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상과 현실이 벌이는 난투극, 대한민국 난투극

글 입력 2015.09.1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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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난투극’을 먼저 정의함으로써 리뷰를 시작해보고 싶다:

‘민국’으로 대표되는 ‘이상’, 
그리고 ‘대한’으로 대표되는 ‘현실’의 충돌을 그린 연극.
 

1. 이상 : 한민국
     ‘이상’을 대표하는 한민국은 그야말로 아직 인생 쓴맛이라곤 덜 본 고등학생이다. 그의 꿈은 무려 ‘무림의 고수’ 이다. 민국은 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모님이 준 돈을 모아서 각종 무술 관련 책들을 사 모아 열심히 연구한다. 학교 친구들이 오타쿠라고 무시하고, 담임 선생님이 정신차리라고 면박을 줘도 민국의 이상은 꺾일 줄을 모른다.
 

 
2. 현실 : 이대한
     한민국이 ‘이상’을 대표한다면, 이대한은 ‘현실’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대학 졸업 후 공무원 시험에 도전, 벌써 몇 번을 탈락했고, 그의 어머니는 공장이라도 나가서 돈을 벌어오라고 그에게 화를 낸다. 설상가상으로 외제차 백미러를 망가뜨리고, 백미러 보상 비용을 벌러 나간 유흥주점에서 말실수로 업주를 성매매 알선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만든다.


  
3. 이상과 현실의 충돌
     민국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이 강한 존재라는 것을 무술로써 증명하고 싶고, 대한은 자신이 망가뜨린 외제차의 백미러 값이 필요하다. 이러한 그들의 이해관계가 서로 만나 민국은 교실에 들어와 괴한 연기를 해 주는 대가로 50만원을 주겠다고 제의한다. 그 제안은 받아들여지고, 비로소 이상과 현실의 충돌이 이루어진다.
 
     대한이 민국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순간은 그의 마음속에 있던 이상을 향한 작은 열망의 표출이다. 대한이 살아온 삶을 짐작해 보면, 그는 살아오며 수많은 좌절을 겪었을 것이다. 세상에 처음부터 현실적인 사람은 없다. 대한도 한때는 민국처럼 ‘이상’을 추구했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대학 졸업 후 취업난에 자신의 이상을 추구하기보단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현실과 타협했을 것이다.
 
     민국이 대한에게 괴한 연기를 제안하는 것은 이제까지 무술 책을 읽으며, 동영상을 보며 꿈꿔왔던 이상을 실현시켜보려는 그의 첫 걸음이다. 확고한 자신의 이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부모님, 친구들,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에게 괴짜 취급만 당했던 민국은 자신의 이상이 진짜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이 교실에 들이닥침으로써 이상과 현실의 난투극은 막을 내리게 된다. 현실적인 대한에게는 이상을 향한 아주 작은 열망도 허락되지 않으며, 자신의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던 민국의 이상도 좌절된다. 결국 이상과 현실의 충돌에서 이상도, 현실도 승자가 되지 못했다. 이 결말이 내게 주는 생각은 하나다. 이상을 따르던, 현실을 따르던 둘 중 하나가 꼭 답인 것은 아니다. 세상과 타협하는 대한(그는 결국 공무원 시험도 포기하는, 현실과의 또 한번의 타협을 한다)을 현실 순응자라고 비난할 수 없으며, 지독히 이상만을 따르는 민국을 비현실적 이상주의자라고 나무랄 수 없다. 이상과 현실의 싸움에 결국 승자는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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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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