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만들어낸 달라진 현재. [시각예술]

타임슬립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다.
글 입력 2016.12.31 10:1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개인적으로 필자는 기욤뮈소의 소설들을 좋아했었다. <구해줘>부터 시작해서 <당신 없는 나는>, <종이여자>,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등등 그의 작품들을 찾던 시절이 있었다. 좋아했을 당시에 가장 재밌게 읽었던 작품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였다. 그렇기에 이 작품이 영화화 된다고 했을 때 많은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원작이 이미 영화화 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많이 갖고 있어, 모든 장면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각화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배우 캐스팅에 있어서도 김윤석과 변요한 이라는 두 연기파 배우들이 출현한다고 해 기대를 안 할 수 없었다.


1477955167009745.jpg
 
   
이 작품의 소재는 타임슬립, 즉 시간 여행이다. 시간 여행을 활용해 현재의 한 남자가 자신이 30년 전에 사랑했던 첫사랑을 한 번 만이라도 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러면서 과거의 자신(변요한)과 마주하고, 과거의 나는 그 당시의 사랑하는 이를 살리기 위해, 그리고 현재의 한수현(김윤석)은 딸을 살리기 위해 과거를 오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전 필자의 글에서 과거로 회귀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마음에 대해 적은 글이 있는데, 이 작품 역시 그 마음에 기초했다. 그것도 죽은 첫사랑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에 한 번만이라도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을 과거로 가 보고 싶어 해 보게 된다. 처음 주인공 한수현의 마음은 그 마음 하나였지만,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게 되면서 점차 그 마음에 욕심이 붙는다.

물론 결론적으로 해피엔딩이다. 그러나 그 과정을 보면 과연 내 사람이 아닐 운명이었던 사람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어쩌면 한수현 이라는 한 남자에게 있어서 ‘연아’ 라는 첫사랑은 운명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람인데 그 운명을 타임슬립을 통해 바꿔 나간다. 그렇게 해서 2015년에 행복한 만남이 이뤄지지만, 개인적으로 굳이 해피엔딩 이었어야 했나 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원작에서도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다만 소설로 읽었을 때와 달리 영화화 된 작품 속에서 해피엔딩으로 가기 위해 너무 질질 끄는 듯한 인상도 받았다. 뒤로 갈수록 연출적으로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소설의 내용을 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해피엔딩의 결말로 가기 위해 영화가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를 보면서는 굳이 해피엔딩으로 끝맺지 않았어도 좋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었다.


CwGub9IUsAAWCDA.jpg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는 말은 정말 그 말 그대로 놔둬야 하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굳이 30년 전의 첫사랑을 30년 후에도 다시 만났어야 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내게 첫사랑을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궁금하긴 하지만 만나지 않을 것이다. 그냥 그 때의 추억으로 남겨 두는 것이 더 아름답기 때문이다.
물론 이 영화도, 원작도 행복한 결말을 나타내지만, 어쩌면 중요한 것은 그 결말이기 보다 한 사람이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노력과 함께, 현재의 소중함에 대해 이 작품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과거로 돌아가고, 그 운명을 바꾸고, 과거가 바뀜에 따라 현재가 바뀐다는 설정 그 자체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볼 만한 것이다. 그런데 그 과거에 연연하기 전에, 그리고 그 과거에 연연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현재에 충실하라. 라는 메시지를 작품은 말하고 있었다.


[남궁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