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충모 교수님의 음악 조언 (3), [유학에 따르는 문제점]

글 입력 2014.05.1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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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전공으로 유학을 가는데는 너무나 많은 제약들이 따르고,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이 따르게 됩니다. 그러한 문제들은 다음의 4가지로 요약하여 정리해보겠습니다.
 

1. 우선 경제적인 면이 고민일 경우에 대해서 생각해보죠.
 
    우리나라의 경제적 현실을 생각해 볼 때 경제적인 불안과 유학에 대한 부담은 어느 누구에게나 상당히 큽니다. 정말 음악에 있어서 정렬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한다면 경제적인 문제는 부수적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유학 자금이 있어야 공부를 시작할 수 있지만 일단 시작할 준비만 되어 있다면 그 다음은 어렵지 않습니다.
 
    저도 유학시절 돈이 없어서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한 적도 있고 식품점에서 일을 한 적도 있고 햄버거 그릴을 닦다가 손가락 네개를 완전히 베어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콩쿨에 나가서 1등을 하지 않으면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낼 수 없었던 시기도 있었고 좌절이 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해결책이 많이 생기더군요. 오히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당시의 고생이 없었다면 과연 열심히 했을까하는 생각이랍니다. 한번 시작해 보세요.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할 수도 있고... 게다가 배우자와 함께라면 많은 것을 서로 절약할 수 있을텐데요.
 

2. 다음은 배우자와 유학을 같이 가게되는 여자분의 경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요?
 
    부부유학생이 상당히 많이 있고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자분의 입장은 약간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집안일이 없을 수 없고, 물론 남편이 도와준다고 해도 여자들의 일이란 시시콜콜 정말 많이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공부하랴, 밥하랴, 청소하랴...아이까지 생기게 되면...공부는 뒤로 미루게 되고....그렇게 되면 '나'라는 사람이 남편을 위한 사람인지, 아이를 위한 사람인지.... 과연 '나'의 존재는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는 분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습니다.
 
    물론 힘든 일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해놓은 공부는 어디로 가진 않거든요. 그리고 주변에 남편 뒷바라지하며 아이키우고 어렵게 공부하고 돌아온 분들을 많이 보고 있거든요. 심지어는 남편과 아이들을 한국에 떼어놓고 혼자 유학길에 올랐다가 마침내 박사 학위를 받고 돌아온 분들도 많이 있답니다. 제가 볼 때에는 유학을 외롭게 혼자 가서 마음고생을 하는 것보단 의지할 수 있는 사람과 같이 가는 것이 여러가지 면에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3. 세번째로 남자친구가 배우자로 생각이 되지 않는다면 (이건 사실 저의 단순한 가정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그건 음악공부와는 별도로 생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제 학생중 하나가 "선생님, 결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어서 "결혼이란 협주곡을 오케스트라와 맞추는 것과 같다"라고 말한 적이 있지요. 협주곡을 오케스트라와 리허설 할 때, 우선 독주자와 지휘자는 마음껏 자기가 주장해야 하는 것을 주장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서로 안 맞는 부분을 맞추어가고 하나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서 서로 노력하고 협조하고 양보하듯 결혼도 그렇다고 봅니다.
 
    협연자가 지휘자에게 잘 보이려고, 아니면 그와 반대로 지휘자가 협연자에게 잘 맞추어주려고만 노력한다면 결국에는 두 사람 중 하나는 불만스런 연주를 하게 되는 것이죠. 내가 완전하지 못한 만큼 남도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먼저 의식하고 서로 보완해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거 글을 쓰다보니까 제가 마치 결혼상담을 하고 있는 느낌이군요. 하하!! 그냥 참고로 하세요.
 

4. 다음은 유학을 정말 가야하는 것일까에 대한 답변입니다.
 
    유학은 반드시 가야 합니다. 저는 그 이유가 좋은 선생과 좋은 학교에서 공부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물론 그것도 좋은 이유가 되지만 그것보다 더 궁극적인 이유는 삶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나 혼자 일어서는 법을 알고 내 삶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를 고생을 통해서 깨닫기 위해서 유학을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유학을 가서 고생하지 않는 사람은 없죠. 언어문제, 고독함, 전공을 연마하는 데 있어서 고생스럽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 고생을 통해서 정말 자신을 사랑할 줄 알고 그 고통의 산물로 예술이라는 것의 가치를 뼛속 깊이 깨닫게 된다는 겁니다.
 
    두번째 유학을 가야 하는 이유는 서양문명을 이해하고 그들의 사고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봅니다. 동양적인 사고방식, 혹은 유교적인 사교방식으로는 서양음악을 표현할 수 없습니다. 단지 도덕적인, 아니면 관습적인 이유로 남들 앞에선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고, 여자이기 때문에 감정을 숨겨야 하고 하는 등등...이러한 진부한 사고방식으로는 서양음악을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마음이 자유로워야 음악을 표현하죠. 그러기 위해서 유학을 갑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남자는 이래야 하고 여자는 이래야 해'라는 식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 많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에 대해서 쑥스러워하고 너무 겸손을 따진 나머지 스스로의 감정에도 정직하지 못한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물론 부도덕적인 행위나 생각을 하라는 뜻은 아니죠. 단지 감정에 솔직해야 자신의 음악을 찾을 수 있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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