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가치를 말하는 디자인, '덴마크 디자인展'

덴마크 디자인전 in 예술의 전당
글 입력 2016.09.26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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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디자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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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의 마지막날.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덴마크 디자인전에 다녀왔습니다.
 
 국내에서도 북유럽풍의 인테리어가 오랜시간동안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회에서는 북유럽풍 디자인 열풍을 주도한 덴마크출신의 디자이너들을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디자인한 가구들이나 생활용품들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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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전세계적으로 합리적이고대량생산에 적합한 가구가 많이 소비되었습니다. 어쩌면 새로 등장한 사회 시스템에 많은 이들이 스스로를 끼워 맞춘 것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20세기들어북유럽을 중심으로 비교적 제작이 용이하지는 않지만 사람의 신체구조에 맞는 인체공학적 디자인과 유려한 곡선을 살린 편안한 느낌의 가구들이 조금씩 주목받기시작하였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볼수 있는 제품들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가구들로, 견고하고자연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하여, 편안하면서도 기능성을 갖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어요. 용이한 제작을 위해, 혹은 유행을 따르는 가구에서 보이는 것과는 다른 아름다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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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이번 전시회에서는 의자들의 디자인을 많이볼 수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깨어있는 동안 많은 시간을 의자와 함께하기 때문이겠죠. 과연 전시장내부에는 "의자는 인간에게 가장 가까운 물건이다"라는 한스베그너의 말이 걸려 있었습니다.
 
 튼튼해 보이는 구조와 다부진 느낌의 나무프레임으로만들어진 의자들은 바라보기에도 편안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완곡한 곡선이나 비율은 앉아 있는자세를 잘 받쳐주는 기능에 충실하도록 디자인 되었습니다. 그 곡선과 비율의 느낌은 한국의 산들과 아름답게어우러진 한옥의 느낌이라고 하면 조금 비슷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덴마크디자이너들이 추구했던 고전적아름다움은 전세계적으로 많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입니다. 삶의 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덴마크 디자인제품들은 20세기초반에 산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 와서는 오히려 그 인기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기때문이죠.기술에 '인간'을 더하고, 산업에 '예술'을 더한덴마크의 디자인 철학은 현대 산업디자인에 큰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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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 공예디자이너 카레클린트는 덴마크모던 가구의 시작을 주도한 대표적인 디자이너입니다. 그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인체비율을가구 디자인에 반영하였습니다.  그가 제작한 레드체어는 나무와 가죽으로 튼튼하게 만들어져 묵직한무게감과 안정감이 특징적인 의자로, 전시장에 전시된 의자중에 가장 전통에 충실한 의자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후에 한스 베그너와 보르게 모겐센 외에도 수많은 가구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덴마크 디자인에 가장큰 영향력을 끼친 인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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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르게 모겐센은 카레 클린트의 교육조교로 일하면서 카레클린트의 많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였습니다. 특히 '국민의자'라고 까지 불리우는 J39는 덴마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자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의자'라고 해서 정말 궁금했는데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베이직 스타일의 디자인에 긴끈을 수작업으로 엮어 놓은듯한 좌판이 인상적인 아주 귀여운 의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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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레클린트의 영향을 받은 디자이너 한스베그너의 작품도 굉장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부드러운 곡선미로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라운드 체어가 그의 대표작품인데요, 미국 인테리어 잡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의자'라고 묘사하였고,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완벽한 의자의 대명사로 '더 체어'라고 불리운다고 하네요! 실제로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외양에 그 가격이 궁금해지는 디자인의 의자였습니다. 끈등으로 단단히 묶어 장식을 더 하였고 앉는 부분도 나무재질의 끈을 엮는 방식으로 제작되어 미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흠잡을데 없는 '아름다운' 가구였어요. 전시장 후반부에는 한스베그너가 가구제조사 피피 뫼블러와 협력하여 만든 다양한 의자들이 전시되어 있어 실제 앉아 볼수도록 하였습닌다.

 20세기 덴마크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가이자디자이너인 아르네 야콥센의 디자인제품들도 만나 볼 수 있었는데요, 대표적으로 앤트체어와 시리즈 세븐체어를 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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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트체어는가구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가볍고 저럼한 현대적인 가구'로손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세븐체어라고 불리우는 3107체어는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모방품이 있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세븐체어는 정말 한국에서도 카페, 식당, 사무실, 도서관등어딜가나 쉽게 찾아볼수 있는 의자로 어디서나 어울리는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죠. 누구나 알고 있는이 의자를 디자인 한 사람이 덴마크 디자이너 아르네 야콥센이라는 사실은 새롭게 알게된 놀라운 사실이었습니다. 그는단순하면서도 미래적인 감각으로 커트러리등 주방용품을 디자인 하기도 했는데요, 기하학적인 형태에 완벽한느낌을 주는 디자인으로 영화속 우주선에서 사용하는 식사도구로 선정되기도 했다네요.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스타일을 엿볼수 있는 재미있는 에피소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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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율의 디자인 작품들도 기억에 남는데요, 조각과 같은 예술적 조형미가 돋보이는 가구들이었습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 속 의자는 손으로 그린 듯한 독특한 곡선을 가지고 있어서 참 탐이 났다는. 아마 무지 비쌀 듯! 그래서 그의 디자인은 제작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 외에도 예술과 산업을 결합시킨 데만크의 대표적 기업 로얄코펜하겐의 아름다운 자기들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폴키에르홀름, 폴 헤닝센, 야콘예센, 베르너 팬톤 등 북유럽풍 디자인의 전통을 이끈 디자이너들과 뱅앤올룹슨, 프리츠한센, 레고등의 디자인 회사들의 제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전통적 가치의 명맥을 현대적 감각에 접목시켜 성공적으로 발전시켜온 모습도 확인할수 있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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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이 소비하는 것들은 단순한 '제품'으로써가 아니라 그 안에 '우리의 삶과 가치'가 담겨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산업제품들은 사람을 소외시키고 종속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그 안에 가치와 생각, 우리의 삶을 담아내고자 하는 우리 내면적 지향이 아마 최근 북유럽풍 디자인이 계속 주목받는 이유인 듯도 해요.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냥 가구가 아닌 그 안의 삶과 가치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을 주도하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정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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