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영화 '우먼 인 골드'를 보고 [문화전반]

예술 작품을 두고 국가와 개인간의 8년 간의 소송을 그린 이야기
글 입력 2015.12.2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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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 - 구스타프 클림트

 
황금으로 치장된 화려한 색채와 그림 속의 여인의 모습은 신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다.
캔버스에 유채와 금을 사용한 기법으로 사실적으로 그려진 부분은 작품의 모델인 아델레의 얼굴과 손, 어깨 부분이 전부다. 이 외의 부분은 장식적인 무늬와 패턴으로 처리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클림트가 아끼는 작품 중에 손에 꼽히는 작품이라는 이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은 빈의 상류층 여성 아델레 블로흐를 모델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많은 작품 속에 뮤즈로 등장한다. 아델레와 클림트의 관계를 화가와 모델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작품 속 여인의 손의 처리에서 엿 볼 수 있는데, 여인은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고 있다. 아델레는 어릴 적 사고로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이 크게 손상되었는데, 이를 감추기 위한 이러한 자세를 취한 것을 볼 수 있고, 이를 매끄럽게 표현한 클림트로부터 아델레를 향한 애정어린 시선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매력적인 클림트의 작품은 나치에 의해 몰수당해 국가의 소유가 되어 오스트리아의 국립미술관에 전시가 된다. ‘레이디 인 골드’라는 이름으로 오스트라의 국보와 같은 가치를 지니게 된 이 작품은 현재 에스티 로더의 창업주의 아들인 로널드 로더에게 역사상 가장 큰 경매가인 1억 3500만 달러에 팔려 화제가 되었으며 노이에 갤러리에 전시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 작품은 그 가치만으로도 충분히 할 이야기가 많지만, 오늘 전달한 주제는 다른게 아니라 이 작품이 미술품의 재산 반환 소송의 새로운 법적 판례를 만든 실화를 다룬 영화 ‘우먼 인 골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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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골드; Woman In Gold, 2015]

이 영화는 ‘마리아 알트만’이라는 여인이 자신의 숙모인 아델레를 모델로 그린, 클림트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이라는 작품을 나치에 의해 국가에 몰수당한 후, 8년이라는 시간 동안 국가를 상대로 낸 재산 반환 소송을 통해 되찾게 되는 이야기, 최고가에 낙찰되어 노이에 갤러리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지게 된 과정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언뜻 보기에는 클림트의 작품, 화려한 예술품들이 등장해 그림에 대한 내용을 담은 영화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은 법적인 내용과 소송에 관한 이야기, 개인의 이야기들로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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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개인의 이야기 속에서 나치의 횡포 속에서 나라와 자신의 소중한 것들 잃은 오스트리아의 어두운 역사와 이를 되찾으려는 개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냉소적인 주위의 시선과 국가의 태도를 통해 예술작품이 과연 객관적 가치를 논하여 국가의 소유인 것이 맞는 것인지, 주관적 가치를 따져 개인의 소유를 인정해야 하는 건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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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리아 알트만은 그가 고용한 쇤베르크라는 변호사와 함께 오스트리아로부터 개인의 재산인 숙모 아델레의 그림을 돌려받게 되고, 이를 에스티 로더의 창업주의 아들 아놀드 로더에게 역대 최고가인 1억 3500만 달러에 판매하여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조건하에 판매하여 노이에 갤러리에서 현재까지 보관, 전시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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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에 대해 의견이 많이 나누어지는 것 같았다. 누군가는 개인의 소중한 추억이라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최고가에 판매하는 것이 모순적이라며 비판을 던지기도 했고, 누군가는 한낱 약자에 불과한 개인이 강자로 구분되는 국가를 상대로 개인의 추억과 재산을 지켜낸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고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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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Us(우릴 기억해 다오)
 
마리아가 그의 남편과 나치의 눈을 피해 도망을 치려 할 때 그녀의 아버지가 마리아에게 건넨 말이다. 이 말은 단순히 자신과 아내를 잊지 말아달라는 뜻일 수도 있지만, 오스트리아를 떠나는 마리아에게 너의 조국인 오스트리아와 이 비극적인 역사, 그리고 너의 잃어버린 것들 즉, 빼앗긴 것들을 잊지말고 살아가라는 의미로도 통한다고 보았다.
 
아마 이 말이 마리아가 빼앗긴 그녀의 추억, 아델레의 그림을 국가로부터 반환 소송을 낸 하나의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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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asily forget the past. Young, the more much more.
(사람들은 과거를 쉽게 잊지. 젊을수록 더.)
 
이 대사가 은은하게 나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을 하다보니 역사에 대한 나의 태도에 대한 반성에 도달하게 되었다. 역사를 단순히 교과서 속, 참고서등 관련 서적을 통해서만 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그냥 수용하는 것만이 역사를 배우고 지키는 것이라고만 생각한 수동적인 태도를 말이다.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은 자칫 국가의 소중한 국보인 작품을 개인이 사적인 욕심으로 소유하려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이는 정말로 이기적인 것이다. 개인이 아닌 다수, 그리고 국가가 말이다. 예술작품은 그 가치가 높아지면 공공의 것이 되어야한다고 들 한다. 맞는 말이다. 이는 후손에게도 모두에게도 보여져야할 마땅한 가치와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다수의 압박으로 개인의 소중한 가치, 추억들이 갈 곳과 의미를 잃은 채 있도록 방치하는 것이 과연 그 예술작품을 제자리에, 있어야 할 곳에 두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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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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