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術紀行] 작품과의 인터뷰(2) - 피트 몬드리안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4.15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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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친해질 수 있는 질문작품과의 인터뷰두 번째, Piet Mondrian < Composition with red, blue and yellow >
터벅터벅….
손때 하나 남아있지 않을 것 같은 하얀 벽에 걸린 현대 회화작품들. 모두 처음 보는 그림들이다. 낯설다. 어떤 물체를 묘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추상적’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나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작품을 보는 다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 이상한 그림들을 보고 있는 걸까?“난 정말 하나도 모르겠는데!”내가 외치는 소리가 미술관 벽과 부딪히면서 울림이 일어났다.넌 누군데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거야?“앗, 죄송합니다….”고개를 숙여 죄송하단 말을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내 주위엔 아무도 없다. 누가 나에게 말을 건거지?어딜 두리번거리고 있어? 여기야, 여기.“몬드리안 작품...? 내 앞에 있는 건 이 작품뿐인데.”그래 나야. 내가 말하는 거야.“네...? 네?! 아...안녕하세요!”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너 분명 ‘나도 저 정도는 그릴 수 있겠다. 저것도 작품이라고 미술관에 걸어 놓은 건가? 그러면 나도 화가하겠다.’라고 생각한 거지?
내 마음을 읽는 그림인가...? 등에 식은땀이 난다.“네..? 아, 당연히 아니죠. 너무 멋있으세요.”거짓말 하지 말고. 저 정도는 나도 그리겠다는 말, 너무 많이 들어서 면역이 된 것 같아. 그러면 왜 내 앞에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던 거야?“그야...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서요. 유치원생한테 그리라고 시켜도 지금 그쪽이랑 완전 똑같은 그림이 나올걸요.”이제야 솔직하게 말하는군. 그럼 너는 사실적으로 무언가를 묘사한 그림이 잘 그렸다고 생각하니?“첫인상은 그렇죠. 와 어떻게 하면 이렇게 똑같이 그려낼까라는 감탄이 드는 회화는 대부분 정밀하게 묘사한 그림들이니까요.”저런.... 그게 문제야. 왜 ‘회화’라는 매체가 있는 건지... 그렇게 사실적인 것이 좋으면 그냥 밖에 카메라를 들고 나가서 풍경사진을 찍으란 말이야. 사람들은 카메라로 얼마든지 사실적인 결과물을 남길 수 있으면서, 회화에까지 사실적인 성격을 강요한단 말이지.“그런데 어...그쪽의 모습은 전혀 사실적이지 않은걸요. 대체 뭘 그린건지 이해가 안돼요.”나는 너 같은 사람들의 생각을 고쳐주려고 나타났지.“저 같은 생각이요?”그래, 너 같은 생각. 그림은 사실적으로 그려야 한다는 생각. 그림이 사진과 같은 역할을 하길 바라는 생각 말이야! 매우 화가 나는군.“죄송해요... 화내지 말고 진정하세요.”후, 그래. 자네는 캔버스의 특징이 뭐라고 생각해? 조각과 다른 특성말이야. 왜 화가들이 캔버스나 종이에 그림을 그리냐고.“캔버스...? 조각은 입체적이죠. 반면에 캔버스는 평평함? 2차원적인...?”그래, 그거지. 다른 매체들과 구별되는 회화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평면성’이지. 사람들은 그 사실을 간과하고 우리에게 사실을 똑같이 담아낼 것을 강요하지. 하지만 그건 회화가 아니라 사진이지. 세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회화는 회화답지 못해. 왜 우리에게 입체적일 것을 강요하지? 여태 원근법을 개발해온 것도 다 그림에 ‘입체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잖아.“아...그러게요. 우리는 왜 사실적인 그림을 잘 그렸다고 인식할까요?”내가 아주 속이 터져. 나를 봐. 입체감이 느껴지니? 나는 ‘회화 그 자체’야.“이전에 봐온 회화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죠. 죄송해요, 그저 단순하다는 이유로 무시한 것 같네요.”아니야, 이제 제대로 알면 되었지.“그런데... 아, 제가 기분을 나쁘게 하려는 건 아니고 갑자기 생각이 난건데요. 이렇게 검은색으로 칸을 나눈 것 자체가 약간의 입체성을 주는 요소가...아닐까요? 어찌되었건 마치 방이 나누어져 있는 것처럼 색도 다르게 칠해져있고...”뭐..? 몰라. 그런 건 나를 만들어낸 피트 몬드리안에게 직접 찾아가서 질문하도록 해.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그저 나랑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내 친구들이 이런 흐름 속에서 만들어졌다 이거지. 사람들은 그걸 ‘추상표현주의’나 ‘모더니즘 회화’라고 부르더군. 이전하고 구별을 두는 개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뿌듯하니 기분이 좋아.“저에게 말씀하시면서 기분이 풀리셨다니 다행이네요! 덕분에 오늘 전시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나도 즐거운 시간이었네. 그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때는 미술관 구석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도록 하지.다시 적막한 미술관으로 돌아왔다. 빨강, 파랑, 노랑 이 세가지의 구성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원래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모너니즘 회화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이미지 출처_ Google 이미지문화리뷰단_ 박이슬[박이슬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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