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ing Heart] 수험생은 정글을 혼자 탐험하는 사람과도 같다.

글 입력 2017.08.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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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은 정글을 혼자 탐험하는 사람과도 같다.


illust. by 정현빈


벌써 수능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푹푹 찌는 듯한 더위는 입추가 지나자 거짓말처럼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새벽에는 벌써 찬 바람이 분다. 여름 방학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런 저런 계획을 세워뒀던 것 같은데, 계획을 다 지키기도 전에 개학을 했다. 방학 동안에 무엇을 한 건가 싶어 자책하게 된다. 마음은 늘 편하지 않다. 책을 펴면 아직도 낯선 부분들은 왜 이렇게 많은 건지 모르겠다.

‘파이널 대비’, ‘단기적중’, ‘완성’이라는 이름으로 점점 올라가는 학원비와 인강비는 마음의 짐이다. 나를 믿고 지지해주신다는 부모님의 말씀 뒤에는 한 번에 붙어야 한다는 의무와도 같은 기대가 숨겨져 있어서 어깨가 무거워진다. 지원한다는 대학과 과도 솔직히 말하면 나에게 정말 잘 맞는 건지 확신이 없다.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은 채로 그저 책상 앞에 앉아있을 뿐이다. 자욱한 안개로 한치 앞 길이 보이지 않는 강가, 온갖 위험과 불안이 도사린 정글 속에서 강을 건너는 사람의 상황이 수험생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수험생은 정글을 혼자 탐험하는 사람과도 같다.


[정현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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