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동탁적니' , 첫사랑 추억하며 [시각예술]

현실적인 첫사랑을 담은 영화 '동탁적니'로 첫사랑을 향수 해보다.
글 입력 2017.03.09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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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와 삭막함은 훌훌 가버리고 따듯함과 싱그러움이 깃든 봄. 새 학기가 시작 되는 3월. 이 시기만 되면 새롭게 시작하는 것에 대한 왠지 모를 설렘이 나를 감싸 안는다.이런 설렘은 때때로 풋풋한 추억에 대한 회상과 첫사랑에 대한 향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풋풋한 사랑이 한껏 담긴 영화를 찾아보며 추억을 되새겨 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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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하면 어떤 영화가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건축학개론’,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나의 소녀시대’ 모두 한국에서 인기를 끈 첫사랑 영화들이다. 이미 여러 번 봤던 이 영화들을 뒤로하고 이번에 찾아 보게 된 영화는 국내에서는 개봉하지 않았으나 첫사랑 영화의 마니아들에게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중국영화 ‘동탁적니’ 이다.





※스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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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한 남녀의 첫사랑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동탁적니’는 중국어로 ‘짝꿍’이라는 의미이다. ‘짝꿍’이라는 단어는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 인 것 같다. 성인이 된 이후로 는 ‘짝꿍’이란 단어를 쓸 일이 별로 없다.

과거 학창시절 학교에 가면 그저 항상 내 옆에 앉아 있던 친구 ‘짝꿍’. 지금 생각해 보면 함께 수업시간에 떠들고 함께 밥을 먹고 이따금씩 설렘을 느끼기도 하였던 사이였다. 그 시절 그 당시엔 익숙했기에 그 소중함을 몰랐던 단어 ‘짝꿍’ 그래서 일까? ‘짝꿍’이란 단어는 학창시절의 향수를 더하는 누군가의 이름같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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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전학 온 샤오즈(저우동위)는 린이(임경신)와 짝꿍이 된다. 첫눈에 샤오즈에게 반한 린이는 내성적인 샤오즈가 반에 짓궂은 아이에게 괴롭힘을 당하자 샤오즈 대신 싸우며 샤오즈를 지켜준다. 샤오즈도 표현은 잘 못하지만 그런 린이가 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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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된 린이는 이과였지만 샤오즈와 같은 반이 되기 위해 문과로 진학변경을 우겨 샤오즈와 같은 반이 되었다. 서로 표현을 잘 못하던 둘은 서로 말없이 의식을 해오다가 샤오즈가 다리를 다치는 일로 린이가 등하교길을 함께 해주며 서서히 가까워 진다.

그러다가 린이가 사귀자는 고백을 하고 둘의 풋풋한 사랑이 시작된다. 그러나 고등학생이었던 둘은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학업의 이유로 사귀기 위한 조건으로 함께 같은 명문대학에 진학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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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인지 필연인지 같은 대학에 가게 되었다. 린이는 약속대로 본격적으로 사귀자고 제안하지만 보수적인 샤오즈는 하루에 5분 20분 이런 애인을 먼저 제안한다. 그러다가 린이는 샤오즈가 베이징대학이라는 중국에서 제일 가는 대학에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위해 베이징대학을 포기했음을 알게 된다.

린이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을 희망하는 샤오즈를 망치는 것 같아, 샤오즈에게 이별을 고한다. 그러나 샤오즈는 처음으로 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온전히 내보이며 린이를 잡고 둘은 대학 졸업 후에 린이는 미국 대기업 직장인으로 샤오즈는 스탠포드 대학생이 되어 함께 미국에 가기를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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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이별위기 후에 하루중 분 단위 연애가 아니라 정말 연애 다운 연애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쳤다. 샤오즈가 임신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었던 린이는 낙태를 권한다. 이 과정에서 샤오즈는 크나큰 실망을 하게 되고 샤오즈는 낙태를 하고 둘은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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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둘은  여전히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린이가 '사스'라는 전염병 의심환자가 되어 사스 의심병동에 격리조치 되자 샤오즈는 린이를 걱정하고 린이를 구하기 위해 격리병동에 잠입하여 친구들과 함께 린이를 구한다.  둘은 더욱 끈끈한 사랑을 확인하고 미국에 함께 갈 미래를 꿈꾸며 남은 대학생활을 행복하게 졸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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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이는 졸업 후 바로 미국기업에 함격하여 미국에 갈 수 있었지만 샤오즈는 스탠포드 대학에 떨어지고 만다. 샤오즈는 1년 후에는 꼭 스탠포드대학에 붙어 미국에 갈 것을 약속하며 린이는 먼저 미국에, 그리고 샤오즈는 중국에 남기로 하고 샤오즈가 둘의 추억이 담긴 분홍상자를 린이에게 자기 대신이라고 건네며 둘은 공항에서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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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가 되었지만 샤오즈는 스탠포드대학에 합격하지 못했다. 결국 샤오즈는 전화로 미국에 가지 않을 것을 통보하며 둘은 서로 다른 곳에서 조용한 이별을 맞이하고 말았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어느날 미국에 사는 린이에게 편지가 온다. 샤오즈의 결혼 청첩장이었다. 린이는 10년 만에 샤오즈를 보게 된다.  둘은 결혼전야제 파티에서 린이는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둘의 추억이 담긴 분홍상자를 10년만에 샤오즈에게 결혼선물로 돌려주며 지난 날의 얘기들을 나눈다. 지난 날을 후회하기도 하고 현실에 져버린 그들의 사랑을 슬퍼하며......

샤오즈는 정말로 신랑과 사랑을 해서 결혼하는 것이 아닌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린이 또한 큰 성공으로 미화된 빡빡하고 여유없고 행복을 느낄 겨를 없는 미국생활에 지쳐 옛날을 그리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현실의 상황에 순응할 수 밖에 없었다. 샤오즈는 결혼을 해야했고 린이는 다시 미국에서 직장인의 삶을 살아야 했다. 결국 샤오즈의 결혼식날, 예정대로 샤오즈는 돈은 많지만 인성은 완벽하지 않은 듯한 남자와 결혼하며 현실을 거슬를 수 없는 결말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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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인 두 주인공이 아름다운 해피엔딩으로 이뤄지는 결말을 원했다면 결말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실 속에서 대부분의 첫사랑의 끝은 씁쓸하기 마련이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동탁적니'는 매우 현실적인 첫사랑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는 첫사랑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먹먹함과 씁쓸함을 잘 보여준다.

나는 해피엔딩도 좋지만 이런 현실적인 결말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영화 속에서 사랑을 함으로써 나날이 특별한 삶을 살고 있던 주인공들이 헤어짐으로써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매일 특별함 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현실에 맞춰진 평범한 생활을 하며 적절한 시기가 되면 사랑 보다도 적절한 조건의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는 모습.

마치 현실 속에 누군가의 모습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가 그려낸 이야기는 현실적이기에 깊은 공감이 되었고 여느 첫사랑 영화와는 또 다른 긴 여운이 짙게 나를 지배하였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대사가 있었다. 린이는 각박한 자신의 삶을 행복한 삶으로 포장하며 반어적으로 어법으로 나레이션을 한다.


"기억은 너무나도 쉽게 미화된다. 내가 되었으면 하는 현실로 왜곡된다.
당신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혹시 넘어 지게다면,
당신은 깨어날 것이다.그리고 그때 당신은 비로소 깨닫게 된다.
기억은 실제와 다르다는 것을"



정말 공감이 가는 대사 였다. 기억은 정말 쉽게 미화 된다. 힘들고 아픈 것은 빨리 지우고 싶어서 일까? 기억을 되짚어 보노라면 행복하고 즐거웠던 순간만 남아 좋은 기억으로 착각을 하고 살 때가 있다.

그러나 기억과 비슷한 상황의 순간이 오거나 시련이 닥칠때면 그 순간 알게 된다. 미화 된 기억의 모순을, 비로소 내 기억 속의 역설적 잔재물을 자각하게 된다. 내 기억과 실제는 다르다는 사실 말이다.

이것이 기억의 단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미화 된 기억의 조각들이 모여 추억이란 것을 생성하고 적절하게 미화 된 기억인 추억을 머금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현실의 삶이 힘들고 지칠지라도 스스로 애써 좋은기억으로 미화 해나아가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나라고 이해시켜며 살았던 때는 없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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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영화 맨 마지막 장면에서 린이가 나레이션을 하며 어릴 적 짝꿍으로 만난 샤오즈를 추억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실에서는 이제 닿지 못할 샤오즈를 보내고 너무 달라져버린 그들과 상황을 잠시 잊으려 애쓰며......그 옛날 둘만이 닿을 수 있었던 그 첫 만남의 풋풋한 순간. 둘만의 공간을 추억하며......

현실 속에서 둘의 사랑은 끝이라는 결말이 났다. 그러나 둘의 추억은 영원히 그들만의 기억 속에서 숨 쉴 것이다. 이제는 그 소중한 추억처럼 돌아 갈 수 없지만 추억이라는 이름아래 나의 일부로써 비밀스럽게 가슴 속 깊은곳에서 그리움으로 남을 것이다.

이 장면은 추억이 가진 애상을 잘 나타 내어 준 장면이었다. 누구나 갖고 있을 소중한 추억, 따듯한 봄 새로운 시작과 함께 지난날을 회상하고 정리해 보며,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번 주말 영화 '동탁적니' 와 함께 첫사랑에 대한 기억 혹은 나만의 풋풋한 추억에 잠겨보는 여유를 즐겨보자.


[서경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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