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 by 정현빈

'고코로야 진노스케’는 그의 저서 『너무 노력하지 말아요』 에서, 내가 어떤 능력을 기르고 지식을 익혀야만 나 자신을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은 ‘조건부 자신감’이라고 정의했다. 가령 내가 어떤 자격증을 땄기 때문에, 내가 어떤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A학점을 얻었기 때문에, 혹은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 받기 때문에 스스로를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은 조건부 자신감의 예시이다. 물론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활동이다. 그러나 그것이 자신감과 자존감의 지표가 되는 건 다소 위험하다. 하루 하루의 감정은 내가 내놓는 성과물에 따라서 불안함에 롤러 코스터를 탈 가능서이 높기 때문이다. 더 높은 기준을 만족 시키지 못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지 못한다면 안정된 마음이 급격하게 흔들릴 수 있다. 여러 스펙, 타인의 인정은 내 앞에 주어진 일들을 묵묵히 하다 보면 얻게 되는 작은 기쁨들 중 하나일 뿐이다. 마치 고전 게임 스테이지를 깨면 가끔씩 나오는 먹이들처럼 말이다. '조건부 자신감'보다는 약한 나, 서투르고 별볼 일 없는 나 자신도 그래도 괜찮다고 받아들이는 '무조건적 자신감'이 필요하다. 오늘 하루, 세상과 세상보다도 엄한 나 자신이 요구하는 다양한 조건들을 채우느라 수고한 나 자신에게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