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곡을 통해 듣는 사랑의 시작과 끝 - 시인의 사랑

누군가가 연애를 시작합니다. 혹은 짝사랑을 시작합니다.
글 입력 2016.03.0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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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작과 끝,  누구나 겪는 보편적 경험

  누군가가 연애를 시작합니다. 혹은 짝사랑을 시작합니다. 이성이 아닌 감정적 사건에 입수한 누군가에게 사랑의 대상은, 떠올리면 "마음에 꽃들이 피어나는 것 같고", "싱그러운 산들바람이 부는 것만 같은" 청량하고도 찬란한 느낌을 선사하고는 합니다. 마음 속에 선연하게 피어나는 설레임과 향긋한 감성은 "그와 함께하고 싶다."라는 소망을 주기도 하는데요. 이런 감성적인 사건이 항상 순조로운 것은 아닙니다. 자신에겐 우주의 중심인 사람이나, 그에겐 자신이 우주의 먼지같은 존재일 수도 있으며, 삼각관계에 처할 수도 있고, 오해가 쌓이고 쌓여 서로 싸울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반대를 할 수도 있구요.  필자가 생각하기에 실연의 아픔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이 아닐까합니다. 찬란한 감정들이 빛바랜 추억이 되어 원래 존재하지 않던 것 처럼 무(無)로 돌아갈 때.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하이네의 시에 음을 부여한 슈만

  사랑의 시작에서, 사랑의 끝까지. 이런 보편적인 경험을 하이네는 시로 표현합니다. 슈만은 하이네의 시에 음을 붙여내여 가곡을 만들어내는데요. 하이네의 <노래의 책> 중 '서정적 간주곡' 부분에 음을 붙여 '시인의 사랑'을 완성합니다. 이 '서정적 간주곡'에는 하이네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고통이 담겨있구요. 1840년에 작곡된 이 곡은 총 16곡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처음 6곡은 사랑의 기쁨을, 다음 8곡은 실연의 슬픔을, 마지막 2곡에서는 잃어버린 사랑에의 회상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가곡이란 예술성이 높은 시에 가락을 붙인 것으로 성악의 한 종류입니다. 음악을 표현매체에 따라 나눈다면 성악과 기악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기악이 악기로 음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성악은 사람의 목소리로 음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반드시 가사가 필요합니다. 


"시인의 사랑"에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

 이런 "시인의 사랑"은 250여편의 슈만의 가곡 중에 단연코 최고라는 평을 듣는데요. 비하인드 스토리를 잠깐 알아볼까요? 슈만은 당대 최고의 피아노 교사였던 프리드리히 비크의 문하에서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그에게 열렬한 사랑이 찾아오는데요. 상대는 바로 스승의 딸인 클라라 비크였습니다. 그 당시 슈만은 무명의 작곡가 지망생이었으나, 클라라는 미래에 활짝 피어날 전도유망한 피아니스트였습니다. 이 둘의 사랑은 스승의 반대에 부딪히게 되며 끝없는 법적 분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소송이 시작된지 2년 후인 1840년, 마침내 스승 비크는 두 사람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허락하게되며 슈만의 생애에서 1840년은 가장 행복한 시기로 기록이 됩니다. 이 시기는 '노래의 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그만큼 슈만의 주요한 작품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입니다. "시인의 사랑"도 바로 이 시절에 태어났구요.


성악, 토크쇼와 함께 자신을 드러내다

  얼마 전 마리아칼라스 홀에서 열린 '그로스 앙상블 토크앤 송2'에는 네 명의 성악가가 등장하여 가곡을 불렀습니다. 뿐만 아니라 곡에대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설명을 토크쇼 형태로 풀어냈습니다. 성악은 대게 독일어로 되어있기에 음색이 좋더라도 가사를 모르니 궁금할 수 있는데요. 홀에 들어가기 전 가곡의 가사가 적힌 한글 프린트를 나눠줍니다. 각각의 성악가분들은 노래를 하기에 앞서 시를 시인이 읽듯이 읽고, 노래를 시작하는데요. 한곡에서 세곡 정도의 노래 이후엔 그 노래에 대한 설명이 함께했습니다. 공연 중에 한분은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냥 노래만 듣는 것이라면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곡에 대한 설명을 함께 들을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 사실 성악은 저에게 거리가 있기에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서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지 가곡을 듣는 것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가곡에 대한 이해까지 유쾌한 토크쇼와 함께하고 싶으신 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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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 섭외관련 문의 : JART 02-558-4588
 

[최서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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