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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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랑해 마지 않는 윤동주는 시인이 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다. '이런 시대'에 살면서 예술을 한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 그 고통스러운 참회는 우리에게 아주 놀랍게 다가오지만, 사실 그런 종류의 참회는 현재까지도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되고 있다. 예술가들은 늘 '이런 시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니까. 그들이 만드는 '예술'이라는 것은 실제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보여질 때가 더 많고, 그렇다면 우리는 고민할 수밖에 없어진다. 이 시대의 예술은 어떤 것인가. 이 시대에서 예술 타령이나 하는 건 세상에게 나쁜 짓인가. 예술은 아무 의미도 만들어내지 못하는가.

  내가 전시장에서 문득문득 마주친 그의 모습이 진짜 셰퍼드 페어리라면, 그는 마지막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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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그래피티 작가이지만 그래피티 작가라는 직함만으로 이야기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우리가 단순히 생각하는 스트리트 아트보다 더욱 정치적이고 사회적이기 때문이다. OBEY GIANT, 전쟁과 평화를 중요하게 말하고, 지구의 위기에 대해서 생각하는 등의 작가로서의 자세는 우리에게 아주 강렬하게 다가온다. 단지 원색이 많이 사용된다거나, 팝아트적인 단순화가 되고 있기 때문에 그의 그림이 우리에게 큰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아니다. 그가 하고 싶은 말들은 전부 단단히 다듬어져 있고, 단순한 만큼 정교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가 갖춘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와 애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 이야기를 통렬하게 느끼게 만든다. 그림 곳곳에 새겨진 문구들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던질 뿐 아니라 생각을 하게 만들고, 그에 대해서 말하게 만들고, 무엇보다 전쟁도 위기도 없는 지구의 모습을 '믿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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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은 다양한 상호작용을 일으킨다는 데에 가장 큰 의의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예술이 무의미해지는 시대란 있을 수 없다. 각박하고 아픈 시대일수록 예술은 많은 이야기를 불러낼 수 있는 힘을 가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런 시대'에서 예술이 추구해야만 할 길은 셰퍼드 페어리가 향하는 길과 같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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