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위대한 기록] 순간의 소중함을 기록하다 - NU THANKS

글 입력 2017.04.0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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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소중함을 기록하다
NU THANKS


NU THANKS 로고.jpg



[ 작고 위대한 기록 ] 일상 속 일탈이 가능한 공간



독립 매거진 NU THANKS에는 총 9명의 작가가 만들어 낸 9개의 일탈의 공간이 있다. 그 중 ‘진예나’ 작가는 ‘순간의 소중함’으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한국 도시의 일상적인 풍경과 비슷하면서도 너무나 다른 유럽 도시의 일상적인 순간들을 담은 그녀의 사진을 보는 순간만큼은 내가 셔터를 누르는 것처럼 빠져들게 된다.

‘진예나’작가는 유럽에서 찍은 사진을 사진집 ‘21’으로 첫 공개한 이후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소소한 위로를 건네고자 꾸준한 작업 활동 중이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과 공감을 소중하게 여기는 ‘진예나’ 작가를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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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안녕하세요. 진예나 작가님의 작품 활동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 진예나입니다. 저는 2015년 아일랜드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는데요. 그 때 찍었던 유럽 사진들을 가지고 독립 사진집 ’21’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집을 더불어 유럽 사진들을 가지고 경기도청에서 주최한 ‘경기청년문화창작소’라는 페스티벌 중 ‘미술창고 불티나’라는 아트페어에 참여 하기도 했고, 가톨릭대학교 창업 팀 중 ‘라비앙로즈’ 라는 미혼모를 돕는 소셜 벤처와 협업해 사진엽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독립 출판물 ‘NU THANKS’ 창간호에 제 이야기와 사진이 실리게 되었습니다.


Q2. 어떠한 계기로 진예나 선생님께서 사진기를 들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처음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저의 언니 때문입니다. 처음 언니가 집에 있는 사진기를 가지고 이리 저리 찍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저도 따라 하게 된 것이 처음 제가 사진을 찍게 된 것이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 때 언니와 함께 첫 카메라(DSLR)를 구입해 나름의 취미생활로 사진을 찍으며 사진에 대한 관심을 크게 키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진을 제대로 찍기 시작한 건 아일랜드에서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후부터입니다.


Q3. 매거진에 소개 된 글을 보면 ‘순간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가 ‘The Perks of Being a Walflower'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를 보면 “In this moment, I swear, We are infinite.”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그 때 전 이 대사를 보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사실, 지금 제가 타자를 치고 있는 이 순간도, 누군가 사진을 찍는 그 순간도, 오후의 햇빛을 즐기는 그 순간도 모두 다 그 순간 속에서는 무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거든요. 그게 노인이 됐든 어린이가 됐든 학생이 됐든. 그 순간을 즐기는 당신이라면, 그 순간은 ‘무한하다’라는 것. 그래서 그런 무한한 순간에서의 소중함을 아는 게 굉장히 감사하고 또 우리가 꼭 느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4. 평소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대화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저는 모든 대화에서 항상 새로움을 느끼곤 하는데요. 특히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전시회를 가서 제가 느낀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새로운 무언가를 얻게 되는 거 같아요. 예를 들면, 영화 ‘박쥐’를 보았을 때 저는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치중해 영화를 본 반면 제 친구는 영화의 미장센을 주의 깊게 봤더라고요. 그래서 그 친구의 시각을 통해 영화 박쥐의 그로테스크한 미장센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저는 이런 대화가 2차적인 발전 활동과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미처 느끼지 못 하고, 다른 사람들이 느꼈던 것들을 알게 되면서 새로운 시각과 생각을 알게 되기도 하고, 제가 느낀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때 제가 느낀 것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틀을 잡아 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 제가 느낀 것들에 대한 대화를 좋아하고, 또 거기에서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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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5. 유럽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많은데,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아일랜드’로 떠나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때부터 꿈꿨던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외국에서 살아보기’ 이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에서 살아보기를 가장 쉽고, 빠르게 실현할 수 있는 게 ‘워킹홀리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수능이 끝난 후 바로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했는데요. 수많은 국가 중 ‘아일랜드’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아일랜드가 유럽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 또 다른 버킷리스트인 ‘유럽 여행하기’도 실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국가이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아일랜드에 대해 더 알아보았는데요.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아일랜드는 참 매력적인 나라였습니다. 그 중 특히 아일랜드가 제 운명의 국가라고 생각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Damien Rice’ 때문인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인 ‘Damien Rice’가 아일랜드 사람인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아일랜드를 운명의 나라라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또 하나의 버킷리스트 ‘Damien Rice 버스킹 듣기’를 만들고 아일랜드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Q6. 사진에 순간의 감정을 담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지는데, 순간의 감정을 진예나 선생님께서는 어떤 방법으로 담으시려고 하시나요?


사실 사진에 순간의 감정을 담는 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말인 것과 동시에 단순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자신이 느낀 그 순간의 감정을 담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수많은 사람들이 에펠탑을 가보지만 그 에펠탑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다들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각자가 느꼈던 파리의 에펠탑, 그날의 밤, 그 날의 기분, 같이 갔던 사람과의 감정의 교류 등등. 수많은 요소에 의해 각자가 느끼는 게 달라지듯 저는 그 때의, 그 곳의, 제가 보았던 그것을 그 순간에 느낀 제 감정과 느낌을 담아 그저 표현하는 것뿐입니다. 나중에 사진을 보면 그 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사진을요.


Q7. 아일랜드에 머무르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찰나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이상하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밤에 리피강 다리에 서서 지나가는 트램을 보는 순간입니다. 생각이 많아질 때면 리피강을 돌다 트램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 다리에 서서 아일랜드의 야경을 바라보곤 했는데요. 강에 비친 일렁이는 불빛, 강을 따라 부는 세찬 바람, 그리고 지나가는 트램. 이 세 가지의 요소가 제 찰나의 고민들을 없애주었고, 제가 아일랜드에 있다는 걸 실감시켜주는 동시에 마치 한국에도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일랜드를 생각하면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8. 사진을 찍기 위해 렌즈로 세상을 보는 순간에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사진을 찍을 땐 찍고자 하는 대상을 제 시야의 시각으로 바라보다 렌즈를 통해 조금은 제한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는데요. 그 때 제가 찍고자 하는 대상이 더 집중돼서 보입니다. 그래서 오로지 그 대상이 제 뇌리에 박혀 그 대상에 대해서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령 빛이 좋을 때 빛을 찍을 땐 빛이 참 찬란하다는 생각을, 인물을 찍을 땐 그 인물의 매력적인 부분에 대해 감탄을 하기만 하는, 사실 가장 일차원적이라고 할 수 있는 단순한 생각을 해요. 무슨 복잡한 생각을 하기 보단 그 순간에만 온전히 집중해 가장 일차원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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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9. NU THANKS와 사진집 ‘21’ 둘 다 유럽에서 찍은 사진을 담으셨는데, 혹시 두 사진집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NU THANKS의 창간호, 그리고 사진집 21에 구성된 사진들은 거의 동일합니다. 모두 가장 절 잘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을 넣었다는 것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NU THANKS의 창간호에는  한명의 참여 작가로, 사진집 21은 제 사진들로만 구성된 사진집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 같아요. NU THANKS의 창간호에 구성된 제 사진은 한정된 페이지 안에서 절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진들을 보여줘야 했기에 사진집 21의 요약본과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사진집 21에는 제 사진에만 초점을 맞추고 싶어 글이 맨 앞장을 제외하고 들어가지 않았지만, NU THANKS창간호에는 제 사진과 이야기가 함께 실렸기 때문에 제 사진과 더불어 제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습니다.


Q10. 앞으로는 어떤 사진 작업을 하시고 싶으신가요?


음, 앞으로는 사진에 좀 더 제 신념이라고나 할까요, 하여튼 그런 저만의 메시지 같은 것들을 좀 더 담고 싶어요. 사실 저는 빛을 좋아하는데요. 그래서 평소 빛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었고, 그 생각들을 제 사진으로 표현해 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또,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은 사진에 2차적인 기법을 추가하는 작업인데요. 사진에 스크래치를 해본다든가, 페인트 같은 것을 뿌려본다든가 하는 등의 작업들도 해보고 싶습니다.


Q11. 마지막으로, 아트인사이트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아직 유명하지도 않은, 그저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의 인터뷰를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사진을 찍으면서 제 사진을 봐주시고, 간간이 코멘트를 달아 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는데, 이렇게 아트인사트를 통해 인터뷰를 하게 되고, 독자 분들께 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합니다. 예술이라는 것은 단순히 창작에서 끝나는 작업이 아니라, 감상이라는 2차의 활동을 거쳐야만 끝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작업을 마무리하게 도와주신 독자 분들께 너무나 감사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제 작업을 통해 위로라면 위로를, 영감이라면 영감을 조금이나마 받아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이렇게 독자 분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신 이정숙 에디터님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일상 속 일탈이 가능한 공간 NU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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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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