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우리도 컬렉터가 될 수 있다 '월급쟁이, 컬렉터 되다' [예술철학]

샐러리맨 컬렉터 신화 '미야스 다이스케의 컬렉팅 이야기'
글 입력 2016.12.18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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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미야쓰 다이스케 역자 지종익 /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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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컬렉터가 될 수 있다.
<월급쟁이, 컬렉터 되다>


 "저도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보통의 직장인과 비교해 급여가 많은 것도 아니고, 주식으로 큰돈을 번 적도 없습니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유산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끙끙대면서 미술품 컬렉팅이란 걸 하고 있지요. 책에서는 15년 동안의 컬렉터 생활을 통해 얻은 다양한 노하우를, 에피소드를 곁들여가며 알기 쉽게 이야기해볼 생각입니다."

…책의 서문 중에서​.


 '아 이제 끝이구나.' 4학년 막학기, 마지막 시험을 치고 나오면서 곧 졸업을 한다는 사실이 조금은 실감났다. 시원 섭섭하다는 말이 딱 이런 것이 아닐까 하며 집에 가려는데, 문득 눈 앞에 중앙 도서관이 보였다. 도서관을 보면서, 그 동안 학교 도서관을 최대한으로 이용하지 않았던 내 자신에 대한 자기반성과 함께, '이 참에 뭐라도 빌려갈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게 우연히 들어가게 된 도서관에서 내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이 글을 쓰는 주제가 된 '월급쟁이, 컬렉터 되다'이다. 나는 제목을 보자마자 '월급쟁이'와 '컬렉터'라는 두 개의 단어에서 뭔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대부호'와 '컬렉터'라면 모를까, '월급쟁이가 어떻게 컬렉팅을 해?' 의구심이 들면서도 '어떻게 월급쟁이가 컬렉터가 되었을까'라는 호기심도 동시에 들었다. 책장에서 책을 꺼내 드니, 톤 다운된 분홍색 바탕 위로 마치 개념미술을 연상케 하는 무늬가 배경색과는 대조적인 파랑색으로 디자인되어 있었다. 맘에 드는 표지이다. 더 주저하지 않고 책을 빌렸다.
 
 나는 아까도 살짝 말했듯이,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미술 컬렉팅이란 것은, 부유층의 고상한 취미이자 그들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다. 미술품 거래에 대한 인터넷 기사만 봐도, 어떤 작품이 지난 번 경매에서 수십, 수백억에 거래되었다는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미술 작품은 비싸다'는 생각이 은연 중에 머리 속 깊이 자리 잡았던 것 같다. 하지만 '월급쟁이, 컬렉터 되다'의 저자인 미야쓰 다이스케는 보통의 직장인과 비교해 급여가 많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모님에게서 받은 유산이 있는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있는, 정말이지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그의 할머니에게서 미술의 매력을 알게 되고, 앤디 워홀의 작품을 보고 현대미술에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쿠사마 야요이의 드로잉 작품을 구매하는 것을 처음으로, 그만의 컬렉션은 시작된다.


미야쓰다이스케.jpg
​​미야쓰 다이스케 사진
출처 : 국민일보 기사 <샐러리맨 컬렉터 신화 미야스 다이스케 "그림 모으느라 사표 못던졌어요"> 손영옥 기자 2016.09.12



​"많은 사람들이 미술품 컬렉션에 대해 오해를 합니다.
'부자가 아니면 컬렉팅을  할 수 없다.'
훌륭한 컬렉션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오직 그것만이 좋은 컬렉션의 요건은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건 작품에 대한
열정, 이해와 공감, 그리고 애정입니다."



 이후 다이스케는 컬렉션을 시작한지 15년만에 300점의 작품들을 모으게 된다. 그는 컬렉팅에 있어 돈은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미술 작품에 대한 열정과 이해와 공감, 그리고 애정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평범한 직장인인 자신의 컬렉터 생활을 들려주면서, 작품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작품을 구하기까지의 여정을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대단한 작품들이 내 컬렉션에 있다'가 아닌, '평범한 직장인인 나도 컬렉팅을 하듯이, 당신도 할 수 있다'고 조언해주는 듯한 책이랄까. 현대미술과 컬렉션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컬렉터들의 예시를 통한 바람직한 컬렉터의 자세를 이야기한다. 또한 작품을 직접 구매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갤러리 예약부터, 작품 선택, 상담 그리고 구매방법에 이르기까지의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은, 다소 어렵게만 느껴졌던 '미술 작품 구매'의 벽을 조금이나마 허물어준다. 이어 구매한 작품을 어떻게 관리하고 보관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판매와 대여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또한 컬렉터로서 갖는 고민과 자금 문제와 같은 고충에 대해서도 털어놓는다. 어려운 용어 없이 진솔하게 써내려 간 이야기는,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곁들이면서 어려움 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나는 예술품을 기본적으로
'공공의 재산'이라고 생각한다."

"컬렉션의 묘미는
새로운 예술적 시도와 마주했을 때
그것을 스스로 평가하고,
또 그 평가를 스스로 확신할 때 맛볼 수 있다."



예술품을 기본적으로 공공의 재산으로 생각한다는 말은 책에서도 계속 언급하는 다이스케의 신념이다. 그는 미술품을 투자 대상으로만 보는 현대인들을 비판하며, 미술품은 잘 보존해서 후대에 물려줘야 할 '유산'이라고 표현한다. 그의 미술품을 대하는 진지하고도 애정 어린 태도는 존경할 만하다. 또한 그는 작품 선택을 위한 조언을 딱 한마디만 해야 한다면 시장성과 같은 것이 아닌, 자신의 안목을 믿으라고 조언한다. 작품 선택에 있어 취향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 컬렉션에 대한 그의 확고한 기준인 것이다. 또한 '컬렉팅'이라는 행위에 대한 의미와 자긍심에 대해서도 말한다.

"내게 '나만의 컬렉션'을 위한 비결이 있다면
그것은 '결과'보다는 과정이고,
'돈'(만)이 아니라 '열정'이며,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비결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할 것이다."



​ 일부 컬렉터들은 작품을 오롯이 순수하게 감상하기 위해서라며 아티스트와 일절 관계를 맺지 않는다. 하지만 미야쓰 다이스케는 아티스트와 소통하는 것이야말로 작품을 이해하기 위한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나 또한 미술에서, 특히나 '현대미술'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의 말에 공감했다. 여기서 말하는 현대미술은 근대의 modern art가 아닌, Contemporary art이다. 한국말로 하면 '동시대 미술'이라는 것이다. 현대미술의 아티스트와 직접 교류하고 소통하는 행위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만 가능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미야쓰 다이스케는 미술품을 수집하는 일을 시작하면서, 세상을 폭넓게 이해하게 되고,  매력적인 사람들과 교류하며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글에는 자세히 언급하진 않았지만, 책의 마지막 목차인 5장에서는 그가 아티스트들에게 집의 설계를 부탁하고 건축하는 과정을 담은 이른바 '드림하우스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그는 미술품을 수집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의 집까지 하나의 컬렉션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쯤되면 다이스케의 삶은 예술로 가득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그는, 책의 마지막 장까지도 선배 컬렉터로서의 조언을 잊지 않는다. 내가 책을 다 읽을 무렵에는, 컬렉팅은 언젠가 꼭 해볼 굉장히 '매력적인 일'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의 삶이 컬렉터로 살면서, 얼마나 보람차고 풍요롭게 변한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중요한 것은 평범한 셀러리맨인 미야쓰 다이스케가 그랬듯, 우리도 누구나 컬렉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마지막으로 그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지금이야말로 현대미술 작품을 사야 할 때입니다."

[류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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