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2) AM 필름토크: 미술과 다큐멘터리의 경계 [다원예술,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공간소극장]

The Border between Art and Documentary
글 입력 2015.08.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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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 필름토크
미술과 다큐멘터리의 경계 


미술과다큐멘터리의 경계(필름토크).jpg
 

아라리오뮤지엄(관장 김지완)은 ‘AM 필름토크: 미술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공간소극장에서 8월 22일(토) 개최한다. ‘AM 필름토크’는 상영회와 토크를 결합한 형태로, 서울과 제주의 아라리오뮤지엄을 오가며 해마다 세 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아라리오뮤지엄은 AM 필름토크를 통해 높은 실험성과 예술성을 지향하고 영상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는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더불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영화와 영상예술의 최신 경향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탐구하여 현대미술과 영화 예술의 접점을 찾고 함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8월 22일 시작하는 첫 번째 AM 필름토크는 ‘미술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주제로 전시장과 영화스크린을 사이를 오가며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감독들의 다큐멘터리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정윤석 감독의 <논픽션 다이어리(Non-fiction Diary, 2013)>, 박경근 감독의 <철의 꿈 (A Dream of Iron, 2013)>, 임흥순 감독의 <위로공단(Factory Complex, 2014)>이 각각 오후 1시, 3시, 5시에 상영되며, 상영회 후 저녁 7시부터는 이승민 영화평론가의 사회로 정윤석, 박경근, 임흥순 감독과의 대화가 진행된다.

AM 필름 토크의 시작을 여는 정윤석 감독의 첫 장편영화 <논픽션 다이어리>는 부유층에 대한 증오로 5명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지존파 연쇄살인사건과 뒤이어 일어난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을 매개로 1990년대 한국사회를 들여다본다. 정 감독은 살인죄로 사형당한 지존파와 대규모 사상자를 내고도 징역형에 그친 삼풍백화점 대표의 차이에 주목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시대의 욕망을 들춘다.

박경근 감독의 <철의 꿈>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인 고래 암각화가 있는 울산을 배경으로 고래를 잡던 사람들이 세계적인 조선소를 탄생시키게 된 이야기를 신의 존재를 찾아 떠난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그려낸다. 영화는 지금까지 바다 속 신비로운 고래의 모습과 현대중공업의 조선 과정을 화면에 담아 압도적인 느낌을 전달하며, 포스코와 현대 중공업 등 중화학 공업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산업시대에 안녕을 고한다.

마지막 상영작인 임흥순 감독의 <위로공단>은 지난 5월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제인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최근 국내외에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작품이다. 임 감독은 구로공단에서 실제로 일했던 여성 노동자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직군에 종사하는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현대사의 아픈 기록들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위로공단>은 세상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영화이다.

상영회 후 진행되는 감독과의 대화에서는 동시대 미술과 다큐멘터리의 접점, 현재 한국 다큐멘터리의 특성과 향방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제에서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각 상영작의 감독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그들의 솔직 담백한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동시에,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한국 다큐멘터리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세 편의 영화를 모두 만나볼 수 있는 패키지 티켓은 인터파크와 뮤지엄 티켓박스에서 구매 가능하며, 감독과의 대화는 선착순 무료 입장으로 진행된다. 영화티켓 소지자는 상영회 당일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의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 공연 개요 >


일자 | 2015년 08월 22일 토요일

장소 |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공간소극장

기획 |  아라리오뮤지엄, 홍효숙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티켓 | 영화 3편 패키지 10,000원 / 15세 이상 관람가 / 감독과의 대화는 선착순 무료 입장

      - 온라인예매 : 인터파크 
      - 오프라인구매 : 뮤지엄 티켓박스에서 당일에 구매 가능
      ※ 영화티켓 소지자는 행사 당일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전시관람 무료

문의 | 02. 760. 1742





< 프로그램 일정 >

1:00 PM 정윤석 <논픽션 다이어리>

3:00 PM 박경근 <철의꿈>

5:00 PM 임흥순 <위로공단>

7:00 PM – 9:00 PM 감독과의 대화 with 이승민 영화평론가



논픽.jpg

정윤석 | 논픽션 다이어리 (Non-fiction Diary, 2013)

감독 : 정윤석
러닝타임 : 93분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제공/제작 :1+1=Film
공동제공/배급 : (주)영화사 진진

2014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넷펙상(NETPAC) 수상 
2014 세필드다큐멘터리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2014 런던독립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2013 부산국제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BIFF Mecenat) 수상
2013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초청

1994년 추석, 스스로 인간이기를 포기했다고 선언한 지존파가 연쇄살인으로 붙잡혔고, 그리고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감독은 전 국민에게 트라우마로 남을 만큼 충격적인 이 세가지 사건을 소환하여 사회적 사건이 어떻게 우리들의 삶까지 이어져있는지를 공감한다. 즉 영화는 사회와 개인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이야기하며, 서로 다른 세가지 사건이 우리 모두의 ‘다이어리’임을 들려주는 것이다.

20년이란 세월 때문에 어떤 이들에겐 당연히 알고 있는 진부한 이야기일 테고, 어떤 이들에겐 그저 소문처럼 들려온 머나먼 이야기일 테지만 <논픽션 다이어리>는 이 상반된 세대의 호기심을 모두 완벽하게 메워줄 미덕을 지닌 작품이다. 당시 무엇이 진실이고 허구인지 구별조차 힘들만큼 자극적인 정보가 난무했던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사건이 일어났는가라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놓칠 수밖에 없었다. 대부분 보도를 위한 보도만을 지속하다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잊혀지기 마련이다. 지존파 사건을 담당했던 고병천 전 서초경찰서 강력반장 역시 ‘더 이상 새로운 자료가 없고 똑 같은 내용뿐이니, 유리창을 깨고 기자들이 들어오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논픽션 다이어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사건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살인을 하기까지 그들이 어떤 사회를 살아왔는지, 다리와 백화점이 무너질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들은 왜 경고를 무시했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사람을 죽인 이들의 마지막은 어떻게 다른지 말이다.

영화는 지존파 사건과 삼풍 백화점을 담당했던 고병천 형사를 비롯해 정형복 구치소 교도관, 지존파를 전도했던 종교계, 한완상 전 부총리 겸 통일부 장관 등의 생생한 인터뷰가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사건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다방면에서 바라본다. 무엇보다 어느 언론에서도 보고 들을 수 없었던 비하인드 스토리와 비보도 영상은 마치 지존파가 있었던 살인의 현장,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던 지옥의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사실적이어서 <논픽션 다이어리>라는 완전히 새로운 사건 일지를 따라가다 보면 90년대를 함께 관통하며 마지막 퍼즐 조각 하나가 온전히 맞춰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하나씩 밝혀지는 사건의 진위를 파고드는 영화적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철의.jpg
 
박경근 | 철의 꿈 (A Dream of Iron, 2013)

감독 : 박경근
러닝타임 : 100분
관람등급 : 전체 관람가
제공/제작 : 복피쳐스
제작 : (주)경픽쳐스
공동제작 : 울산 MBC
공동제공/배급 : (주)영화사 진진

2014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부문 넷펙상(NETPAC)
2014 뉴욕현대미술관(MoMA) 다큐멘터리 포크나이트 공식 초청
2014 토론토국제영화제 City to City 공식초청
2014 로마아시아영화제 최우수다큐멘터리상
2014 대만국제영화제 작가시선상 

신을 찾아 떠난 연인의 이름을 부르며 시작하는 <철의 꿈>은 누구라도 이 다큐멘터리의 그대가 되는 것이 허락된 듯, 애잔한 느낌의 러브레터 형식을 선택한다. 이야기는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암각화라고 알려져 있는 울산 앞바다의 반구대에서 출발한다. 암각화 속 고래와 바다, 사랑이야기는 어쩌면 우리들의 첫 바람 혹은 기억과 역사를 너머 무의식의 언덕 어디쯤 두고 온 우리 욕망의 첫 그림처럼 보여진다.

반구대 암각화는 시간과 공간의 흐름에 따라 자리를 바꿔가며, 크레인과 용광로라는 산업화의 상징적 이미지로 자리바꿈한다. 이 구조는 비구승의 천도제 바라춤으로 절정에 이르고 시대의 가고 옴이 영원히 반복되지만 우리들의 근원적 욕망의 그림은 영원히 바뀌지 않을 것 같은 몽환적 기시감마저 준다. 박경근 감독의 영상들이 압도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이유는 미래적이면서 동시에 자궁 안에 착상된 생명체가 자기를 둘러싼 타자에 대해 가졌을 법한 두려움을 거대한 이미지로 표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묘하게도 이 두려움은 영원히 알 수 없는 시간, 물질에 대한 본능적 숭배와 아마게돈 같은 울산 현대 중공업 공장 내부의 묘한 묵시록적인 이미지가 충돌하여 보는 이에게 압도적인 그로테스크 느낌을 전달하는 데 성공한다. 

거칠고 푸른 울산 앞 바다 위를 춤추듯 헤엄치던 그 많던 고래는 다 어디로 간 것일까. 할아버지가 만났던 고래는 아버지의 뜨거운 용광로 속에서 녹고 녹아 거대한 조선소의 위풍당당한 배들로 돌아왔다. 나와 너의 꿈은 언제 철의 꿈으로 바뀐 것일까? 이 철은 다시 무엇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까? 아버지와 산업화 시대의 종말을 기록하는 박경근 감독의 철의 꿈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연인에게 보내는 수줍은 러브레터로 남겨진다. 한 시대와의 안녕은 연인이 되는 관객에게 영상편지로 읽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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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순 | 위로공단 (Factory Complex, 2014)

감독 : 임흥순
프로듀서 : 김민경
러닝타임 : 95분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제작 : 반달(BANDAL Doc.)
배급 : ㈜엣나인필름
해외배급 :  ㈜독에어

2015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은사자상 수상
2015 상하이국제영화제 공식경쟁 부문 초청
2015 몬트리올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오브 더 월드 부문 초청
2014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부문 초청
2014 인천다큐멘터리포트 베스트 러프컷상


<위로공단>은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스에 약 2년간 머물던 임흥순 감독이 옛 구로공단 지역을 둘러보던 중 ‘그 많던 구로공단의 여공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질문을 떠올린 데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궁금증과 더불어 40년이 넘게 봉제공장 ‘시다’ 생활을 했던 어머니와 백화점 의류매장과 냉동식품 매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해온 여동생, 보험설계사인 형수의 삶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임흥순 감독은 구로공단에서 실제로 일했던 여성 노동자들과 첫 인터뷰를 한 후 본격적으로 <위로공단>을 기획, 3년 여의 긴 시간 동안 다양한 직군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장 등 촬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제작진은 현존하는 촬영 카메라 중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는 레드 에픽 카메라부터 스마트폰 카메라 등 다양한 촬영 장비들을 동원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위로공단>에는 임흥순 감독의 어머니를 비롯해 여성 노동자 21명, 역사의 현장을 직접 카메라에 담은 사진사 1명이 등장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제작진은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노동인권단체 관계자, 사회 활동가, 심리학자, 여성학자 등 65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 중 직접 경험한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들려준 22명의 이야기들만이 영화 속에 담겨있다. 

이들의 이야기 속엔 1978년 동일방직 회사 측이 노동조합의 대의원 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여공들에게 똥물을 끼얹은 동일방직 오물투척 사건, 1979년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농성하던 여성 노동자 중 한 명이 강제 진압과정에서 사망한 YH무역 사건, 2005년 7월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로 촉발된 기륭전자 사태 등 우리 현대사의 아픈 기록들이 담겨 있다. 여기에 감정노동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고달픈 삶을 이어가고 있는 마트 점원, 콜센터 상담원, 승무원 등 오늘날의 직장인들까지 40여 년을 아우르는 그들의 이야기는, 세월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내면의 풍경이 여전히 닮아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위로공단>은 한국을 넘어 캄보디아, 베트남에 이르는 월드 로케이션을 진행, 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며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2015년의 오늘, 캄보디아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모습은 과거 우리의 모습과 맞닿아있어 더욱 공감을 자아낸다. 이렇듯 22,000km의 기나긴 여정을 통해 여러 장소의 기록들을 담아낸 <위로공단>은 그 놀라운 여정만큼이나 깊은 울림을 전하는 이야기들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일과 일하는 사람들의 진정한 가치를 되물을 예정이다.


[오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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