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잃어버린 감수성을 찾아서, '하루키와 하야오의 음악코드' [공연예술]

글 입력 2015.11.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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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와 하야오의 음악코드

클래식/오페라 > 클래식
일시 : 2015/11/19
장소 :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
출연 : 안두현, 김재원, 김지윤, 박고운
관람등급 : 만 12세이상
관람시간 : 90분


학교에서 문화예술체험 지원을 받아 <하루키와 하야오의 음악코드> 공연을 보았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관람료를 내지 않고 무료로 볼 수 있었는데요.
공연 장소는 한 번도 가지 못했던 마포아트센터였습니다.
마포아트센터는 주민들이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공연과 체험,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인데,
제가 사는 곳 주변에도 이런 아트센터가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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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와 하야오의 음악코드>는 일본을 대표하는 두 거장의 예술세계에 담긴 시크릿 코드를 찾는 공연입니다. 두 거장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무라카미 하루키와 미야자키 하야오인데요, 하루키의 소설을 읽어본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하루키 소설 곳곳에는 클래식 음악들이 등장합니다. 난해하다고 평가받는 곡부터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곡까지, 하루키의 선곡을 보다보면 그가 클래식 음악 애호가인 것을 알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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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루키와 하야오의 공통 코드인 '음악'을 공연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안두현 지휘자와 솔리 앙상블이 들려주는 연주로 두 거장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저희는 솔리 앙상블이 펼치는 피아노 5중주로 편곡 버전을 듣게 되었습니다.

연주를 듣기 전, 지휘자이기도 한 안두현 해설자께서 사진과 함께 거장들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하루키의 소설 속에는 클래식 뿐만이 아니라 팝, 재즈까지 담겨있다고 합니다. 그는 항상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쓴다고 하는데, 항상 LP판으로 음악 듣는 것을 선호합니다. 책꽂이에 수많은 LP판들이 꽂혀있는 그의 작업실 사진을 보고 그가 얼마나 음악에 조예가 깊은 작가인지 짐작할 수 있었지요.
또한 미야자키 하야오 역시 훌륭한 애니메이션과 좋은 선율의 음악으로 유명합니다. 이는 그의 동반자인 작곡가, 히사이시 조가 있기에 가능했는데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모노노케 히메>,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히사이시 조 음악들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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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은 음악 내공으로 소설을 더 풍부하게 느끼게 해주는 하루키.
평화라는 주제 의식을 담아내며 애니메이션의 음악에도 공을 들인 하야오.
그리고 그런 하야오의 바람에 걸맞도록 캐릭터의 감정 하나 하나까지 음악에 담아낸 히사이시 조.


이들에게 음악을 사용한다는 것은, 관객과 독자들이 작품을 더 깊게 음미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똑같은 작품이라도 음악 속에서 느껴본다면 새로운 분위기가 환기되고, 우리는 작품에 더 깊게 이입하게 되니까요.

이 뛰어난 예술가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은 지금도 접할 수 있지만, 편곡 실황 연주를 들으니 그들의 감수성을 새롭게 느낀 기분이었습니다. 비록 그들의 코드와 작품세계를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우리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아름다운 선율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감동을 느낄 수 있었고요.

그리고 공연에서 연주된 곡 대부분이 어릴 때 접했던 곡이라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달빛>이나 <트로이메라이>는 예전부터 좋아했던 곡들이었고, 일상을 마친 밤 아름다운 선율을 들어서 그런지 감수성에 젖었습니다. 또 히사이시조 음악을 들었을 때, 예전에 좋아했던 애니메이션들이 떠올라 잃어버린 감수성이 되살아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같이 갔던 친구들도 두 거장들의 작품이 생각나며 감성에 푹 빠졌던 공연이었다고 합니다.


[이해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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