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깨달음과 포용 그리고 사랑이 가득한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 [시각예술]

잔잔한 배경과 모든걸 감싸는 사랑이 주는 감동
글 입력 2017.04.0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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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전쟁의 상처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사람들을 피해 외딴 섬의 등대지기로 자원한 ‘톰’은 광활한 바다에 둘러싸인 채 조용한 삶을 살아가던 중 자신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아름다운 여인 ‘이자벨’을 만나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오직 둘만의 섬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두 사람은 안타깝게도 사랑으로 잉태한 생명을 두 번이나 잃고 깊은 슬픔에 잠긴다. 그러던 어느 날, 파도와 함께 떠밀려온 보트 안에서 남자의 시신과 울고 있는 갓난 아이를 발견한다. ‘톰’은 모든 일을 상부에 보고해야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의 간청에 이를 묵인하고 운명으로 받아들인다. 가슴으로 품은 딸과 함께 완벽한 가정을 이루며 평화를 되찾은 두 사람. 그러나 수 년 후, 친엄마 ‘한나’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지키고 싶은 사랑과 밝혀야만 하는 진실 사이에서 걷잡을 수 없는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야누스라는 섬의 등대지기로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톰은 혼자에서 이자벨을 만나 함께하는 부부가 되면서 '미래'를 얘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해 나갔다. 그리고 아기를 가지면서 가족을 꾸려나가길 원했지만 유산의 상처로 밝은 이자벨은 점점 낙심하게 된다. 슬픔으로 가득찬 아내에게 우연히 떠밀려온 보트 속 아기는 축복이라고 생각되었을 것이다.

간절히 아기를 원했던 입장에서 저런 상황이 일어난다면 누군들 저런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있었을까.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톰의 무한한 사랑만큼이나 이자벨의 아기에 대한 사랑 역시 같이 느껴져서 비극적인 상황속에서도 누구를 집어 비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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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는 1월의 어원이기도 하며 신화속에서 두개의 얼굴을 가진 자로 묘사된다. 톰과 이자벨이 있는 섬 역시 두개의 바다사이에 존재하며 친엄마에게 진실을 밝혀야 하는 죄책감과 아이를 포기할 수 없는 사랑의 갈림길에 서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이 갈림길에서 죄책감을 안고 살아기기 어렵다는 결정을 내린 톰은 넌지시 자백에 가까운 편지를 남기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리려한다. 인생에서 영원한 비밀이 과연 어디있을까 간직할 수 없는 진실은 결국 어떻게든 밝혀지기 마련이다.

루시에서 그레이스라는 이름으로 생모인 한나의 품에 돌아간 아기는 계속해서 이자벨을 찾는다. 친엄마인 자신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아기가 너무 버거운 그녀는 독일인이라는 이유로 지탄받던 남편의 말을 회상한다.


"용서는 한번이면 충분하다"


법적으로 처벌을 받게될 톰과 이자벨 부부에게 선처를 부탁하는 장면에서 두 갈래의 길에 놓인것은 부부 뿐만아니라 이 사건과 관련된 모두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들이 한 선택은 전적으로 옳은 방향이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영화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이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찌보면 우리 인생에서도 한번쯤 적용되는 이야기이다. 누구나 실수하고 가지지 못하는 것에서 그른 선택을 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이를 후회하며 바로 잡을려고 하든 회피하려고 한다. 그게 '나'이든 '내게 소중한 사람'에게 일어난 것이든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포용하고 살아가는 힘. 나는 그것이 이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사랑의 의미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권소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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