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취향저격 각양각색 애니메이션 영화 추천 [시각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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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를 어린이만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전국적으로 ‘렛잇고’ 돌풍을 일으켰던 <겨울왕국>, 재개봉을 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2D남신을 볼 수 있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많은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재미있는 내용과 감각적인 영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고 싶을 때, 취향에 꼭 맞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건 어떨까요?
1-1. 디즈니(2D): 꿈과 희망, 동심의 세계로
최근의 디즈니에 대해 생각하면 ‘겨울왕국’이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지만, 3d 애니메이션 이전에는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인어공주>를 보면서 잘생긴 왕자님과 예쁜 공주님의 드레스에 감탄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들은 그야말로 꿈과 희망, 동심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자란 후에 그림형제 동화 전집을 읽다가 내가 알았던 <신데렐라>가 원래는 굉장히 잔혹한 이야기였음을 알았을 때의 충격과 ‘멘붕’이 매우 컸을 정도로, 디즈니가 보여주는 공주님과 왕자님 이야기는 마냥 예쁘고 반짝거렸습니다. 동심을 자극하는 내용 뿐 아니라 감미로운 노래도 디즈니만의 색깔을 더 강하게 해주었습니다. <인어공주>의 'Part of your world',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 등은 아직까지 재생목록에서 지우지 않는 명곡들입니다.
디즈니 클래식 영화에서 추천드리고 싶은 한 편의 영화는, <쿠스코? 쿠스코!>입니다. 다른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쿠스코? 쿠스코!>에는 예쁜 공주도, 잘생긴 남자도 나오지 않습니다. 주인공인 쿠스코는 괴팍한 황제였는데, 마법사의 저주에 걸려 그만 라마로 변하고 맙니다. 이 괴팍한 라마(가 된 황제)와 농부 파차가 우정을 쌓아가면서 시련을 이겨내는 이야기인데요, 어린 시절 봤던 그 많은 애니메이션 영화 중에서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영화였습니다. 괴팍한 황제가 우정을 쌓으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코믹하고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3d가 아닌 디즈니 클래식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으신 분께 추천해드립니다.
1-2. 디즈니(3D): 디즈니의 변화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3d로 넘어오면서 표현 방식뿐만 아니라 디즈니의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도 변하게 되었습니다. 첫눈에 사랑에 빠져 악당의 계략에서 벗어나 사랑을 이루어가는 이전의 공주님 왕자님 이야기와 달리 <라푼젤>과 <겨울왕국>에서는 주인공들의 성장을 담은 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한층 더 진화된 스토리에 ‘역시 디즈니!’를 외치게 되는 아름다운 영상과 OST가 더해져 디즈니는 더욱 더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디즈니의 숨겨진 명작 중 하나는 <주먹왕 랄프>입니다. 이 또한 잘생긴 왕자님이나 공주님이 나오지 않고, ‘렛잇고’와 같은 노래도 없었다는 점에서 어린이들의 관심을 사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먹왕 랄프>는 디즈니의 전작들과 달리 ‘악당’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악당이 느끼는 외로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짝거리는 주인공에게 밀려나 소외당한 악당과 못난이의 외로움과 그러한 사람들이 만나 세계에 반격하는 이야기는 뻔한 사랑이야기보다 훨씬 더 감동적입니다. 다른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는 악당의 이야기,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싶으시다면 <주먹왕 랄프>를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2. 픽사: 꿈은 목적지가 아니라 그 과정이다픽사의 스토리텔링을 위한 22가지 법칙 중 첫 번째는 “캐릭터가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것’을 더 중요시 여겨라” 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면 어느 순간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 찾아오곤 합니다. 감동을 담고 있는 픽사의 애니메이션에는 명작들이 많습니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동심을 자극한다기보다는 그 순수했던 마음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명작입니다. <니모를 찾아서>, <몬스터 주식회사>, <몬스터 대학교>, <라따뚜이> 에서는 어딘가 모자란 주인공들이 그 목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재미있으면서도 감동적으로 전해집니다.
제가 생각하는 픽사의 최고 명작은 <업>과 <월e>입니다. <업>은 현실의 벽 때문에 평생 지키지 못했던 할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떠나는 할아버지의 여행을, <월e>는 사람들이 모두 떠나고 쓰레기만 남은 지구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로봇 월e와 그에게 찾아온 새로운 로봇 이브의 사랑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업>은 영화 사상 가장 감동적인 오프닝 시퀀스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애니메이션 <업>은 풍선을 매달고 날아오르는 집의 모습처럼 벅차오르는 감동을 선사해줍니다. <월e>는 단언컨대 가장 사랑스러운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주인공 로봇들이 하는 말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밖에 없지만, 그 어떤 로맨틱 영화보다 낭만적인 사랑을 보여줍니다. 애니메이션 그 이상의 감동을 느끼고 싶은 분들은 <업>과 <월e>를 보셨으면 합니다.
3. 드림웍스: 외톨이들의 이야기
드림웍스의 주인공들은 외톨이가 많습니다. 못생긴 외모의 대명사가 된 <슈렉>, 형편없는 실력으로 따돌이를 당하는 주인공의 <쿵푸팬더>, <드래곤 길들이기>, 함께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아무도 놀아주지 않는 가디언 잭프로스트의 <가디언즈>가 그렇습니다. 드림웍스의 작품들은 흥미진진한 모험의 서사 구조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재미를 극대화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드림웍스의 작품 중 아직 안 보신 것이 있다면 모두 추천해드리고 싶을 만큼 재미있는 작품들입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국내 개봉 이전에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흥행을 하지 못했던 비운의 작품 <가디언즈>는 어린이와 어른들 모두 즐겁게 볼 수 있을 만큼 재미있을 뿐 아니라, 3d 애니메이션계의 최고 미남인 잭 프로스트가 나오는 매력적인 작품이니만큼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4. 스튜디오 지브리: 서정적인 판타지의 세계
스튜디오 지브리의 작품들은 서정적이면서도 환상적인 그림체와 내용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재개봉했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재개봉 예정에 있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지브리 2대 남신으로 불리는 남자주인공 하울과 하쿠의 매력과 동화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내용,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까지 더해져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환상의 세계를 다루면서도 유치하지 않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싶은 날에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들을 다시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5. 라이카 스튜디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거장
위의 애니메이션들에 비해 라이카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영화는 국내에서 아직 큰 흥행을 이루어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내는 라이카 스튜디오의 작품들은 언젠가 꼭 한번 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다른 애니메이션 영화와 달리 라이카 스튜디오의 작품들은 어린이가 주 관객층이 아닙니다. <코렐라인>, <파라노만>, <박스트롤>은 오히려 어쩐지 기괴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그 중 제가 가장 재미있게 봤던 작품은 <코렐라인>인데요,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서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을 발견한 모험심 많은 소녀 코렐라인이 그 새로운 세계에서 다른 부모님을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밤 기괴한 환상의 세계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코렐라인>을 보시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정수를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6. 독특하고 신선한 그 외의 애니메이션들곤 사토시 감독의 <파프리카>는 ‘꿈’의 세계에 관한 애니메이션인데요, 이 작품을 보고 있으면 보고 있는 나 자신도 어느새 기묘한 꿈의 세계에 빠져있는 것 같은 괴상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니다. 꿈 탐정 파프리카는 사람들의 꿈속에 들어가 그들의 무의식에 동조함으로써 환자의 불안과 신경증의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합니다. <인셉션>이전에 나온 영화로서, <인셉션>을 재밌게 보신 분들이라면 더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꿈과 현실이 혼돈되는 ‘멘붕’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문라이즈 킹덤> 등에서 완벽한 영상미를 보여준 감독 웨스 앤더슨이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가 있습니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인데요, 악질 인간 농장주 3인방의 창고를 습격하고 동물 사회를 구하기 위한 Mr.폭스의 이야기입니다. 역시 웨스 앤더슨이라는 감탄이 나오는 환상적인 영상미와 더불어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스토리까지 맛볼 수 있는 훌륭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조지 클루니, 메릴 스트립, 빌 머레이 등 헐리우드 스타들의 목소리 연기까지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웨스 앤더스식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영상의 한바탕 소동을 보고 싶으신 분께 추천해드립니다.
7. 단편 애니메이션: 짧은 시간, 긴 여운
영화 한 편을 다 볼 시간은 없는데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단편 애니메이션을 한편씩 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픽사의 <라 루나>는 7분의 상영 시간으로 하루의 행복을 불러일으키는 사랑스러운 작품입니다. 디즈니의 <페이퍼맨> 역시 짧은 상영 시간 안에 사랑이 이루어지는 그 로맨틱한 과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유투브에서 다양한 단편 애니메이션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싶을 때,
꿈과 모험의 이야기가 그리울 때,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유윤진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