 매체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문학과 미학은 물론이거니와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수학과 천문학,물리학과 같은 학문들조차 어느순간 맞닿아있는 촘촘한 매커니즘속에서 발달해가고 발전해나감을 느낀다. 한편으로는 살아오면서 너무 이분법적인 사고로 생각하는 법부터 배워온건 아닌지, 그렇게 사고하도록 의도된 시스템안에서만 살아온건 아닐까 더불어 생각하게 된다. 이과적 발상, 문과적 발상부터가 사실 그 참상이다. 칼같이 나뉘어지는 학문이 있을까? 학문을 논하기 이전에 세상에 어떤 개념이 상대적인 요소없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조금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책에서 얻어가는 지식과 글감이 너무나도 많았다. '오늘은 바람이 좋아, 살아야겠다'의 제목은 예상컨대 책에서도 언급했던 폴 발레리의 "바람이 일어난다! 살아야겠다!"의 시구에서 따온 것이리라 생각해본다. 책 제목으로 삼게 된 에필로그가 조금은 궁금해진다. '시는 감탄사의 발전'이라는 폴 발레리의 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박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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