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랑과 일, 그 어디쯤, 인턴 [문화 전반]

글 입력 2016.01.06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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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앤 해서웨이). TPO에 맞는 패션센스,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서도 끊임 없는 체력관리, 야근하는 직원 챙겨주고, 고객을 위해 박스포장까지 직접 하는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 한편,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나이만큼 풍부한 인생경험이 무기인 만능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을 인턴으로 채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영화의 도입부에 벤의 나레이션이 깔린다.



프로이트가 말했죠.
'사랑과 일, 일과 사랑'
'그게 전부다' 라고



  3년 반 전에 아내와 사별하고 은퇴까지 한 벤은 시간이 남아도는 노인이다. 그런 그가 줄스의 회사에 인턴으로 뽑히면서, 일할 시간을 가지게 된다.

  70세에 인턴이 된 벤. 성공한 스타트업 사장이지만 인생에 있어선 인턴인 줄스. 그녀는 자신을 케어해주는 벤을 처음에 마땅찮아하지만 그의 많은 도움 속에서 어느새 그를 믿고 의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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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 속에서 마구 어지럽혀진 책상이 줄스는 눈엣가시이다. 그러나 시간이 없어 그대로 놓아둔 책상 위의 짐 더미를 벤이 깨끗하게 치웠듯이, 줄스가 삶의 방향성을 잃을 때마다 배려담긴 도움을 주며 고민을 말끔히 처리시켜주는 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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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수많은 갈림길 속에서, 선택의 순간에 명확한 마음이 떠오르도록 지혜를 던져주는 벤은 금방 회사와 줄스에게 적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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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낭비를 굉장히 싫어해서 회사 내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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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선물 받는 것 같은 느낌을 줘야 해요.
자기가 자신을 위해 산 선물 같은 느낌요."


  고객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열정적인 CEO이기도 한, 줄스에게 말이다.


  때론, 당차고 똑 부러지며 뭐든 성공시킬 인상의 그녀지만 그녀의 경력을 믿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서 전문 CEO를 영입하라는 말에 상처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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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회사에 대해 잘 모르는 전문 CEO를 영입하면 자신의 뜻대로 회사를 운영하기가 힘들어질 것을 예감하는 줄스는 주변의 조언때문에 갈등한다. 한편, 줄스를 위해 자신의 커리어까지 포기하고 집안살림을 도맡아 했었던 남편. 줄스는 그런 남편이 언젠가부터 외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회사 일과 사생활까지 겹친 그녀는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이젠 듬직한 친구가 된 벤에게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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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만히 그녀의 얘기를 듣던 벤.



"내가 물류 센터에 모셔다드린 날 기억하죠? 길도 잘못 가르쳐주고 그러던 날이요."

"네, 기억해요."

"전 그때 뒤에 서서 당신이 직원들에게 옷을 접어 상자에 포장하는 걸 보여주는 걸 지켜봤어요. 그때 ATF가 성공을 거둔 이유가 뭔지 알았어요. 아무도 그런 열정을 갖고 회사를 운영하지 않을 거예요. 내가 보기엔 간단한 문제예요. 어바웃 더 핏은 사장님이 필요해요. 그리고 불쾌하게 생각하진 마세요. 사장님한텐 회사가 필요해요. 더 경험 많은 사람이 들어올 순 있겠지만
사장님이 아는 걸 그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어요. 난 이런 성공을 평생 거두지 못했어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요. 이 크고 아름다운 회사는 사장님이 만들었어요. 이게 꿈 아닌가요? 그 꿈을 버린다고요? 남편이 바람을 피우지 않을 거란 희망 때문에요? 논리 상 맞지 않아요
이 업적은 그 자체로 자랑스러워요. 그런데 그걸 다른 사람이 앗아가서는 안 되죠. 여기 온 이유 중 하나가 이런 말을 듣고 싶어서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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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남녀평등을 외쳤던 줄스. 그녀는 당연히 자신의 탓이 아닌 남편이 잘못한 행동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사랑과 일의 균형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신의 탓으로 괴로워했다. 일 때문에 가정을 잘 돌보지 못했기에 남편이 외도를 했다는 생각에서 줄스 본인이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나아가, 전문 CEO를 고용하는 것이 괴롭지만 자신과 주변을 살리는 방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갈등한다. 그런 줄스를 벤은 안쓰럽게 생각한다.

  이 영화는 아주 현실적인 고민들을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공감을 일으킨다. 자신이 이뤄놓은 무대 위에서 자신을 빛나게 해주는 소중한 꿈과 사랑하는 남편과의 관계를 잃고 싶지 않다는 간절한 마음 사이. 두 가지 다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지만 놀랍게도 벤의 말이 차근차근 울려퍼지는 순간,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안개가 걷히듯 투명하게 줄스의 마음에 떠오른다. 
  그리고 해답은 “길을 잃은 건 나였다.” 는 마지막 줄스 남편의 고백에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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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늦은 건 아니었으면 좋겠어. 나 때문에 그러진 마. 줄스, 부탁이야. 자기한테 좋은 방향으로 결정해."

"난 내 회사를 계속 운영하고 싶어, 맷. 그걸 이해해줘."

"그러면 그렇게 해. 난 자기가 불행해지는 건 싫어."

"난 이미 불행해."

"고백할 게 있어."

"알아. 그냥 이 말만 해줘. 그 관계는 거의 끝난 거야? 얼마나 더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어."

"아니, 끝났어. 정말 미안하고 수치스러워.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자기에게 약속한 남자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언제부턴가 자기를 잃고 있단 기분이 들었어. 하지만 실제론 내 책임이었어. 내가 길을 잃었어. 세상은 혼란스러워.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갔었어. 그리고 자기가 날 위해 이 모든 걸 버릴 생각을 하다니. 난 그렇게 놔둘 수 없어. 난 자기를 사랑해. 그리고 나한테 기회를 주면 훨씬 더 잘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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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일, 일과 사랑’
‘그게 전부다’ 


  프로이트의 말을 되새기면서,
  꿈과 소중한 인연 앞에서 갈등하는 열정 가득한 사람들에게 멋진 위로를 주는 영화, ‘인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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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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