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동성애를 반대해? 네가 뭔데? [문화전반]

글 입력 2017.05.0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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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선이슈 중 하나로 급부상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동성애’. 이토록 뜨겁게 다룬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SNS부터 뉴스, 그리고 대선토론까지 계속적으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좋다. 어떤 사항을 개선하고 알리기 위해서는 공론화 시키는 게 우선인 만큼, 사회의 수면위로 올라온 지금의 상황은 좋다. 그러나 우리는 이 이슈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는지 또 왜 갑자기 이슈화 됐는지 생각해봐야한다. 7월로 미뤄진 퀴어퍼레이드 때문에? 아니면 대만의 동성혼 법제화 때문에? 아니다. 바로 대선후보의 입에서 나온 말 때문이다.





지난 4월 25일 화요일, JTBC가 주관한 후보자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군대의 동성애를 문제시 삼으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의견을 물었다. 정확하게 홍 후보의 ‘동성애 반대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반대한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나중에 문재인 후보는 군대 내 동성애에 국한되어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이 또한 차별적인 발언인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전 국민이 보고 있는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호모포비아의 말이 나왔다. 그리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만이 성지향성은 찬반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두 후보를 비판했다. 토론회 전부를 모두가 들었고 반응했다.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분노하고 외쳤다. 자신들의 ‘존재’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냐고.

현재 지지율이 가장 높은 후보가 이러한 반인권적 입장을 밝힌다는 것은 어떤 영향력을 끼칠까. 이에 대해서는 우선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메릴 스트립의 연설을 인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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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모욕하고자 하는 이런 본능이 공적인 장소에서 권력자로부터 자행될 경우 이것은 모든 이의 삶으로 흘러내려간다. 왜냐하면 이것은 다른 이들에게 똑같이 해도 된다고 허락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멸시는 멸시를 부른다.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 권력을 가진 자가 자신의 지위를 약자를 괴롭히는 데 쓴다면 우리 모두는 질 수밖에 없다."

-메릴스트립 (2017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메릴 스트립의 말처럼 권력자의 행동은 모든 이의 삶으로 흘러내려간다. 실제로 많은 호모포비아들은 이 발언 이후 문재인의 입장에 대해서 지지한다는 제 2의 혐오발언을 생성해나가고 또다시 성소수자들을 향해 비난한다. 분노하는 성소수자들을 향해 ‘없던 혐오도 생긴다’라며 손가락질하고 약자를 더 약자가 되도록 만든다. 자신을 드러내고 ‘존재’한다고 말하는 성소수자들을 향해 처음부터 본 적도, 관심을 가진 적도 없으면서 마치 보지 않으려는 이유가 ‘유별나게 굴어서’라고 말하는 듯하다. 모든 혐오를 대하는 양상과 많은 부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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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동성혼에 대해서 합법화를 이루는 것은 어떠한가. 지난 2015년, 미국의 대법원은 동성결혼이 합법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미국 대법원 측은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점을 헌법으로 보장해야 하고 결혼제도는 달라진 사회상을 반영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동성결혼 허용을 불법화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김조광수씨와 김승환 부부의 항고를 다시 기각시켰다. 동성결혼, 도대체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데 반대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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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필자는 리 베지트의 저서 < 동성결혼은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가 >의 내용을 짧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은 미국에 앞서 동성 파트너십을 시행해 온 유럽의 사회 변천과 그 안의 커플들의 실상을 탐구하고 그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과연 지금 세상의 우려처럼 그들이 ‘이성애 커플들만의’ 결혼제도를 해칠까? 또 동성애를 하는 모든 커플들이 결혼을 생각할까? 아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의 가장 핵심은 결혼제도는 바뀌지 않고, 모든 커플은 결혼하지 않는다는 것. 그들도 다른 ‘이성애’ 커플처럼 현실적인 이유에서 고민하고 선택한다. 다시 말해서, 동성결혼이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저 동성커플이 현재 결혼이라는 제도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을 뿐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없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다르다. 성지향성도, 성정체성도, 국적도, 인종도, 가치관도, 목표도, 꿈도, 그들의 삶은 정말 제각각이다. 말 그대로 ‘다양’하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부터 도대체 무엇이 당연했는가. 이성애가 당연한 일인가. 아니면 백인이 사회의 우선이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인가. 또는 돈이 많은 사람이 먼저 기회를 갖는 것이 당연한 일인가. 혹은 남성이 좀 더 지배적인 입장이 되어야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가. 언제부터 도대체 그 일들은 당연시 되어왔고 누군가를 차별하고 소수로 만들었는지 우리는 고민하고 다시 바꿔 나가야한다.  이에 대해서 누군가의 존재에 대해서 혐오하거나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가질 권리 따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생명은 존엄하고 그 자체로도 권리를 가지는 존재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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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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