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쿠쉬전에 다녀왔습니다.
러시아 태생의 초현실주의(Surrealist art)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은 만큼
그의 앞선 생각과 관점의 차이는 따라가기 힘들었습니다.
어쩌면 나자신 스스로를 틀에 가둔채,
반복되는 인생을 너무도 당연하게 살아온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작가는 어렸을적부터 특별했던거 같습니다.
세잔의 작품에 지루함을 느끼고, 인상파의 색채와는 또다른 색감을 보여주고 싶어했습니다.
뭐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 초현실주의라 함은
발상의 전환 정도로 보면 되겠군...하고 가볍게 간 미술전시회는
한편의 어른동화 속 이야기를 체험한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환상의 섹션에서 본 '윈드'(wind) 라는 작품은
원근감을 드러낸 색채, 감정을 나타내는 파란 색채 속에서
작가의 감정이 고스란히 나타나 보였습니다.
큰 집에 얽매어 있는 펄럭이는 셔츠가
안정과 불안정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인간의 삶을 나타내듯 보였습니다.
쿠쉬는 이작품을 통해 칸느 국제 전시회에서 외국작가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유럽의 현대미술계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플라워 선박의 입항'(Arrival of Flower ship)의 그림도 기억에 남습니다.
19세기 영국 카리브 해안의 타히티로 향하는 '바운티(Bounty)선박'을 모티브로 그렸는데.
빵과 과일들이 가득했던 바운티호를  몽글몽글한 꽃 선박으로 표현했고,
이는 당시 주민들이 염원하던 파라다이스로의 항해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곧곧의 그림에 적혀있는 김경주 시인의 각주도 참고할 만합니다.

그림뿐 아니라 오브제와 드로잉 작품도 있습니다.
그중 작가의 자유로운 의식을 볼 수 있는 '아프리칸 소나타(African sonata)'는
마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옆에 붙어있을거 같은 국립공원처럼 느껴집니다.
금방이라도 코끼리가 튜바를 연주하고, 사슴이 풀 뜯으며 크로마 하프를 연주할꺼 같습니다.
같은 공간과 시간을 살면서 모두가 같은 생각은 할 수 없지만
모두가 할 수 있는 생각이 아닌 색다른 생각을 하는 작가의 창의성에 감탄할 뿐입니다.

쿠쉬는 자신의 화풍을 기존의 초현실주의와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작품이 해석되기를 바랬습니다.
그는 은유적 현실주의(Metaphorically-Realism)라는 말로 자신의 화풍을 정의했고,
이것은 '사실주의화법(Real)'과 '은유화법(Metaphor)'의 합성어 입니다.
다시 말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현실을 보고 다양한 해석과 스토리를 상상한다면
그의 작품세계에 다가가기 쉬울듯 합니다.

지금까지 미술에서 느껴지는 미학적 감동보다는
그 밖의 아름다움에서 예술을 찾으려 했건거 같습니다.
오늘을 계기로 또하나의 미술사를 알게되었고,
과거의 음악을 현재의 연주로 듣는것처럼
현재의 사실만 보이는게 아니라
무한한 상상력과 새로움도 보이는것으로 존재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하루였습니다.
잠시 일을 놓고, 끝없는 생각에 잠겨...무딘 감성을 제치고
쿠쉬의 환상의 세계를 여행해도 괜찮을꺼 같습니다.

주최: 동아일보사, 와이제이커뮤니케이션
제작지원: TMON 후원: 한국미술협회, Kush Fine Art
문의 : 02-784-2117
문화예술 정보전달 플랫폼
아트인사이트 www.art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